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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임진묵의 트레이드 마크 배틀 크루저

[핀포인트] 임진묵의 트레이드 마크 배틀 크루저
◇프로리그 저그전에서 배틀 크루저를 자주 쓰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공군 에이스 임진묵.

공군 에이스에 입대한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는 선수들이 많아졌습니다. '군제동'이라는 별명을 얻은 저그 김경모나 '군영호' 변형태, 이성은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임진묵이 입대 후 빼어난 저그전 실력을 선보이면서 이슈 메이커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나 저그전에서 테란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배틀 크루저를 자주 선보이면서 특이한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핀포인트'에서는 임진묵이 사용하는 배틀 크루저 전략의 효율성에 대해 분석해보려 합니다.

테란이 저그를 상대할 때 주로 사용하는 전략은 바이오닉입니다. 지상과 공중을 모두 공격할 수 있는 머린을 앞세우고 스팀팩을 사용하거나 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 곧바로 치료해주는 메딕, 스플래시 데미지를 갖고 있고 체력이 좋은 파이어뱃을 주력으로 삼고 있죠.

여기에 테크트리를 팩토리와 스타포트까지 올리면 팩토리에서는 탱크와 벌처, 스타포트에서는 사이언스 베슬이나 드롭십, 레이스 등을 뽑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그가 어떤 조합을 갖추느냐에 따라 테란이 맞춰서 병력을 갖추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비슷한 패턴을 고수합니다. 바이오닉 병력을 두 부대 이상 갖춘 뒤 탱크 3기, 사이언스 베슬 한 기가 생산되는 타이밍에 치고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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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의 앞마당을 바이오닉 병력으로 공격하는 임진묵.

◆평범한 초반
공군 에이스 임진묵과 MBC게임 히어로 고석현의 '네오아즈텍' 경기도 일반적인 테라놔 저그전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임진묵은 배럭을 1개만 지은 뒤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지었고 완성될 즈음 배럭을 2개로 늘렸죠.

고석현 또한 앞마당에 해처리를 펼쳤고 3개까지 해처리를 확보한 뒤 스파이어를 지으며 저글링과 뮤탈리스크를 조합했습니다. 테란의 앞마당을 조여 놓은 뒤 12시 지역에 해처리를 하나 더 올리며 3개의 개스를 채취하는 체제를 갖췄죠.

최근 벌어지는 테란과 저그의 경기 양상을 그대로 따라간 경기였습니다. 고석현은 뮤탈리스크를 생산한 뒤 일점사를 진행하며 테란의 바이오닉은 물론 터렛과 SCV를 줄이기 위해 컨트롤에 신경을 썼고 임진묵은 엔지니어링 베이에서 공격력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면서 뮤탈리스크를 막기 위한 방책을 마련했습니다.

고석현의 첫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 뒤 임진묵은 고석현의 앞마당 지역으로 진격합니다. 그러면서 본진에서 생산된 병력을 빼돌려 12시 지역을 치려고 하죠. 양 방향 공격을 통해 고석현을 흔들려고 하지만 저그가 큰 피해 없이 막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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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묵이 12시 쪽으로 조합된 병력을 이동하고 있다.

◆시선 끌기
임진묵은 첫 공격을 시도한 뒤 본진에 스타포트를 짓습니다. 탱크를 서서히 모아가면서 드롭십이나 사이언스 베슬을 생산하겠다는 뜻입니다.

사이언스 베슬이 모이기 전까지 임진묵은 계속 바이오닉 병력을 진출시킵니다. 스타포트에서는 드롭십을 한 기 생산하고 바이오닉 병력을 태워 저그의 본진을 급습하려 합니다. 그렇지만 고석현이 스컬지를 대기시켜 놓은 탓에 드롭십은 별 활약을 하지 못했죠.

사이언스 베슬이 생산된 타이밍이 임진묵은 두 부대의 바이오닉과 탱크를 이끌고 12시 앞마당 지역으로 러시를 시도합니다. 저그가 무난히 4개의 개스를 채취하게 되면 디파일러와 울트라리스크까지 손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압박을 시도한 것이죠.

임진묵의 공격은 성공적이었습니다. 12시 앞마당 지역을 짓고 있던 고석현이 가디언과 럴커를 수비적으로 배치하기 전에 파고 들었고 가디언과 럴커를 줄여냈으며 해처리도 취소하게 만들었습니다. 저그의 병력이 12시 지역으로 이동해서 방어하게 만들어 놓았고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선을 빼앗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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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와 7시 지역에 확장 기지를 가져가고 있는 임진묵. 고석현이 수비에 병력을 동원하도록 발을 묶었다.

이러는 동안 팩토리에서는 벌처를 계속 생산했고 마인 개발을 마친 임진묵은 8시 지역에서 저그의 병력이 이동할 만한 경로에 마인을 매설하면서 영역을 넓혀 갑니다. 6시와 7시 확장 기지를 성공적으로 가져가기도 했죠.

◆배틀 크루저 준비 완료
12시 지역을 압박하면서 임진묵이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스타포트를 하나 더 지었다는 점과 사이언스 퍼실리티에 애드온을 달면서 배틀 크루저를 생산할 채비를 갖췄다는 점입니다. 다른 테란 선수들은 저그를 상대할 때 배틀 크루저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 배틀 크루저보다는 사이언스 베슬을 한 기 더 뽑으려고 하는 것이 습관처럼 배어 있죠.

[핀포인트] 임진묵의 트레이드 마크 배틀 크루저

◇사이언스 베슬을 잃지 않는 것이 포인트.

임진묵은 12시를 압박하면서 사이언스 베슬을 거의 잃지 않았습니다. 정교한 컨트롤을 통해 살려냈고 고석현에게 네 번째 개스 확장을 주지 않으면서 개스난에 시달리게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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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크루저 출격!

배틀 크루저를 단 2기만 생산한 임진묵은 저그의 본진인 8시 지역으로 공격을 보냅니다. 컨트롤도 거의 하지 않고 어택만 시켜 놓아도 배틀 크루저가 충분히 위력적이기 때문에 고석현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스컬지를 뽑아 방어해야 하는 고석현은 개스 자원을 스컬지에 투자했고 배틀 크루저는 건물에 비견해도 좋을 만한 체력을 앞세워 저그의 본진까지 무혈 입성합니다.

◆배틀 크루저로 얻은 효과
임진묵은 배틀 크루저에 이어 스타포트에서 드롭십을 생산했습니다. 2개의 스타포트에서 각각 두 대씩 생산했고 저그의 본진인 8시 지역과 확장 기지인 12시 지역으로 두 대씩 편성해 바이오닉 병력을 실어 보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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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십 4기가 12시 지역에 떨어져서 난장판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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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 크루저와 드롭십 한 기에서 떨어진 바이오닉 병력이 고석현의 8시 본진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배틀 크루저를 정리하느라 스컬지를 모두 사용한 고석현은 드롭십을 막을 만한 공중 유닛을 또 생산할 개스 여력이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저그가 하이브 유닛을 활용할 때 필수적으로 동반해야 하는 디파일러와 울트라리스크를 뽑으면서 스컬지까지 갖추기에는 개스 자원이 모자랍니다.

실제로 배틀 크루저 한 기를 잡는데는 5기의 스컬지가 필요합니다. 배틀 크루저의 방어력 업그레이드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이라 가정하고 스컬지 5기면 배틀 크루저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배틀 크루저의 인공지능이 상당히 좋고 일반 공중 공격력도 좋기 때문에 스컬지가 원샷 원킬로 잡히는 점을 감안하면 7~8기 정도가 소요됩니다. 임진묵이 배틀 크루저 2기를 뽑았으니 16기 정도의 스컬지가 배틀 크루저에 들었다고 한다면 개스 600 정도가 소모됐다고 계산할 수 있습니다.

테란으로서는 배틀 크루저를 쓰는 것이 크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자원 기지를 두 개 이상 더 가져간 상황인데다 사이언스 베슬을 4기 수준에서 잘 지켜냈고 바이오닉 병력을 충원하지 않는다면 미네랄 400, 개스 300의 배틀 크루저를 동시에 2기를 생산하는 일은 무리가 아닙니다. 또 컨트롤을 굳이 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격하는 배틀 크루저로 저그의 시선을 빼앗을 경우 다른 부대를 이동시키거나 공격하면서 흔들기도 할 수 있습니다.

임진묵도 "배틀 크루저를 뽑는 이유는 크게 없다. 단 2기만 뽑아도 저그의 유닛을 상당 수 잡을 수 있고 체력이 좋기 때문에 컨트롤하지 않아도 저그가 신경을 쓰게 만들기 좋기 때문에 쓴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멀티 태스킹은 줄이고 상대가 신경쓸 곳을 늘리는 것도 효과적인 공격을 성공시키는 요인이 되겠죠.

정리해보면 저그전에서 배틀 크루저를 사용하는 것은 저그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하이브 상황에서 공중 유닛을 강제함으로써 저그의 자원 효율을 떨어뜨림과 동시에 하이브 체제에서 나올 수 있는 디파일러나 울트라리스크 숫자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또 지상군 중심으로 체제를 변환한 저그가 공중에 대해 신경을 쓰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하나 더 꼽자면 스컬지를 소모하게 만들어서 드롭십 활용이 용이하도록 사전 정지 작업을 하는 역할도 합니다.

임진묵은 배틀 크루저를 쓰게 될 환경이 조성되면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왠지 공군과 잘 어울리는 유닛인 배틀 크루저를 테란전이 아닌 저그전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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