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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아시안게임 LoL 가상 국가대표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다. 당시 e스포츠협회는 기술위원회를 구성, 국내 및 국제 경기 성적을 고려해 국가대표 선발을 진행했다.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 대표는 스타크래프트2 부문에서 금메달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부문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며 국위선양을 했다.

e스포츠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안게임에서 맹위를 떨친 대한민국 e스포츠 대표 선수에게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프로게이머들은 대부분 고등학생, 빠르면 중학생부터 연습생으로 게임단에 입단해 평균적으로 20대 중반에 은퇴할 정도로 선수 생명이 짧은 편이다. 특례 혜택을 받는다면 프로게이머로서 기량이 최고조에 오른 시기에 온전히 선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10인 로스터 시스템에 따라 아시안게임도 10인으로 간다는 전제하에 지난해 국내외 성적을 기준으로 포지션별 한국 LoL 대표 선수를 2명씩 선정했다.

'너구리' 장하권과 '칸나' 김창동.
'너구리' 장하권과 '칸나' 김창동.
◆톱 라이너,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너구리' 장하권과 성장 가능성 높은 '칸나' 김창동

톱 라이너 후보로 담원 기아에서 2020 롤드컵을 우승해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뒤 중국 FPX로 이적한 '너구리' 장하권과 주전 톱 라이너로 활동한지 1년밖에 안된 T1의 '칸나' 김창동이 유력해 보인다. 장하권과 김창동은 2020 LCK 서머에서 각각 KDA 부문 1, 2위를 차지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장하권은 1999년, 김창동은 2000년 생으로 두 선수 모두 앞으로의 미래가 창창하다.

장하권은 2017년 아이 게이밍 스타(현 농심 레드포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뛰어난 피지컬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받았다. 이후 2018 시즌부터 담원 기아에서 활동한 그는 압도적인 개인 기량으로 다른 팀의 톱 라이너들을 제압했지만 그만큼 데스와 정글 개입 허용 횟수가 높아 치명적인 단점으로 여겨졌다. 이후 노력을 통해 단점을 개선했고 이는 2020년 LCK 서머에서 빛을 발했다.

LCK 서머에서 공격적인 라인전과 경기 운영 스타일을 유지한 그는 자신의 무력을 과시할 수 있는 챔피언 뿐만 아니라 탱커형, 교전중심형 챔피언들도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 최고 톱 라이너에 등극했다. 이후 그는 LCK 1번 시드로 출전한 2020 롤드컵에서 케넨과 오른을 주로 사용해 팀을 지원했고 이런 유동적인 스타일 변화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 자리에 올랐다.

김창동은 2019년 5월 T1에 입단해 약 6개월 가량 연습생 생활을 거친 뒤 2020 LCK 스프링부터 1군 주전 톱 라이너로 활약했다. 안정감과 무력을 동시에 갖췄으며 팀을 위해 희생하고 팀이 필요할 때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다양한 플레이를 구사한다. 오른과 제이스를 주로 사용한 김창동은 데뷔하자마자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해 로열로더에 등극했다.

2020 서머 시즌에 들어가자 김창동의 공격 본능이 살아났다. 스프링과 달리 서머 시즌에서 제이스와 카밀을 주로 사용하며 솔로킬을 다수 기록했고 1대2 또는 1대3의 불리한 상황에서도 역으로 킬을 올리고 살아가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러나 불리한 경기를 뒤집을 정도의 플레이 메이킹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2021 시즌에는 라인전과 중후반 교전에서 더욱 존재감을 키우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캐니언' 김건부와 '피넛' 한왕호.
'캐니언' 김건부와 '피넛' 한왕호.
◆정글러, 강력한 캐리 능력 갖춘 '캐니언' 김건부와 '피넛' 한왕호

정글러 후보로는 담원 기아의 '캐니언' 김건부와 농심 레드포스의 '피넛' 한왕호를 꼽았다. 두 선수 모두 강력한 캐리 능력을 갖춘 공격형 정글러로 평가받는 선수들이다. 김건부는 2020 롤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여 우승을 차지했고 한왕호는 중국 LGD 게이밍의 롤드컵 진출을 일궈내며 16강 성적을 거뒀다.

2020년 세계 최고 정글러를 꼽으라면 단연코 김건부다. 2019 스프링 시즌을 통해 LCK 데뷔 전을 치른 김건부는 팀을 캐리 하는 것보다 다른 라이너들을 지원한 뒤 대규모 교전 중심의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첫 시즌이었지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고 이후 참가한 국제 경기인 리프트 라이벌즈와 롤드컵을 거쳐 한층 더 성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2020년 LCK 서머부터 김건부의 잠재력은 꽃을 피웠다. 김건부는 넓은 챔피언 폭을 바탕으로 라인 개입형 및 성장형, 탱커형 정글러를 모두 능숙히 다뤘고 이는 팀의 밴픽과 심리전으로 이어졌다. 특히 AP 정글 챔피언을 잡았을 때 압도적인 캐리력을 갖추고 있어 팀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크게 기여했고 롤드컵에서 성장형 챔피언인 그레이브즈와 킨드레드로 각각 승률 82%, 100%를 기록, 3년 만에 LCK의 롤드컵 정상 탈환 꿈을 이뤄냈다.

1년 만에 중국 LPL에서 LCK로 돌아온 한왕호도 기대된다. 한왕호는 2016 시즌부터 락스 타이거즈와 SKT T1, 킹존 드래곤X에서 활동하며 몸을 담은 모든 팀에서 우승을 차지해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젠지 e스포츠를 거쳐 2020년 LPL의 LGD 게이밍으로 이적한 한왕호는 팀의 롤드컵 진출에 크게 기여했고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그룹 스테이지에서 활약하며 16강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농심 레드포스로 이적하며 LCK로 돌아온 한왕호는 2020 KeSPA컵에 출전해 다양한 챔피언을 활용했고 '작전명 왕호야'를 완벽하게 실행하며 팀의 상위 라운드 진출을 만들어냈다. 4강에서 kt 롤스터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농심의 한왕호는 '세체팀' 담원 기아를 상대로 분투했지만 김건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압도적인 캐리력을 갖고 있는 것이 한왕호의 장점이지만 주도권을 잃었을 때 불안정한 플레이를 보인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혀 더욱 단단한 경기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쇼메이커' 허수와 '페이커' 이상혁.
'쇼메이커' 허수와 '페이커' 이상혁.
◆미드 라이너, 세계 최고를 경험해본 '쇼메이커' 허수와 '페이커' 이상혁

한국 대표 미드 라이너로 담원의 '쇼메이커' 허수와 T1 '페이커' 이상혁을 꼽을 수 있다. 허수와 이상혁은 넓은 챔피언 폭을 갖고 있어 팀의 전술과 경기 운영 면에서 크게 기여하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 모두 롤드컵과 LCK 우승 경력을 갖고 있으며 각자 담원 기아와 T1에서 데뷔 후 한 게임단에서만 활동하는 '원클럽맨'이다.

허수는 2017년 담원 기아에 입단해 챌린저스와 LCK를 모두 경험했다. 2019 LCK 스프링을 통해 LCK 데뷔 전을 치렀고 압도적인 피지컬과 좋은 위치 선정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아칼리, 코르키, 이렐리아, 아트록스 등을 주로 사용하며 팀의 매 시즌 LCK 상위권 도약에 크게 기여했다.

담원의 지휘자로서 2020 LCK 서머 우승을 차지한 허수는 롤드컵에 출전해 DRX와 G2 e스포츠, 쑤닝 게이밍을 차례로 격파하며 생애 첫 롤드컵 우승을 이뤄냈다. 2020 KeSPA컵에서는 조별리그부터 4강까지 치른 총 8번의 세트 중 신드라를 7번 사용해 6승 1패 성적을 기록했고 결승 3세트에서 요네를 꺼내들어 팀을 캐리 하며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2013년 T1에서 데뷔해 LCK 9회 우승과 MSI 2회 우승, 롤드컵 3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현재 전 세계에서 MSI와 롤드컵을 모두 우승해본 두 명의 미드 라이너 중 한 명이다. 그는 데뷔 초반 넓은 챔피언 폭과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여러 강팀들을 제압했다. 이후 2018년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을 탑재해 2019 LCK 스프링과 서머, 2020 스프링까지 3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그는 지난해 2월 T1과 3년 재계약을 체결해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22년까지 활동한다. 선수 경력이 긴 만큼 기복도 존재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차기 시즌에서 다시 활약한다면 2022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

'고스트' 장용준과 '룰러' 박재혁.
'고스트' 장용준과 '룰러' 박재혁.
◆원거리 딜러, 강력한 캐리 능력 갖춘 '고스트' 장용준과 '룰러' 박재혁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는 담원 기아의 '고스트' 장용준과 젠지 e스포츠의 '룰러' 박재혁을 뽑았다. 두 선수는 모두 롤드컵 우승 경력을 갖고 있고 LCK에서도 각자 팀의 하체를 책임지며 놀라운 캐리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장용준은 2015년 데뷔한 뒤 2020년 담원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우승 타이틀을 가져본 적이 없다. 강등권 팀의 원거리 딜러라는 혹평을 받은 적도 있던 그는 힘든 경험을 발판 삼아 발전했고 결국 담원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며 LCK 서머와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공격적인 스타일을 갖고 있어 라인전 단계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줬고 넓은 챔피언 폭을 바탕으로 대회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드레이븐으로도 경기를 캐리 하기도 했다.

상체를 보조하며 안정성으로 팀에 기여하는 스타일을 갖고 있던 장용준은 오랜 선수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공격과 수비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모두 갖추게 돼 팀에 없어서는 안되는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 2일 마무리된 KeSPA컵에서도 팀의 하체를 든든하게 책임지며 우승을 차지해 다음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박재혁은 2016년 스타더스트에서 데뷔해 그해 5월 젠지로 이적하자마자 LCK 서머 플레이오프 진출 및 롤드컵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LCK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그는 결국 2017년 출전한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 원거리 딜러로 등극했다. 아직 LCK 우승을 맛보지 못했지만 최상급 기량을 인정받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LoL 종목 한국 대표 선수로 선발돼 은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롤드컵에 총 4번 출전한 경력을 갖고 있는 박재혁은 대규모 교전에서 뛰어난 위치 선정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지만 챔피언의 선택 폭이 좁고 메타 적응 속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2018년 비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등장하던 시기에도 박재혁은 원거리 딜러 챔피언으로도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지만 2018 롤드컵에서 메타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그룹 스테이지 4위라는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베릴' 조건희와 '에포트' 이상호.
'베릴' 조건희와 '에포트' 이상호.
◆서포터, 경기 판짜기에 능한 '베릴' 조건희와 '에포트' 이상호

마지막 서포터 포지션에는 담원 기아의 '베릴' 조건희와 리브 샌드박스의 '에포트' 이상호가 한국 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 모두 2017년에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공격적인 스타일과 높은 시야 장악 능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2017년 담원에 입단한 조건희는 2019년 서머부터 팀의 주전 서포터로 출전했으며 2020년에는 '고스트' 장용준과 함께 더욱 발전된 기량을 보이며 LCK 최고 서포터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그는 판테온을 서포터로 기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장본인이며 2020 LCK 서머와 롤드컵에서 다양한 챔피언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줬다.

롤드컵 우승을 통해 세계 최고의 서포터로 등극한 조건희는 지난해 11월 담원과 재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출전한 KeSPA컵에서도 뛰어난 로밍 능력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다양한 챔피언을 활용하는 점과 상대의 예상을 벗어나는 플레이를 자주 선보인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도 충분히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호도 2017년 T1에 입단해 연습생 생활을 거쳐 2018 시즌 1군으로 콜업됐다. 탱커형, 딜러형, 유틸형 등 모든 유형의 서포터 챔피언을 높은 수준으로 다룰 수 있으며 뛰어난 스킬 정중도와 오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2018년 당시 T1의 주전 서포터였던 '울프' 이재완을 대신해 경기에 종종 출전했으며 캐리력을 인정받았지만 동시에 안정적인 부분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9년 T1의 서브 서포터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은 그는 LCK 서머에서 한발 빠른 합류와 훌륭한 교전 능력을 바탕으로 팀 승리에 일조하며 경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2019 서머 우승과 롤드컵 4강, 2020 스프링 우승으로 LCK 정상급 서포터 중 한 명으로 평가받기 시작한 이상호가 지난해 12월 1일 이적한 리브 샌드박스에서 차기 시즌 T1이 아닌 다른 팀에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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