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즌 만에 eK리그 챔피언십 개인전 무대에 복귀한 최호석은 리그 전통의 강자답게 4강에 안착했다. 16강에서는 젠지e스포츠의 베테랑 변우진을 2 대 1로 제압했고, 8강에서는 젠지의 김유민을 2 대 0으로 꺾었다. 리그 내 라이벌인 젠지의 선수들을 연파하고 올라온 만큼 광동의 팀전 플레이오프 가능성 역시 더욱 높인 의미 있는 준결승 진출이었다.
최호석은 경기 시작과 함께 정교한 공격 세팅으로 위협적인 기회를 자주 만들어 '초살'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그 별명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과감한 반대 전환에 이은 크로스, 박스 근처에서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 측면 돌파를 통한 컷백 등 다양한 공격 패턴을 뽐내며 상대를 괴롭혔다. 이런 다양한 공격 방식이 최호석의 가장 큰 장점이다.
'피파온라인' 시절부터 '황제'라는 별명으로 군림해 온 김정민은 올드 게이머의 힘을 보여주며 4강에 올랐다. '현(現) 황제' 곽준혁과 '차기 황제' 박찬화 등 팀 동료가 연이어 탈락한 가운데, 전성기를 떠오르게 하는 경기력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16강, 8강 상대가 모두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광주FC의 박세영과 대전하나시티즌의 윤창근이었기에 김정민을 향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김정민은 특유의 빠른 템포 공격을 자랑하며 토너먼트에서 강자들을 연달아 격파했다. 특히 하프 스페이스에서 드리블과 짧은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전성기가 지났다 평가받는 지금까지도 eK리그 챔피언십 내에서 최상위급이다. 또, 승부차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온 만큼 4강에서의 성적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승격팀 돌풍을 일으킨 광주에서는 이제 단 한 명의 개인전 주자만이 남았다. 바로 '로열로더'에 도전 중인 황세종이다. 이번 시즌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광주 돌풍을 주도했던 황세종은 16강에서 대전의 이태경을 완파했고, 8강에서는 젠지의 민태환을 꺾었다. 두 경기를 치르며 총 다섯 세트를 소화한 황세종은 무려 19골을 터트리며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개인전 19골은 4강에 진출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 기록이다. 평균 득점으로 계산해 봐도 세트당 3.8골이라는 무시무시한 수치가 나온다. 개인전에서도 1라운드 당시 주로 사용했던 크로스 플레이를 적극 활용하며 웃었다. 또한 8강에서 우승자 출신 민태환을 격파할 당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긴장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현민은 이번 4강 진출자 중 어떻게 보면 가장 의외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1라운드 팀전을 포함해 지금껏 eK리그 챔피언십 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개인전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중이다.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박찬화를 꺾은 데 이어, 8강에서는 올 시즌 무패를 자랑하던 광주의 최승혁을 제압한 것이다.
이현민의 강장 큰 무기는 역시 수비다. 개인전 16강, 8강을 소화하면서 세트당 1실점의 짠물 수비를 자랑했다. 이미 이런 수비력으로 eK리그 챔피언십 통산 득점 2위에 빛나는 박찬화를 제압한 바 있기에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선수가 됐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이 더욱 올라가는 만큼 이현민의 미라클 런이 4강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