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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노트] 박정석-오영종 친형제 같은 그들의 이야기(상)

[절친노트] 박정석-오영종 친형제 같은 그들의 이야기(상)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무뚝뚝한 박정석과 애교 넘치는 오영종의 숨겨진 이야기

“(박)정석이형이랑 더블 인터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기대했는지 몰라요. 드디어 (박)정석이형에 대한 숨겨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네요. 겉모습과는 완벽히 다른 남자 박정석의 새로운 모습을 알려 드릴게요.”

'절친노트' 인터뷰를 기획하면서 전역병들의 애환과 공군 에이스에서 프로게이머로 지내야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힘든 생활, 그리고 올드 프로게이머들의 새로운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생각으로 오영종과 박정석을 섭외했다.
그러나 오영종의 이 한 마디에 인터뷰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자리고 변했다. 군에 다녀오면 아저씨가 된다는데 이 사람들은 아줌마로 변해서 돌아왔다. 한 가지 주제가 주어지면 끊이지 않는 레퍼토리를 꺼내는 그들은 2년 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입이 무지하게 근지러웠을 것 같다.

박정석과 오영종은 즐거운 분위기의 인터뷰를 원했다. 성적 이야기는 가급적 자제하고 팀 상황에 대해서도 질문을 아껴달라고 했다. 외부의 시선과 주어지는 성적표에 연연하며 우울해지기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1승에 목매고 패한다고 좌절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생활, 인생, 미래인 e스포츠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심각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 박정석과 오영종의 생각이었다.

공군에서 있었던 즐거운 경험, 사람들이 모르는 서로에 대한 속내, 그들이 꿈꾸고 있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유쾌하게 털어놓기 시작한 박정석과 오영종. 친형제보다 더 친한 사이로 보일 정도였던 그들이 털어놓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마치 예능프로 한편을 보는 것 같았던 그들과의 유쾌한 수다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빠져들어 보자.

◆박정석은 웃긴 남자?
오영종과 박정석은 공군 에이스에 함께 입대한 동기다. 훈련병 시절부터 동고동락했고 전역일도 같다. 2년 넘도록 함께 붙어 다니면 두 가지 중 하나의 관계가 형성된다. 원수 아니면 절친. 박정석과 오영종은 후자였다. 나이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한 배에서 나온 형제와 다를 바 없었다. 무뚝뚝한 형인 박정석과 애교 만점 동생 오영종. 인터뷰 내내 그들은 서로에 대해 폭로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DES=두 선수를 이렇게 한 자리에서 보니 신기하네요. 전역한 뒤 이렇게 함께 인터뷰 하는 것은 처음일 것 같은데.

오영종=전역한 뒤 처음이 아니라 프로게이머가 된 뒤 처음이에요(웃음). 그동안 (박)정석이형과 저는 엮일 일이 없었죠.

박정석=전성기 시절이 달랐고 활동 시기에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군대에 가기 전에는 둘이 엮일 일이 없어서 그런지 큰 관심이 없었어요(웃음). 그래도 제가 만든 '가을의 전설'을 이은 선수다 보니 애정은 있었죠(웃음).
오영종=말은 이렇게 해도 은근히 저를 좋아했을 겁니다(웃음).

DES=인터뷰를 하기 전에 오영종이 박정석의 새로운 모습을 폭로하겠다고 했는데 박정석이 알려진 것과 그렇게 많이 다른가요?

오영종=(박)정석이형이 얼마나 개그 캐릭터인지 모르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군대에서 자기 전에 점호를 하는데 그 전에 선수들의 기를 빼놓을 정도로 개그를 보여줘요(웃음). 그때 제가 이등병이었는데 너무 웃겨서 웃음 참느라 힘들었어요. 친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멋있는 척하고 있는데 편한 사람들과 있으면 장난 아니라니까요(웃음). 이보다 더 웃길 수는 없어요. 한번 보셔야 할 텐데(웃음).

[절친노트] 박정석-오영종 친형제 같은 그들의 이야기(상)

박정석=(오)영종이가 오버하는 거에요. 저 그렇게 웃긴 사람 아닙니다(웃음).

오영종=이보다 더 웃길 수 있는 캐릭터는 없어요. (박)정석이형이 가장 잘하는 것이 성대모사에요. 차라리 연예인을 성대모사하면 다행인데 주위 사람들을 성대모사해요(웃음). (박)태민이 걸음걸이를 따라 할 때는 웃다가 배가 찢어질 뻔했어요.

박정석=(박)태민이는 항상 자신감이 차 있어서 그런지 힙이 업돼있어요(웃음). 엉덩이가 탄탄해서 쑥 빼고 걷죠(웃음). (민)찬기는 키가 커서 그런지 여성스럽게 걷고요. 그냥 눈에 보이는 특징들을 따라하는 것뿐인데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더라고요.

오영종=진중한 (박)정석이형이 그런 걸 따라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진짜 웃다가 배 아프다니까요(웃음). 개인적으로는 군대에서 (박)정석이형이 제일 웃겼던 것 같아요.

DES=나이를 먹으면서 성격이 변한 것인가요?

박정석=그런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생일이라 팬미팅을 하는데 팬들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팬들이 무언가를 물어봐도 단답형으로만 대답하고 말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요? 팬들이 수다쟁이 아저씨라 부른다니까요(웃음).

오영종=같이 있으면 내가 예전에 생각하던 이미지랑 너무 달라 가끔 ‘우리 정석이형을 돌려달라’는 말을 하곤 해요(웃음). 팬들이 수다쟁이 아저씨라 부를 만하다니까요(웃음).

박정석=올드 프로게이머에게 신비주의 따위는 없습니다(웃음). 한 팬은 저를 8년 동안 지켜보면서 제가 아들 같다는 이야기도 해요(웃음). 이제 올드들에게 팬은 먼 존재가 아닌 내 프로게이머 인생을 함께 한 동반자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영종 "김택용보다 박정석의 미모가 천 배 낫다"
DES=박정석을 그저 '바른 생활 사나이'라고만 알고 있는 팬들은 충격이겠는데요. 성대모사의 달인에 개그 캐릭터라니 상상이 안되네요.

오영종=그래도 잘생겼잖아요. 정말 남자다움으로 똘똘 뭉쳤어요. 요즘 용어로 표현하자면 남성미가 '쩔죠'(웃음). 개인적으로는 (박)정석이형이 프로게이머 가운데 가장 잘생긴 것 같아요.

박정석=야, 지금 그런 이야기 하면 욕 먹어(웃음).

오영종=욕 먹어도 할 말은 해야죠. 2007년에 열린 다음 스타리그 오프닝 보셨어요? 진짜 헤드셋 쓰는 컷은 e스포츠 역사상 길이 남을 명장면인 것 같아요. 그 장면을 보고 저도 따라 했는데 (박)정석이형 같은 포스는 안 나와요. 역시 (박)정석이형의 외모는 우주 최강인 것 같아요.

박정석=도대체 (오)영종이가 저를 도와주는 건지 아니면 저를 욕먹으라고 일부러 저러는 건지 모르겠어요(웃음). 이 인터뷰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당황할 것 같은데요(웃음).

오영종=개인적으로는 김택용보다 (박)정석이형이 더 잘생겼다고 생각해요.

박정석=오늘 (오)영종이가 센 발언 많이 하는데요(웃음).

DES=그렇다면 박정석 선수는 오영종 선수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거에요?

박정석=개인적으로는 헤드셋 장면은 영상기술의 혁명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사실 실물로 보면 그렇게 멋있지 않았을 거에요. ‘영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온게임넷에서 워낙 멋있게 영상을 만들어 줬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화면 보고 기대하고 오셨다가 실물 보고 실망해서 돌아가는 팬들을 많이 봤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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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종=제가 생각해도 그 영상은 사기였어요(웃음).

박정석=예전에 동료들이 모여 이야기하면 ‘정석이는 화면발이 최고고 (홍)진호는 사진발이 최고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웃음).

오영종=그 영상이 멋있었던 것은 맞지만 저는 (박)정석이형이 프로게이머 가운데 가장 잘생겼다는 사실은 변함 없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박정석=오늘 (오)영종이가 저를 묻으려고 작정을 했네요(웃음).

DES=처음 봤을 때 박정석 선수의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오영종=사실이에요. 진짜 처음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는 (박)정석이형을 보면서 ‘사람의 몸에서 광채가 난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했어요. 진짜 멋있더라고요.

박정석=그 말에는 공감해요(웃음). 지금은 코 파는 모습을 함께 공유하는 (강)도경이형을 처음 봤을 때 저도 광채가 나는 것을 봤으니 말이죠(웃음).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 때는 (강)도경이형 주변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재에 눈이 부셨답니다(웃음).

◆무뚝뚝과 애교만점
DES=두 선수가 마치 친형제처럼 친하네요.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박정석=(오)영종이가 애교덩어리에요(웃음). 형들에게 애교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얼굴은 남자답게 생겼는데 위에 누나가 두 명이나 있어서 그런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애교가 철철 넘치죠. 그런 동생을 누가 싫어하겠어요(웃음).

오영종=애교가 많은 편인 것은 맞아요. 약간 여성스럽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어요.

박정석=저는 천상 남자잖아요. 남들이 볼 때는 무뚝뚝한 형과 애교 많은 동생이 같이 다니는 느낌이라고 이야기하죠. 그 말이 나쁘지는 않네요.


오영종=친해지고 싶은 형이 있으면 애교를 떠는 편이에요. 군대에서 (박)정석이형, (홍)진호형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애교를 많이 떨었죠(웃음). 다행이 애교가 통하더라고요.

박정석=남자는 애교에 약하다니까요(웃음).

DES=유독 오영종 선수를 어리게 보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박정석=오히려 나이 차이가 적당히 나면 아기처럼 보이더라고요. (이)영호처럼 나이 차이가 확 나버리면 오히려 저를 버리고 애처럼 함께 어울리죠(웃음). (오)영종이의 경우에는 동생들도 잘 챙기고 형들에게 재롱도 많이 떠는 모습을 보니 한없이 어려 보이고 귀여워 보이네요(웃음).

오영종=형들에게 애교 떠는 저의 모습이 상상하기 힘드실 테지만 그게 제 성격인 것을 어떻합니까(웃음).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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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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