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2일 온라인으로 펼쳐지는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 울산 결승전에서 롤드컵 챔피언 담원 기아를 만난다. 농심은 A조 조별리그에서 패배를 안겼던 담원을 상대로 복수전과 창단 첫 우승컵을 노린다.
농심의 결승행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벗어난 결과였다. '피넛' 한왕호라는 대형 영입이 있었지만 단기간 내에 우승권 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실제로 농심은 첫 선을 보인 조별리그 담원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미드 라이너 '베이' 박준병의 부진이 크게 다가왔고 톱 라이너 '리치' 이재원이 집요한 견제에도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조별리그를 진행하며 농심은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박준병이 첫 경기의 부진을 씻고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고 서포터 '켈린' 김형규의 공격성을 바탕으로 하단 듀오가 캐리력을 발휘했다. 정글러 '피넛' 한왕호는 단단하게 팀의 중심을 잡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농심의 교전 능력이 빛났다. 리브 샌드박스전 불리한 상황을 한왕호의 내셔 남작 스틸로 뒤집으며 승리했다. kt 롤스터와의 4강 경기에서는 초반 킬을 내줬지만 주요 라이너들이 착실히 성장하며 후반을 도모했고 교전을 통해 경기를 뒤집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kt와의 2세트 억제기 앞에서 대치하던 중 단번에 빅토르를 잡아내는 모습은 KeSPA컵 농심이 보여준 경기력의 진수였다.
KeSPA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농심이지만 그럼에도 담원은 쉽지 않은 상대다. 이미 한 번 농심에게 패배를 안겼을 만큼 안정적인 전력과 단단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초반 설계에 능한 담원의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와 서포터 '베릴' 조건희의 존재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초반 끌려가며 시작했던 농심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담원은 지난 서머부터 초반의 승기로 상대팀을 찍어 누르는데 도가 튼 팀이다.
농심의 키 플레이어는 노련한 베테랑 정글러인 한왕호이다. 한왕호는 KeSPA컵에서 농심의 후반을 견인한 일등공신이었다. 초반 불리할 때는 상대 정글러와의 성장 격차를 벌리며 후반을 도모했고 오브젝트 스틸로 변수를 만들어냈다. 후반에는 교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농심의 역전승에 기여했다. 농심은 한왕호를 중심으로 단단하게 담원의 공세를 받아친다면 kt전에서 보여줬던 그림 같은 역전승을 만들어낼 충분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KeSPA컵을 진행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농심의 드라마가 담원을 상대로 승리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 지가 기대를 모은다.
김현유 기자 hyou0611@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