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메타는 4-2-2-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수비 축구가 주를 이뤘다. 수비 난도가 올라간 패치 버전으로 인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수비 시에는 수비 숫자를 다수 늘리며 상대의 공격을 막았다. 그렇다고 골이 적게 터진 것은 아니었다. 역습에서 많은 득점이 나왔고, 중거리 슛 능력을 갖춘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한 시원한 중거리 득점이 터지곤 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이번 시즌은 수비에서 강점을 보였던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단 것이다. 1라운드 팀전의 결과를 놓고 보면 디펜딩 챔피언인 엘리트 민태환, 미래엔세종의 윤형석 등이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그리고 기존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로 펼쳤던 광동 프릭스 최호석, 엘리트 김유민, 에이블 김시경 등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당연하게도 개인전까지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까 이변이라고 불릴만한 경기가 16강에서 연이어 터져 나왔다. 16강 대진으로 볼 때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던 에이블의 차현우, 수원삼성블루윙즈의 배재성, 광동의 강준호 등이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승리를 따낸 것이다. 특히 강준호가 지난 시즌 챔피언 민태환을 맞아 1, 2세트 모두 1대0 승리를 가져가는 장면이 백미였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8강에 생존한 선수들 중에서도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기에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이어질 전망이다. 단단한 수비와 함께 승부를 한 골 승부로 끌고 간다면 16강에서 그랬던 것처럼 얼마든지 8강, 4강, 더 나아가 결승전까지도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 이번 시즌은 지난해 열린 시즌 2와 마찬가지로 3~4위전, 결승전이 지스타 기간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다시 말해 8강전에서 승리해 4강에 진출한다면 수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숨 막히는 수비 메타 속에서 과연 어떤 선수가 전술적 변수를 만들어 내고 지스타 현장에서 경기할 기회를 쟁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