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명식은 다득점 순서에 따라 한 명씩 상대 선수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순서였던 박세영의 선택은 김정민이었다. 박세영은 "다들 너무 쟁쟁해서 누굴 고를지 고민했다"며 "1라운드 때 이겨보기도 했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뽑았다"는 말로 김정민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세영과 김정민은 16일 경기에서 맞붙은 바 있다. 둘은 팀전 1위 자리가 걸린 중요한 경기 2세트에서 만났고, 박세영이 김정민을 상대로 특유의 과감한 중거리 슛을 앞세워 2 대 1로 승리했다. 당시 김정민은 잦은 패스 실수 등을 범하며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김정민은 "1라운드의 저와 개인전의 저는 다른 사람이다. 굉장히 재밌는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을 지목한 것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좋아해서 뽑았다"는 박세영의 설명에 대해, "저런 이야기는 그냥 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냥 쉽게 본다는 거다. 제가 저런 말을 하는 선수들에게 많이 당해봤다. 이번엔 좋은 경기력으로 이겨주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정민의 발언으로 더 불타게 된 이들의 경기는 둘 모두 공격적인 스타일을 내세우는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정민은 '피파 황제'라는 별명에 걸맞게, 과거부터 지금까지 화려한 드리블과 빠른 공격 전개를 자랑한다. 박세영은 슛을 아끼지 않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상대 골문을 타격한다. 공격 축구가 기대되는 김정민과 박세영의 대결은 16강 둘째 날인 24일 첫 경기로 열린다.
올 시즌 광주의 승격 돌풍을 이끈 황세종과 시즌 마지막 경기서 디펜딩 챔피언 박찬화를 꺾고 극적으로 16강에 합류한 대전의 이태경 역시 1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 번 서로를 상대한다. 황세종은 이태경을 고르며 "팀전 때 이태경의 점유율 축구에 당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 골랐다"고 복수 의지를 보였다.
황세종과 이태경은 지난 4일 광주와 대전의 1라운드 경기 2세트서 만났다. 당시 황세종은 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부진하던 이태경을 맞아 손쉬운 승리를 챙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황세종은 측면을 틀어막는 단단한 이태경의 수비에 고전했고, 결국 경기 종료 직전 결승 골을 허용하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지목당한 이태경은 "가장 피하고 싶은 상대 중 한 명이 황세종이었는데 지목당했다"며 "공격으로 맞대면 힘들 것 같아서 더 극강의 수비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24일 세 번째 경기로 열릴 황세종과 이태경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는 황세종의 창이 이태경의 방패를 뚫어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