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에이스' 곽준혁은 이번에도 제 몫을 해냈다. 첫 경기 페이즈 클랜과의 맞대결에서 이번 대회 kt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곽준혁은 선제 실점에도 당황하지 않고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살려 역전승을 거두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어 2대1 상황 4세트에 다시 한번 등판해서 상대 에이스 '접접'을 꺾고 팀을 승자조로 이끌었다.
같은 날 이어서 열린 베트남의 프로게이머와의 승자조 1세트에서는 '리에타'에게 덜미를 잡히며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대2로 팽팽하게 맞선 마지막 순간에 다시 한번 등장해 1세트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리에타'를 다시 상대했다. 그리고 두 번의 패배를 용납하지 않는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며 팀에 결승 진출을 선물했다.
이처럼 신(新) '피파 황제' 곽준혁이 3승 1패의 호성적으로 팀의 결승에 선봉에 선 것처럼, 구(舊) '피파 황제' 김정민 역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위기의 순간마다 팀을 위기에서 건져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첫 경기였던 페이즈 클랜에서 1패를 떠안았던 김정민은 베테랑답게 이후 펼쳐진 큰 경기에서는 존재감을 뽐냈다.
곽준혁과 박찬화가 연달아 패하며 0대2로 끌려가던 프로게이머와의 승자조 경기. 김정민은 3세트에 출격해 승리를 거뒀고, 연이어 4세트에도 등장해 승리하면서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페이즈 클랜과의 대결에서도 마지막 5세트 승리를 포함해 2승을 거둔 김정민은 '피파 황제'라는 별명의 자격을 스스로 입증해 보이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곽준혁과 김정민에 비해 경기 안에서의 활약은 미비했지만, 맏형 김관형과 막내 박찬화 역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관형은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 벤치에서 팀의 전체적인 전략을 다듬었고, 박찬화의 경우 eK리그 시즌1 개막을 앞두고 국제 무대에서 1승 2패의 성적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며 경험을 쌓았다.
이렇듯 탁월한 로스터 구성으로 EACC 정상에 서며 한국 피파의 힘을 보여준 kt. 과연 이 좋은 흐름을 개막을 앞두고 있는 2023 eK리그 챔피언십 시즌1에서도 이어가면서 주요 대회 4연패의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