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e스포츠 4개 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했던 대한민국은 출전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하면서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과시했다. 기존 슈퍼스타인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LoL' 국가대표를 비롯해, '40대의 기적'을 보여준 '스트리트 파이터 V'의 김관우 등의 활약으로 추석 연휴 한국에서 e스포츠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공항서부터 '인기 폭발' LoL 국가대표팀…'中 텃세' 뚫은 금메달
e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 중 하나인 'LoL'은 아시안게임에서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특히 LoL e스포츠를 양분하는 한국의 LCK와 중국의 LPL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과 중국 대표팀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이상혁이었다. 항저우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몰려놓은 수많은 현지 팬에 둘러싸였고, 선수촌 내에서는 다른 기성 스포츠 선수들이 이상혁에게 사인을 받고 인증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이상혁의 인기와는 별개로 '홈 텃세'로 해석될 만한 중국의 견제가 대회 내내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은 4강까지 올라오는 동안 단 한 번도 주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로드 투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시드로 8강에 직행했고, 이 8강 경기를 주 경기장에서 치르며 경기장에 먼저 적응했다. 주 경기장 적응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중국과의 4강 경기를 치르게 된 것이다. 또한 경기 당일에도 '짜요'를 외치는 관중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채웠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최고의 실력자들로 구성된 한국 LoL 대표팀은 중국을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고, 결승서도 대만을 격파하며 무실 세트 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중국의 텃세를 뚫고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건 LoL 대표팀은 추석 연휴 당일 많은 팬에게 기쁨을 선물했다.
▶'40대 기적' 쓴 김관우, AG 한국 e스포츠 첫 金 주인공
한국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총 4개 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했다. 그 중 '스트리트 파이터 V'는 메달 획득에 대한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날리고 79년생 '노장 게이머' 김관우는 한국 e스포츠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스트리트 파이터 V'는 항저우 현지에서도 취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선이 치러지기 전 모든 경기가 보조 경기장에서 열렸고, 그마저도 중계가 이뤄지지 않아 현장을 찾은 기자들은 경기를 마치고 믹스트존에 들어오는 선수들을 붙잡고 경기 내용에 관해 물어봐야 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매치 무패'의 기록과 함께 김관우가 정상에 선 것이다.
노장 게이머로 주목받은 김관우는 많은 '40대 게이머'들의 희망으로 우뚝 섰다. 또한 '스트리트 파이터 V' 국가대표팀을 위해 전국 각지의 수많은 '격겜' 고수들이 연습을 도왔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렇듯 감동스토리를 쓴 김관우는 한국 e스포츠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됐다.
▶'황제' 곽준혁, 값진 동메달로 e스포츠 메달 행진 '스타트'
'FC온라인'의 국가대표였던 곽준혁과 박기영은 e스포츠 종목 중 가장 빠르게 일정을 시작했다. 9월 24일 예선을 시작한 곽준혁과 박기영은 1일 차서 순항했다. 그중 곽준혁은 패배 없이 결선까지 오르며 '황제'라는 별명에 걸맞은 경기력을 뽐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렸던 국제대회서 연이어 정상에 올랐기에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졌다.
결과적으로 곽준혁은 태국의 강자 'TD킨'과 '접접'에게 잇달아 무릎을 꿇으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비록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지만, 한국 e스포츠 역사에서 곽준혁이 딴 동메달은 매우 값졌다.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첫 e스포츠 메달이기 때문이다. 곽준혁의 동메달은 대회 내내 'FC온라인', 그리고 e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며 얻어낸 값진 메달이었다.
▶배그 모바일 銀과 함께 완성된 '韓 e스포츠 출전 전 종목 메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국가대표팀은 가장 늦게 일정을 시작해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e스포츠 출전 전 종목 메달을 완성했다. 배그 모바일 대표팀은 전력을 꼭꼭 숨긴 중국을 결국 넘지 못했지만, 잠도 줄여가며 연습에 매진한 결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6월 마카오서 열렸던 '로드 투 아시안게임'서 4위에 머물렀던 것을 생각해 보면, 드라마 같은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앞선 e스포츠 종목서 모두 메달이 나왔고, RDAG에서의 부진 등이 겹치면서 배그 모바일 대표팀은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이런 부담을 모두 이겨내고 소중한 은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보탰다. 배그 모바일 대표팀의 이 마지막 은메달과 함께 한국 e스포츠 선수단은 출전했던 4개 종목서 모두 메달을 획득하면서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지켰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