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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e스포츠 월드컵 폐막, 모든 게 변했다

(사진=e스포츠 월드컵)
(사진=e스포츠 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에서 열린 e스포츠 월드컵이 8주 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게임단인 팀 팔콘스는 클럽 챔피언십서 우승을 차지했다. 22개 종목 중 18개 종목에 참가한 팀 팔콘스는 콜 오브 듀티 : 워존과 프리파이어서 우승을 차지했고 3위 이내 입상만 6번을 기록하며 5,665 포인트를 획득, 700만 달러(한화 약 94억 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e스포츠 관계자들은 대회를 어떻게 지켜봤을까? 사실 대회가 열린다고 했던 지난 2~3월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e스포츠 월드컵이 일회성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회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고 이야기한 이도 있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들은 이제 우리가 오일머니로 무장한 사우디아라비아를 쫓아가야 할 때이며 국내서도 정책적으로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사진=e스포츠 월드컵)
(사진=e스포츠 월드컵)
◆ e스포츠 월드컵의 시작
사우디아라비아가 e스포츠 월드컵을 개최한 이유 중의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인 네옴시티 홍보였다. 왕세자 겸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는 정부가 밝힌 '비전 2030' 정책의 일환인 신도시 건설이다. 더불어 지금까지 석유에 의존하던 경제에서 탈피해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e스포츠 월드컵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게이머즈8을 개최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초 e스포츠 월드컵 개최를 공식 발표했다. 총상금은 6000만 달러(한화 약 833억 원)에 달했다. 그중 많은 관계자가 주목했고 놀라워했던 부분은 총상금 중 2000만 달러(한화 약 266억 원)가 배정된 '클럽 챔피언십'과 '클럽 지원 프로그램'이었다.

팀 팔콘스가 94억 원을 가져간 '클럽 챔피언십'은 e스포츠 월드컵에 참가한 게임단들에 성적별로 포인트를 부여해 1위부터 16위까지 순위를 매겨 우승팀을 가리는 것이다. 2위를 기록한 팀 리퀴드가 400만 달러(한화 약 53억 원)를 획득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부문서 우승을 차지했던 T1은 125만 달러(한화 약 16억 원)를 받았다.

올해 초 복수의 관계자는 데일리e스포츠에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특정 종목 팀을 만들면 1년에 8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주겠다고 제안받은 팀들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종목은 로켓리그, 철권, 스타크래프트2, 카운터스트라이크2였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e스포츠 월드컵 개최를 발표할 때 공개한 'e스포츠 월드컵 지원 프로그램'의 시작이었다.
파트리스 에브라도 e스포츠 월드컵 클로징 세리머니에 참석했다.(사진=e스포츠 월드컵)
파트리스 에브라도 e스포츠 월드컵 클로징 세리머니에 참석했다.(사진=e스포츠 월드컵)
◆ e스포츠와 게임에 진심이다

8주간 진행됐던 e스포츠 월드컵 중 마지막 주에 진행됐던 뉴 글로벌 스포츠 컨퍼런스(NGSC) 개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얼마나 게임과 e스포츠에 진심인지 보여준 사례였다. '팬덤의 미래(The Future of Fandom)'이라는 주제로 열린 NGSC에서는 사우디 게임 산업 실권자이자 사우디 전자·마인드스포츠 연맹(SAFEIS) 회장인 파이살 빈 반다르 빈 술탄 왕자, 윤송이 NC 문화재단 이사장, 팀 리퀴드 공동 대표인 '리퀴드112' 스티브 아르한셋, 반다이 남코 게임즈 히라다 가츠히로 프로듀서, 프나틱 게임단 주인 샘 매튜스, 세가 우츠미 슈지 COO 등이 참가해 토론했다.

이 행사를 본 관계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게임, e스포츠에 진심인 거 같다고 했다. 오일머니를 과시하기 위해 대회 개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컨퍼런스까지 개최하면서 전 세계 e스포츠 주도권을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져가려는 느낌이었다는 것. 일례로 파이살 빈 반다르 빈 술탄 왕자는 10년 이상 한국인이 회장을 했던 국제e스포츠연맹(IeSF)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서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지분 인수 등 e스포츠와 게임 글로벌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5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숭실대학교 최삼하 교수는 데일리e스포츠와의 통화서 "사실 e스포츠와 게임 산업이 흑자를 내기엔 생산성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e스포츠 월드컵을 계기로 산업 전반의 인식이 바뀌고 성장 동력의 모멘트가 호재로 작용했으면 바람이다"면서 "국내서도 정책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다만 우려스러운 건 현재 e스포츠와 게임이 오일머니 주도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현장에 가서도 봤지만 MENA(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도 게임과 e스포츠 등 젊은 이의 콘텐츠 산업을 두고 10년 이상 투자가 이뤄질 거로 본다. 글로벌 e스포츠의 투자 현장의 흐름이 바뀐다는 이야기다"며 "우리도 이에 대해 준비해야 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e스포츠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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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스포츠 월드컵 내년에도 한다
관계자들이 단발성이라고 예상했던 e스포츠 월드컵은 내년에도 열린다. e스포츠 월드컵 측은 대회 마지막 날에 내년 7월에서 8월 사이에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관계자는 e스포츠 월드컵이 최소 10년은 진행될 거라고 했다. 다만 올해 21개 종목이 진행됐는데 내년에는 종목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발로란트 챔피언스 서울' 일정 때문에 불가능했던 발로란트가 종목으로 선정될 거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e스포츠 월드컵은 전 세계 e스포츠의 지형을 바꿨다. 2000년대 초 e스포츠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는 한국이 중심이었다면 2010년 중반에는 중국으로 넘어갔다. 이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제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말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지금은 중국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를 쫓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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