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중앙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e스포츠 관련 정책 및 시설들도 늘어나고 있다. 옛날 '게임은 질병이다'라고 인식됐던 사회의 시선은 현재도 존재하지만 예전보다 나아졌다. 어린 학생들이 프로게이머와 e스포츠 관련 직업군에 대한 꿈을 키우면서 부모님 세대 또한 자식의 꿈을 밀어주는 추세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를 준비한다고 교육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예전부터 여러 번 불거졌던 인성 논란 등을 예로 들 수 있으며 요즘에는 공인과 비슷할 정도로 인성 부분도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필수로 갖춰야 할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많은 대학교에도 e스포츠 학과가 있었다. 지난 2015년 서울에 있는 중앙대학교 스포츠과학부에서 e스포츠 특기 전형을 신설했었고 당시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샤이' 박상면과 '앰비션' 강찬용이 입학했다. 2016년에는 '캡틴잭' 강형우가 들어갔다. 지난 2018년에는 연세대학교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e스포츠 및 게임 콘텐츠 관련 전공 개설 추진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데일리e스포츠는 e스포츠로의 진로를 꿈꾸는 학생과 부모님들에게 게임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e스포츠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 해외 진출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자 e스포츠학과가 개설돼 있는 국내 대학교와 고등학교를 알아봤다.
현재 e스포츠학과가 있는 대학교 중에는 대표적으로 전남과학대학교와 호남대학교가 있다. 전남과학대학교는 2007년 e스포츠전공학과를 개설했으며 'CTU'라는 이름으로 대학교 e스포츠 팀을 만들어 아마추어 또는 대학생 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또 많은 프로게이머를 배출한 학교로도 유명하다.
전남과학대의 e스포츠과는 프로게이머 과정과 e스포츠 산업, e스포츠 응용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져있다. 또 교육 과정으로는 e스포츠 실습과 분석 외에도 미디어 엔터테이너와 크리에이터 실습, 미디어 중계 및 온라인 저널리즘 실습, 심리학, 전술 응용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생활영어, 인성 교육,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직업 윤리 등의 교양 과목도 있다.
전남과학대가 졸업생들에게 제시하는 취업 및 진로는 프로게이머, e스포츠 정책 및 산업 연구원, e스포츠 전문 방송사, 홍보, PR 기업 및 언론사, e스포츠 전문 1인 미디어 사업 등으로 e스포츠 전문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다음으로는 호남대가 있다. 전라남도 광주에 있는 호남대는 지난해 4년제 대학 중 최초로 e스포츠 산업학과를 개설했고 국내 대학교 최초로 e스포츠 아마추어 게임단 '수리부엉이'를 창단했다. 호남대는 선수 육성 외에도 e스포츠 매니지먼트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고 e스포츠 산업 인력양성 표준 교육과정 정립과 교재 개발, 아마추어 리그 설계 운영 등 을 진행하고 있다.
호남대는 e스포츠를 통해 최근 e스포츠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미국 대학교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중국의 화지아 대학교, 미국 셰넌도어 대학과 e스포츠 교류전을 진행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규모와 범위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호남대는 e스포츠 프로게이머를 위한 인재 양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졸업한 뒤 e스포츠 방송 및 연출가, 전술분석가, 글로벌 게임종목사 등으로 진로를 정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과목 로드맵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전라남도 광주에 있는 2년제 전문대학교인 조선이공대도 최근 예체능 계열로 e스포츠학과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모집 정원은 40명이며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e스포츠 저변 확대 및 광주 e스포츠경기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력협약도 체결했다.
고등학교에서도 e스포츠학과를 찾아볼 수 있다. 일반 고등학교(3년) 중에는 서울시 은평구에 있는 은평메디텍고등학교가 있다. 은평메디텍고등학교는 이번 년도부터 e스포츠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고등학교 e스포츠 실습'이라는 책을 통해 학생들을 교육한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학생들이 주를 이루지만 내년부터는 e스포츠 미디어 관련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며 1인 미디어 수업 및 영상 편집 등을 가르친다. 은평메디텍고에는 현재 1학년 40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으며 중학교 성적과 실기 전형을 통해 학생들을 받는다. 또한 e스포츠 실습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윤리와 심리에 대한 교육도 내년부터 진행한다.
e스포츠과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은평메디텍고 유옥식 e스포츠과 부장은 "지난 2019년 교육부 승인을 받은 학과로 처음에는 게임과 e스포츠를 묶으려고 했지만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닌 큰 e스포츠 산업에 종사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e스포츠학과를 개설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평메디텍고는 e스포츠 실습실을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e스포츠 방송 관련 수업을 위해 1인 미디어 방송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은평메디텍고는 일반 학교이기 때문에 영어, 수학, 국어, 한국사 등 일반 고등학교 수업을 전부 교육하며 e스포츠 실습 관련 교육은 일반 교육 과정 이후에 진행된다.
은평메디텍고 외에도 아현산업정보학교가 e스포츠과를 운영 중이다. 아현산업정보학교에 있는 e스포츠과는 일반 교육 과정이 아닌 위탁 교육 과정이다. 주로 3학년 학생들을 받고 있으며 LoL 전공만 있다. kt 롤스터 1군 주전인 '유칼' 손우현이 졸업한 것으로 유명한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는 별도로 e스포츠과를 운영했지만 현재는 없어진 상태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