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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만·사] MBC게임 간판 중계진 '유쾌한 중창단'

[e·만·사] MBC게임 간판 중계진 '유쾌한 중창단'
◇MBC게임 간판 중계진 김동준 해설 위원(왼쪽), 김철민 캐스터(가운데), 이승원 해설 위원(오른쪽)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김철민-이승원-김동준과의 수다 한 판

"막상 우리가 함께 할 때는 이슈가 안 됐는데 갑자기 이런 관심이 쏟아지니 당황스럽지만 기분은 좋네요."
'우주최강' 해설자 김동준이 군 제대 후 MBC게임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을 접한 팬들은 '중창단'이라 불리던 MBC게임 김철민 캐스터, 이승원, 김동준 해설 위원의 조합이 다시 뭉친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에는 세 조합이 다시 뭉치는 서바이버 토너먼트 전날까지 '중창단'이 활약했던 동영상을 올리며 옛 추억에 젖어들었다.

팬들의 열광적인 복귀 반응을 확인한 김동준 해설 위원은 신기하고 당황스러웠다. 기존에도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폭발적인 관심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2년이나 팬들의 기억 저편에 있던 사람이 단지 복귀했다고 해서 환호성을 보내는 e스포츠 팬들의 사랑이 신기하고 너무나도 감사했다.

김철민 캐스터와 이승원 해설 위원도 마찬가지였다. 김동준이 없던 기간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김동준이 돌아온다는 소식만으로도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 나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어쨌건 세 사람은 다시 뭉쳤고 전설의 'MBC게임 중창단'은 팬들의 기대 속에 서바이버 예선 첫 방송을 무사히 마쳤다.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첫 중계로 팬들을 오히려 당황시킨 세 사람을 만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쁘지만 부담되는 반응
DES=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MBC게임 중창단 중계진' 세분을 한 자리에 모시게 돼 영광입니다.

김철민=생각해 보니 이렇게 셋이 모여 인터뷰를 한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이승원=그러게. 이상하게 기회가 없었네.

김동준=예전에는 우리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니까요(웃음). 지금 이런 관심이 신기할 따름이에요(웃음).

DES=요즘은 그 어떤 중계 조합보다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김동준 해설 위원은 아직까지 적응이 안 되나 봐요.

김동준=당연하죠. 아직까지 사회가 낯설어요. 경기장에 오갈 때 주위를 둘러 보면 사람들이 휴대 전화를 가지고 분주하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고 낯설지요(웃음). 어제는 트위터에 가입을 하려다 실패했다니까요(웃음).

이승원=적응하려면 멀었죠. 점점 사회화 되가는 김동준 해설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웃음).

김철민=아직까지 사회 부적응자라 할 수 있죠(웃음).

DES=서바이버 토너먼트 예선을 통해 첫 중계를 무사히 마쳤는데요. 어떤 느낌이었나요.

김동준=정말 편하고 좋았어요. 이 조합으로 마지막 중계를 한 것이 3년 전인데 마치 어제 중계한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다행이 예선임에도 재미있는 경기가 많이 나와 다행이었어요. 중계를 즐겼죠.

이승원=사실 저는 부담감이 더 컸어요. (김)동준이는 그저 다시 e스포츠로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의욕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웃음). 저나 김철민 캐스터는 많은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느낌에 책임감마저 들더라고요. 자리 잡혀있던 조합이 해체됐다가 다시 뭉친 적도 e스포츠 역사상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긴장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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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캐스터


김철민=저 역시도 중계를 할 때는 친정에 온 편안한 느낌이었지만 팬들의 반응을 보고 부담도 됐고 책임감도 많이 느꼈어요. 예전에 이 조합이 중계했을 때는 지금보다 e스포츠 상황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많이 어지럽잖아요. 어렵기도 하고요. 어제 '중창단' 영상이 다시 올라오는 것을 보고 부담감이 들더라고요. 왠지 우리가 그때처럼 e스포츠를 부흥시켜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생겼어요(웃음).

DES=아직도 그 삼중창을 잊지 못하는 팬들이 많더라고요. 동시에 '김재춘'을 외치던 그 영상은 전설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김동준=아마도 서로 약속했다거나 미리 입을 맞춘 것이라면 그렇게 화제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는 함께 '김재춘'을 외치고 나서 서로 깜짝 놀라 눈을 마주쳤던 기억이 나네요.

이승원=항간에는 짠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었죠.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짜나요(웃음).

김철민=그저 마음과 마음이 통한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웃음).

◆김동준은 뻔뻔하다?
DES=김동준 해설은 2년이 넘는 공백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대부분인데요.

김철민=뻔뻔스럽죠(웃음). 조금이라도 김동준 해설 위원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뻔뻔하다고 혹평할 것이라 생각합니다(웃음).

이승원=저도 실망스러웠어요. 공백기가 있는 만큼 실수도 하고 긴장하는 모습도 보여야 하는데 너무나 여유로운 거에요. 실수도 해야 놀리기도 하고 그런 재미에 사는 건데 중계도 예선과 같고 오히려 더 잘한다는 느낌도 받았어요(웃음). 군대가 사람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DES=군대에서 MSL 해설진이 계속 바뀌는 것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

김동준=좋지만은 않았어요. 강민에게 바통을 넘기고 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온게임넷으로 옮겼고 (한)승엽이도 군대를 가느라 해설진이 자주 교체됐죠. MSL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었기 때문인지 중계진이 계속 바뀌는 모습이 산만하더라고요.

이승원=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중계진이 고정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변수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래도 저는 언제나 희망적이었어요. 김동준이 언젠가는 제대하잖아요. 평생 군대에 있을 것도 아니고(웃음). 예전 MSL 느낌이 아니었을 때도 '조금만 있으면 (김)동준이 오니까'라는 생각으로 버틴 것 같아요. 다시 잘할 자신도 있었고요.

DES='우주최강해설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 만족스러운가요?

김동준=재미있는 일이죠. 사실 저는 '우주최강'이라는 단어를 별로 사용하지 않았거든요(웃음). 해설하면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에요. 왜 사람들이 이 단어를 제가 자주 사용했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이승원=저 역시도 신기해요. 사실 그 단어는 나나 김철민 캐스터 등 주변 사람들이 더 많이 사용했는데 말이죠(웃음). 역시 원조가 최고인건가요(웃음)?

김동준=저는 진심을 담아 튀어나온 말이었어요. 의식하고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닙니다. 본좌 계보인 최연성과 마재윤 등에게 사용했었던 것 같긴 한데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웃음).

김철민=팬들이 원할 때 그 단어를 외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을 때만 하죠. 생각보다 비싼 남자입니다(웃음).

◆기억에 남는 중계 BEST3
DES=중계를 하면서 유독 기억에 남는 경기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김동준=저는 곰TV 시즌1 결승전이 기억에 오래 남아요. 좋아서가 아니라 아쉬웠기 때문이죠. 너무나 의외의 상황이 나왔기 때문에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당황했던 기억만 생생해요. 더 잘하고 더 흥분하면서 팬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 많이 줄 수도 있었는데 대처가 빠르지 못했어요.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의 현장에 있었는데 그것에 비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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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해설 위원


또 하나를 꼽아보자면 명경기 영상으로도 자주 나오는 강민, 이병민 경기였죠. 강민이 하이템플러의 할루시네이션으로 아비터를 복사해 리콜 공격을 펼치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김철민 캐스터가 그 때 사이오닉스톰을 10번이나 외쳤는데 결국 강민은 스톰을 사용하지 않았어요(웃음). 명중계의 옥에 티라 할 수 있죠(웃음).

이승원=저는 독특한 상황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었어요. 예전 부산 경성대에서 했던 스니커즈 이벤트 경기였는데 임요환, 홍진호 등이 나온 빅경기였죠. 방송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벤트 경기로는 꽤 규모가 컸어요. 그런데 오기로 약속한 김철민 캐스터가 안 오는 거에요. 얼마나 당황했는지 정말 상상도 못할 겁니다. 결국 제가 캐스터 역할을 맡아 (김)동준이와 함께 무대로 올라갔죠. 식은 땀이 흘렀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니 힘들더라고요. 3000명 앞에서 진행을 하려고 하니 얼마나 당황스러웠겠어요.

한 세경기쯤 진행했을 때 김철민 캐스터가 도착했고 아무렇지도 않게 "드디어 김철민 캐스터가 도착했습니다"라는 말을 하며 캐스터 자리를 넘긴 기억이 있네요. 보는 사람들은 당황하지 않았겠지만 저는 내내 위경련이 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웃음).

그때 느꼈죠. 절대 2인 중계는 해서는 안되는구나(웃음). 사실 해설자에 비해 캐스터는 쉬운 일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는 캐스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해요(웃음).

김철민=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경기는 분명히 있어요. (김)동준이나 (이)승원이가 말한 경기 모두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하나를 꼽으라면 꼽을 수 없을 만큼 다 저에게는 의미 있는 경기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심이 통하는 중계
DES=최근 e스포츠 업계의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세 분은 이 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김동준=아직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일까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거든요. e스포츠에 대한 그리움과 열망이 컸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다만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김철민=우리는 준비가 끝났습니다. 우리가 특별히 할 역할은 없어요. 선수들이 창의적인 경기를 해준다면 예전의 로망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중계를 하면서도 신나고 보는 사람도 신나는 그런 경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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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 해설 위원


이승원=기존에 있는 강자들이 계속 잘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협회나 팀에서 전략적으로 신인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신인발굴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충분히 할 용의가 있습니다. 지금 e스포츠가 침체기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때처럼 열광할 상황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앞으로 e스포츠는 계속될 것이라는 희망이 항상 우리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죠.

DES=앞으로 'MBC게임 중창단'이 추구하는 중계는 어떤 스타일일까요.

이승원=진심입니다. 서로를 믿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오는 진심이 바로 우리가 가진 스타일이자 매력이죠. 우리는 한번도 일부러 흥분한 적도 없고 일부러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 적도 없습니다. 그저 마음 속에서 나오는 말을 자연스럽게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것뿐입니다. 함께 '김재춘'을 외쳤던 그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것은 '진심' 하나였으니까요.

김철민=두 해설과 중계를 하면서 느낀 것은 핵심을 잘 집어내 준다는 것입니다. 경기를 보는 재미를 찾게 해주죠. 군더더기는 없습니다. 흥분하면 정말 경기가 재미있어서 흥분하는 것이고 아쉽다면 정말 아쉬운 거에요. 쌀 한 톨의 가식도 없는 두 해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진심이 느껴져요. 각자 표현은 다르지만 진심은 통하는 느낌? 듣는 사람은 알 것일 생각합니다.

김동준=경기에 들어가면 쉬는 시간에도 경기 이야기를 제외하고 사담은 거의 하지 않아요. 중계를 할 때만큼은 완벽하게 경기에 몰두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중계에 진심을 담을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MBC게임 중창단, 많이 사랑해 주세요"
DES=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경기에 들어가셔야죠.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승원=아직 저는 할 말이 남아있습니다. 저는 김동준을 사랑하지 않아요(웃음). 그저 장난친 것뿐인데 팬들이 '이승원이 결혼하지 않는 것은 게이이기 때문이다'라는 추측까지 하더군요(웃음).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김동준=오해하지 말아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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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아마 앞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밝혔으니까요(웃음).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씩 해주세요.

김동준=변함 없는 모습 보여주겠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요.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 중 나이가 차 잠시 e스포츠를 즐기지 못했던 사람들이 어느 날 우리의 중계를 듣고 '그땐 그랬지'라는 생각을 하며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김철민=다른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는 팬들이 단순히 지켜보는 사람이 아닌 같이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판의 주인 의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많은 도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승원=팬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부분은 변함없이 충실히 이행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당연히 발전해야 할 부분은 발전하겠습니다. 시대를 앞서가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기대 계속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MBC게임 중창단, 파이팅!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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