이 말은 메이저리그(MLB) 출신 마리오 맨도사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멕시코 태생의 맨도사는 1974년부터 1982년까지 MLB에서 활약했다. 9년동안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애틀 매리너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에서 뛰었던 그는 통산 타율 2할1푼5리를 기록했다. 맨도사의 통산 타율 보다 낮은 2할 타율을 기록한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선수들간에 농담으로 타율이 안좋은 것을 말할 때 자주 거론되면서 비롯됐다.
미국야구 역사가 폴 딕슨의 ‘야구사전(The Dickson Baseball Dictionary)’에 따르면 이 말을 본격적으로 유행시킨 이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출신의 강타자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3루수 조지 브래트였다. 그는 현역시절 “일요일 신문을 보며 내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은 누가 맨도사 라인 아래를 기록했는가 였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맨도사가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했던 1979년 처음 등장했다. 맨도사의 팀 동료 톰 파시오렉 또는 브루스 보흐테가 타율이 2할대 아래로 내려간 그를 놀리기 위해 클럽하우스에서 주고 받은 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맨도사 스스로는 1980년초 조지 브래트와 관련해서 생긴 말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당시 조지 브래트는 시즌 개막직후 극심한 부진을 1달동안 보이며 타율이 2할대 초반을 왔다갔다 했다. 당시 그의 팀 동료들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맨도사보다 타격 순위가 아래로 내려갈 수 있어”라고 농담을 했던 것이 다른 선수들의 입소문을 타고 맨도사에게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이 말이 미디어에 자주 오르면서 맨도사 라인이라는 용어가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른 설도 있다. 1970년 미네소타 트윈스 민니 맨도사가 1할8푼8리를 기록한데서 나왔다는 말도 있지만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마리오 맨도사는 MLB에서 물러난 뒤 트리플A 하와이팀에서 감독겸 선수로 한 시즌을 뛰고 멕시코로 돌아갔다. 멕시코에서 7시즌동안 타율 2할9푼1리, 258득점을 기록, MLB에 비해 좋은 실력을 보여주었다. 2000년 멕시코 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2002년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 더블A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야구를 수학적, 통계학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세이버매트릭스(Sabermetrics)’에서 맨도사 라인을 대체선수 개념으로 보기도 한다. 주전 선수가 갑자기 부상을 당하는 등의 이유로 출전할 수 없을 때 쓰는 후보선수 수준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맨도사 라인을 활용한다. 맨도사 라인에 든 선수들은 타율이 좋지는 않지만 수비나 기습 공격이 필요할 때 감독들이 기용하는 경우가 있다.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맨도사 라인으로 불렸던 선수는 염경엽 전 SK와이번스 감독이었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 태평양 돌핀스와 현대 유니콘스에서 선수롸 활약했던 염경엽은 1500타석 이상을 기록한 타자 중에서 역대 최하위의 타율인 통산 1할9푼5리를 기록했다. 타율이 가장 높을 때인 1994년 시즌 2할2푼2리이었을 정도였다. 염경엽은 타율은 부진했지만 유격수, 2루수로 출장해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었고 주루플레이가 뛰어나 주전으로 기용됐다. 연예인 유이의 아버지로 유명한 김성갑 전 SK와이번스 수석코치도 현역시절 2할 초반대 타격으로 맨도사 라인으로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김성갑도 염경엽과 같이 빼어난 수비능력을 인정받았다. 김성갑은 타율이 가장 좋았을 때는 1987년 2할3푼이었으며, 타율이 가장 나빴던 시즌은 1991년1할9푼4리였다.
한편 맨도사 라인이라는 말은 야구 밖에서는 평균 이하의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선거에서 평균 지지율이 20퍼센트 이하를 말할 때, 아이스하키에서 평균 관중수가 2천명 이하를 말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