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 이적 이후 패배 부담 더 커져
여행하며 휴식 취한 뒤 입대 예정
"게임을 하면서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디다 견디다 한계점에 도달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아쉽죠. 하지만 더 늦기 전에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어요. 승부의 세계와 제 성격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강해지고 싶었어요. 지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이기는 것에 우쭐하지 않는, 승부 그 자체를 즐기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패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심했어요. 열심히 연습을 해도 지는 일이 잦아지다 보니 그 스트레스가 누적되더라고요."
웅진으로 이적한 뒤 박상우는 패배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받기 시작했다. 극복하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했지만 무언가가 자신을 누르고 있는 듯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졌다. 나약한 자신을 채찍질하는 일도 점점 지치기 시작했다.
"시즌 막바지로 흘러갈수록 은퇴라는 단어가 조금씩 머리 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고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데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마음 먹은대로 따라주지 않았고 포스트시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게 됐죠. 이제는 정말 게임을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이 좋았기 때문에 시작했던 프로게이머 생활이 박상우에게는 승부의 세계 자체가 점점 버겁게 느껴진 것이다. 마치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지 못해 하루 20시간 이상 공부를 해도 좋은 성적이 나지 않는 학생의 심정을 듣는 듯했다.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 지금 아니면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박상우는 미련 없이 은퇴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프로게이머를 그만 둔 뒤 스타크래프트2를 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스타크래프트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는 것이 저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3개월 정도 여행을 다니면서 푹 쉬고 싶어요. 그리고 난 뒤 바로 군에 갈 생각입니다.
군에 다녀온 뒤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박상우는 미리 말하지 못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도 못하는데 항상 다독여 준 팬들을 죽어서도 잊지 못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프로게이머 박상우가 아닌 앞으로 또 다른 박상우로 살아가야겠죠. 넘치는 사랑 받아 정말 감사 드립니다. 이스트로 동료들과 웅진 동료들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어 항상 저를 아껴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모두들 감사 드려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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