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산업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매년 개최되는 대회들이 존폐 여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동시에 나날이 오르던 e스포츠의 인기는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대면, 접촉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대부분의 대회는 취소되거나 연기되기 일쑤였고, 설령 대회가 열린다 해도 무 관중으로 진행됐다. e스포츠가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게된 것이다.
하지만 위기가 있으면 동시에 기회도 있는 법. 오프라인으로 열리던 경기는 온택트라는 명목 하에 온라인으로 전환됐고, e스포츠 시장 또한 온라인에 맞는 색깔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본래 온라인의 강점을 가지고 있던 e스포츠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하나의 기회로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e스포츠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 갈 전망이다. 각종 e스포츠 대회는 온라인 또는 무관중의 형식으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리그도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에는 유관중 경기도 진행돼 팬들이 현장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게 됐으며 동시에 e스포츠를 대하는 팬들의 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팬들이 선수들이 있는 경기장을 찾아가 직관을 하는 것 대신 집에서 함께 응원하는 '집관'을 하는 등 다양한 비대면 문화 또한 형성되고 있는 추세다.
◆ LCK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과 오프라인 개막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1월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과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개막을 알렸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으로 많은 것들이 변화했고, 많은 기업들이 스폰서십을 통해 e스포츠에 발을 들였다. 특히 농심은 기존 LCK 팀 중 하나인 팀 다이나믹스를 인수했고, 국민은행과 기아 자동차, 한국 야쿠르트 등의 기업들과 함께 e스포츠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은 e스포츠가 자생력을 갖춘 리그로 변모하는 데 이바지했다. 프랜차이즈 이후 각 게임단에 투자하는 기업이 늘어났고, 이러한 스폰서십의 증가는 안정적인 리그 운영을 비롯해 질적인 향상에 도움이 됐다. 특히 선수단의 경우 최저 연봉을 보장받는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라이엇은 지난 6월 LCK 서머 시즌부터 오프라인 경기를 재개했고 코로나19 이후 638일 만에 유관중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장 수용 인원의 10%에 해당되는 관중이 티켓 예매를 통해 현장 관람을 했고, 지난 23일부터는 20%의 인원이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개막으로 인해 팬들은 현장의 열기를 느낄 수 있게 됐으며, 특히 1주 차에는 전석이 매진됨에 따라 사실상 침체됐던 e스포츠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하는 시금석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온라인 소통으로 돌파구 찾은 카트라이더
넥슨도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3월 2021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이 열린 가운데 당연하게도 모든 경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카트라이더 e스포츠 팬들은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경기를 시청하기 시작했고, 고정 팬층이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진행된 e스포츠는 현장감의 부재로 인해 그 열기가 오프라인 보다 덜 했고, 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았다. 이에 넥슨은 현장감의 부재를 해소하기 위해 방송 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소통 방식을 새로 도입했다. 실제로 양방향 소통 콘텐츠는 팬들의 불만과 갈증을 해소 시켜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넥슨은 코로나19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e스포츠 규모를 확대했다. 카트라이더 리그 상금 증액 건 또한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고려된 사항으로, 넥슨은 약 1억 원의 상금을 확대 편성했다. 이외에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정규 리그를 새롭게 출범하는 등 e스포츠를 모바일까지 확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검증했다.
2021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는 무관중으로 개막을 앞두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오프라인 유관중 경기가 열리고 있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충분히 오프라인 경기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
◆ 온·오프라인 결합한 PGI.S, 코로나19에 승부수 던진 크래프톤
펍지 e스포츠도 코로나19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펍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초기에는 무관중 오프라인 경기를 진행했다. 리그 특성 상 다른 e스포츠 종목보다 많은 선수가 경기에 참여했기 때문에 모든 경기를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 2021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S (PGI.S)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형태로 개최됐다. 국내를 비롯한 북미와 유럽, 동남아 선수단은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간 뒤 철저한 방역 통제 아래에 대회를 진행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코로나19 음성 판정 검사 결과와 함께 현장에서 방역을 마쳐야만 경기장 입장이 가능했고, 체온 측정 패치 부착 및 마스크 착용이 필수였다. 이러한 예방책 덕분에 대회는 감염 변수 없이 무사히 종료됐다.
최근에는 온라인에 최적화된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매주 우승팀이 나오는 권역별 대회인 펍지 위클리 시리즈(PWS)와 펍지 콘티넨털 시리즈(PCS)를 통해 세계 대회인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을 준비 중에 있다.
손정민 기자 (ministar1203@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