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팀은 kt롤스터와 리브 샌드박스가 아닌가 싶다. kt롤스터는 베테랑 정글러인 '블랭크' 강선구와 '보니' 이광수를 2군으로 내려보냄과 동시에 2군에서 활동하던 정글러 '기드온' 김민성과 원거리 딜러 '노아' 오현택을 1군으로 승격시켰다.
리브 샌드박스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리브는 기존 팀의 원거리 딜러였던 '레오' 한겨레와 '루트' 문검수와의 계약을 말소시키는 판단을 내렸고 시즌 중 '프린스' 이채환을 영입해 주전 선수로 고정시켰다. 리브의 경우는 1군 선수를 2군으로 내린 것이 아닌 계약 말소지만 적잖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1군에서 2군으로 내려간 선수는 이 조치를 굴욕으로 받아들일까?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어떤 이유로 내려갔다더라도 당사자는 굴욕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강선구는 2014년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한 베테랑이며 2016년 SKT T1(현 T1)에 합류해 LCK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각각 2회 우승, 월드 챔피언십 1회 우승 및 1회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한 선수다.
이후 일본에서도 약 1년 반 동안 '일체정' 포스를 풍기기도 했던 강선구가 비록 다시 LCK로 넘어오면서 받은 팬들의 기대를 전부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데뷔 후 약 5년 만에 2군 팀에서 활동하는 것이 달갑지 만은 않을 것이다.
kt 강동훈 감독은 지난 18일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언급한 강선구의 2군행 이유로 "강선구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최근 솔로 랭크 점수가 굉장히 낮은 상황이라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경기에 계속 출전해 정신을 갉아먹느니, 이번 기회에 추스르고 정비 타이밍을 갖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라고 조심스럽게 전한 바 있다.
야구나 축구, 농구 같은 다른 종목에서는 2군으로의 센드다운이 이미 굴욕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를 들어 2018년부터 두 시즌 간 국내 야구 팀인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동했던 제리 샌즈가 2020년 이적한 한신 타이거즈에서 일본 프로야구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후 여론과 많은 매체에서는 이를 '굴욕'이라고 표현하며 소식을 알렸었다.
하지만 2군에서의 경기 출전이 강선구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경기 출전에 대한 부담감이 덜 한 상태에서 솔로 랭크의 점수도 올리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면 선수 본인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번 LCK의 첫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생긴 콜업과 센드다운 시스템이 긍정적으로 작동한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게임단과 선수들에게는 성과를 내기 위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이번 2라운드를 통해 콜업과 센드다운된 선수들이 LCK와 LCK CL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오히려 1군 선수에게는 회복의 기회가, 2군 선수에게는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