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피플] 이수은 신임 대표 "WCG 한국 개최는 터닝 포인트"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얼마전 WCG를 주관하는 한국 기구인 (주)WCG가 인원을 대폭 축소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적인 e스포츠 축제인 WCG가 잠정적으로 축소되고 급기야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에 (주)WCG의 대표 자리를 수락한 이수은 신임 대표는 단호한 어조로 "그동안 세를 불리기 위해 늘어났던 조직을 슬림하게 꾸리면서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업계에서 우려하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WCG 브랜드에 놀랐다
이수은 대표는 효성 그룹의 해외 사업 부문을 맡다가 2009년 WCG에 합류했다. 효성에서 일할 때 섬유를 수출하는 업무를 맡았던 그는 게임,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WCG에 들어왔지만 한 번의 그랜드 파이널을 경험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

"2009년 중국 청두에서 그랜드 파이널을 개최하기 한 달 전 쯤 회사에 들어왔어요. 대회 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업무를 익히고 있다가 중국에서 대회를 직접 보게 되었죠. 엄청난 규모로 진행되는 것이 처음 놀랐고 e스포츠라는 분야에 전 세계에서 모인 700여 명의 선수들이 직접 참가하고 이를 보기 위해 중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10대와 20대 청소년들의 열기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이 대표는 전 직장에서도 업무차 중국에 자주 드나들었다. 영어를 전공했지만 중국 사업을 위해 중급 정도의 중국어 실력을 갖춘 그는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었지만 e스포츠라는 분야를 통해 접하게된 중국은 '신세계'나 다름 없었다.

"비즈니스맨들에게 중국은 보수적인 곳으로 통합니다.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앞에 '중국식'이라는 단어가 붙는 이유이지요. 자신의 주머니를 열기 보다는 노하우만 받아들이고 치고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e스포츠라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지켜본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었어요. 중국 사람들의 마음을 WCG라는 행사가 여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2010년 미국 LA에서 열린 그랜드 파이널에서 이 대표는 해외사업 부문을 이끌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가 담당한 부문은 전 세계적으로 펼쳐져 있는 전략적 파트너(SP)들을 관리하는 일. WCG가 월드 와이드하게 운영될 수 있는 핵심 노하우가 바로 SP다.

"미국에서 범세계적인 행사를 하면 꼭 어려움이 생겨요. 미국과 관계가 좋지 않은 중동 국가들이 참가하지 어렵습니다. 비자를 받기도 어렵고 미국에 들어오더라도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져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조율 과정을 마치고 WCG 개막식에서 각국의 국기가 하나씩 들어오면 주마등처럼 어려웠던 일들이 떠오르죠. 얼마나 뿌듯하고 짜릿했는지 몰라요."

◆WCG를 둘러싼 오해들
WCG는 2003년을 끝으로 해외에서 그랜드 파이널을 진행했다. 4년 있다가 돌아온다고 했던 약속이 8년이 지난 2011년에나 이뤄졌다. 그만큼 해외에서 인정받는 e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고 규모나 자금, 참가국 등 양적, 질적인 면에서 성공을 일궈냈다. 그렇지만 해외에서 인정을 받으면 받을수록 한국에서는 WCG에 대한 오해도 늘었다. 4년 있다가 돌아온다면서 왜 계속 해외를 맴도는 것이냐, 국산 게임은 왜 종목에서 자꾸 빠지는 것이냐, 참가국 수를 늘리는 일에만 목을 매달면서 대회의 질적 성장에는 관심이 없다는 갖은 의혹과 추궁을 당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의혹과 오해에 대해 차분히 설명했다. 일단 (주)WCG의 규모 축소에 대해 입을 열었다. WCG 조직이 축소된 것에 대해 그는 "축소가 아니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감원"이라 해명했다. 그동안 WCG가 양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한국내 직원만 40여 명에 달했지만 1년 내내 이 조직원들이 모두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랜드 파이널을 앞둔 3개월 정도는 정말 바쁩니다.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정신이 없어요. 그렇지만 대회 종목, 개최지, 스폰서십 작업 등을 하는 기간에는 그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조직 개편도 유휴 인력에 대한 정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대표가 (주)WCG의 대표직을 수락한 이유도 여기에 기반한다. 적은 인원으로 꾸리는 조직이지만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면 향후 WCG가 지향할 '10년의 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많은 인원이 일을 하게 되면 그만큼 실적이 잘 나올 수 있지만 작고 스마트한 조직을 꾸리게 되면 의사 결정이 빠르다는 장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역할과 관심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점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낭설이다"라고 일축했다. (주)WCG의 대주주인 삼성전자는 이 조직의 운명을 책임진 모기업이라기 보다는 방향성과 의제를 설정하고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든든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경기가 좋지 않거나 기복이 생기면 지원금이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합니다. 당연히 기업이 가질 수밖에 없는 운영 방법이지요. 삼성전자가 WCG라는 대회에 대한 관심이 줄어 든 것은 아닙니다. 우리 손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끊임 없이 자극을 주는 것이지요."

줄어들고 있는 참가국 수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WCG 그랜드 파이널은 2008년 78개국, 2009년 65개국, 2010년 58개국으로 줄어들었다. 이전까지 매년 10개국 이상 숫자가 늘어왔지만 2008년 정점을 찍은 이후 3년째 줄어들면서 위상이 작아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겼다.
이 대표는 "성장세를 과시하기 위한 성장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말로 설명했다. 그동안 WCG는 참가국 수가 늘어야만 대회의 위상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왔지만 최근 들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2010년 그가 입사한 이후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어 왔다고. 참가국 수를 무리하게 늘리는 것이 나은지, 참가국 수는 줄어들어도 참가 게이머가 늘어나고 관심이나 호응도가 높아지는 것이 나은지 신랄할 비판이 오갔다. 결과적으로 이 대표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전략적 파트너들과의 제휴를 통해 WCG가 세를 늘려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났어요. 1명이 참가하는 나라도 1개국으로 등재가 되는 것이지요. 어쩔 수 없는 환경의 제약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실제로 e스포츠를 즐기고 문화가 있는 나라에서 부흥을 일으키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올해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참가국 수를 유지하되 열기는 두 배 이상 뜨겁게 유지하려고 합니다."

◆블리자드와 방송사의 소송을 바라보는 시선
앞서 인터뷰에서 밝힌 오해들은 차치하더라도 WCG는 논란의 핵심에 들어와 있다. 바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한국 e스포츠 업계간의 소송 싸움에 관한 일이다. WCG는 3월 초 2011년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할 것이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종목인 스타크래프트2와 워크래프트3,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3개를 채택한다고 밝혔다.

한국 e스포츠 업계에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한국에 오랜만에 돌아온 WCG가 케이블 방송으로 중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고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지적재산권을 필두로 한 방송권, 대회 개최권과 관련해 한국의 주요 게임 방송 업자인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소송을 제기했다. 세 번의 공판이 열렸고 의견을 전혀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e스포츠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 WCG는 해외 개최를 시작한 2004년부터 온게임넷을 통해 그랜드 파이널을 중계해왔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WCG 2011 그랜드 파이널은 케이블 게임 전문 채널을 통해서는 관전할 수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우선 블리자드의 종목을 3개나 포함시킨 것에 대해 설명했다. WCG는 매년 종목을 선정할 때마다 위원회를 개최하고 전세계 팬들의 목소리를 수렴한다. 이 과정에서 블리자드의 종목들이 높은 점수를 얻었기에 채택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WCG가 한국 내의 상황만 염두에 두고 대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더 많은 팬을 끌어 들이고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게임을 선발하자는 것이 목표였다는 것.

또 현재 한국에서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방송을 통한 중계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지켜보면서 선정하겠다는 것이 WCG의 입장이다.

이 대표는 "블리자드와 한국 e스포츠 업계의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가 될 수 있다는 주위의 시각이 많았습니다만 WCG는 양측의 이해 관계를 조율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대회 개최 라이센스는 블리자드로부터 얻어냈고 방송과 관련한 부분만 타결된다면 WCG를 통해 극적인 해결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사람과 사람, 그리고 가족같은 WCG
이 대표는 WCG를 둘러싼 오해나 블리자드와 한국 e스포츠 업계의 신경전 모두 사람과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회사의 입장이 있고 이를 대변하다 보면 감정이 상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사람이기에 이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해법을 내놓았다.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고리는 잘 풀리는 부분부터 풀어 나가고 협력의 범위를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지면서 개선책과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e스포츠라는 분야를 갈고 닦아서 국내화, 세계화를 만들어가자는 생각은 같은 것 같습니다. 다만 이해 관계가 얽혀 있고 주도권과 주인정신의 주어가 달라서 갈등이 생겼다고 봐요. 그러나 주어가 다를 뿐 주어가 사람이라는 공통점은 있잖아요. 여기에서 문제를 풀어가면 되지 않을까요."

8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그랜드 파이널을 치르는 WCG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부탁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회사의 규모가 작아진 것보다는 얼마나 효율적이고 알차게 진행되는가를 지켜봐 달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채찍질과 비판도 방법이지만 올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고 뛰어 오를 수 있는 근력을 키우도록 유도해 달라는 의미였다. 비유하자면 8년 동안 유학 다녀온 자식이 한국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부모의 역할 정도가 될 것이다.

이 대표는 "올해 정식 종목에 국산 e스포츠 종목인 스페셜포스와 크로스파이어가 포함되면서 한국 게임이 전세계적으로 세를 펼칠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업계와의 소통을 계속해 나갈테니 e스포츠 업계와 팬이 WCG를 가족처럼 여겨주길 바랍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WCG가 e스포츠 분야에서 실천할 것이고 우리나라가 콘텐츠 산업의 리더가 되는데 일조하겠습니다."

thenam@dailyesports.com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

1농심 2승 0패 +4(4-0)
2젠지 1승 0패 +2(2-0)
3T1 1승 0패 +2(2-0)
4DK 1승 0패 +1(2-1)
5DRX 1승 1패 +0(2-2)
6BNK 1승 1패 0(3-3)
7한화생명 1승 1패 -1(2-3)
8KT 0승 1패 -1(1-2)
9OK저축은행 0승 2패 -3(1-4)
10DNF 0승 2패 -4(0-4)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