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규현까지도 이들이 친구가 되기를 바랐던 것으로 유명하죠. 팬들뿐만 연예인까지 관심을 가졌던 프로게이머 이제동과 김택용의 사이는 e스포츠에서 언제나 큰 이슈였습니다.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택뱅리쌍' 중 유독 두 선수만 친분 관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e스포츠계가 두 선수가 친해지기를 바라는 현상까지 생겼습니다.많은 사람들의 바람이 이뤄졌던 것일까요? 결국 두 사람은 슈퍼주니어 규현의 중재로 조금씩 친해질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만나서 사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친분을 쌓았다고 합니다. 인터뷰가 있었던 날도 서로 카카오톡을 주고 받았다며 자랑하는 두 선수의 모습은 영락 없는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청년이었습니다.신사동 가로수거리에서 만나기로 한 인터뷰 당일 날 이제동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한 10분 정도 전화를 해야 한다며 양해를 구했던 이제동은 "사실 오늘이 (손)주흥이가 입대하는 날"이라며 멋쩍은 듯 웃었습니다. 김택용이 조금 늦는다는 연락을 받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얼마든 전화 통화를 해도 된다고 했고 이제동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군 입대를 앞둔 손주흥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야외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시켜먹기 위해 메뉴를 고르던 도중 이제동은 "나는 원래 한식을 좋아한다"며 메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식 식당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양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선택했는데 이제동은 "아직 어린데도 나는 국밥이나 순대국이 좋다"며 미소 지었습니다. 결국 파스타 하나를 선택한 이제동은 손주흥과 문자를 주고 받으며 김택용을 기다렸습니다.10분 뒤 김택용이 도착했고 이제동은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이전의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두 선수의 친한 모습이 오히려 더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두 선수는 인터뷰라는 것도 잊고 서로의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아쉬운 점은 차마 지면에 쓸 수 없는 내용도 많이 포함됐다는 사실이죠.메뉴를 고르는데 망설였던 이제동과 달리 김택용은 거침 없이 메뉴를 골랐는데요. 레스토랑에서 가장 비싼 스테이크 메뉴를 선택했습니다. 김택용은 "기자들이 원래 돈을 잘 벌지 않냐"며 순진한 표정으로 스테이크를 썰었습니다. 선수들은 일반 회사원의 연봉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김택용은 알고도 그런 것일까요, 정말 몰랐던 것일까요?
김택용은 스테이크 고기 굽기를 어느 정도 해줬으면 좋겠냐는 직원의 질문에 "먹기 좋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해 테이블에 앉은 모든 사람들을 폭소하게 만들었습니다. 도대체 먹기 좋게 굽는 것은 어느 정도인지 직원은 난감해 하고 있었고 김택용은 "적당히 부드럽고 핏기가 있어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택용만이 할 수 있는 김택용다운 화법이었습니다. 사실 이날 인터뷰는 자칫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었는데요. 8게임단 주훈 감독이 다음 날이 인터뷰 날이라 착각했고 이제동도 아침에 카카오톡으로 김택용에게 "인터뷰 내일이래"라고 전했다 합니다. 김택용은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었다고 하네요. 다행히 제 시간에 주훈 감독과 통화가 됐기 때문에 이제동과 김택용은 무사히 인터뷰 장소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두 선수가 카카오톡이나 문자를 주고 받는 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죠. 팬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부분이 풀린 셈입니다. 예전에는 두 선수가 같이 있으면 오히려 옆에 있던 사람들이 두 선수의 어색함에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두 선수가 서로 이야기를 하느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두 선수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 두 선수는 완전히 친해졌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비방송 이야기가 난무해 더욱 특별(?)했던 두 선수의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시죠.DES=8구단에 입단한 뒤 처음으로 공식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이제동=재미있어요. 특히 MBC게임 선수들이 정말 웃겨요(웃음).김택용=원래 말이 많은 선수들이니까(웃음).이제동=(방)태수가 얼마 전에 'SK텔레콤은 말 없이 게임만 해서 재미가 없다'고 하던데?김택용=(방)태수가 그랬단 말이야? 우리가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웃음).이제동=솔직히 우리가 다른 팀과 교류를 할 기회가 없는 상황이니까 다른 팀으로 가면 어색할 수밖에 없겠지. 김택용=그런 면에서 8게임단에 MBC게임 선수들이 많은 것은 다행인 것 같아. 재미있거든(웃음).이제동=그렇지 않아도 (염)보성이랑 (박)수범이가 만날 신기해 해. '제동이는 어떻게 연습할까', '멘탈 갑 제동이는 어떨까'이러면서. 처음에는 좀 당황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요(웃음).김택용=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이 된다(웃음).DES=두 선수는 왜 친해지지 못했던 것일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이제동=저희는 그저 몰랐던 것뿐이에요(웃음).김택용=어색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모르는 사이였던 것이죠.이제동=어색한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른 이야기잖아요(웃음).김택용=아마도 성격 탓이 클 것 같아요. 서로 친한 사람과는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친하지 않은 사람과는 이야기를 잘 못하거든요. 게다가 먼저 다가가 누군가와 친해지기 보다는 누군가 먼저 다가와야 친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둘 다 성격이 그렇다 보니 친해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게다가 (송)병구형이나 (이)영호는 배틀넷에 자주 들어와서 이야기도 하고 친해질 수 있었는데 (이)제동이는 거의 안 들어 오더라고요(웃음). 이제동=내가 배틀넷을 안 들어 가긴 하지(웃음).DES=슈퍼주니어 규현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이제동=이 기회에 친해져서 앞으로는 (김)택용이와 어색하다는 말이 아예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생각이 강했죠.김택용=솔직히 기대됐죠.이제동=뭔 기대야. 소개팅 하는 것도 아니고(웃음).김택용=그냥 기대 됐다고(웃음).이제동=사실 그날 (김)택용이가 술을 많이 먹지 못했어요. 다음 날 (김)택용이는 연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저만 신나게 마셨죠(웃음). 김택용=(이)제동이 술 진짜 잘 먹어요. 놀라울 정도였어요.이제동=나는 정신력으로 버티는 거야. 잘 마시는 것이 아니라니까. 그렇게 따지면 네가 더 잘 먹지.김택용=그날 저는 처음 보자마자 조금 쑥스러워 하는데 제동이는 별로 쑥스러워 하지도 않더라고요. 이제동=그 자리까지 나가서 둘 다 성격대로만 앉아 있으면 민망하잖아. 그래서 내가 먼저 다가갔지. 김택용=덕분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긴 해. DES=상대 전적을 보니 김택용이 더 앞서고 있네요. 팬들의 질문에 그 이야기가 정말 많네요.김택용=팬들이 그 질문 할 줄 알았어요. 그래도 그런 질문은 알아서 걸러 주시지.이제동=괜찮아. 내가 많이 진 것은 사실인데 뭐.김택용=이상하게 (이)제동이랑 할 때는 운이 정말 좋아요. 모든 일이 이렇게 잘 풀린다면 저는 질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왜 그런지는 정말 모르겠어요.이제동=그것과는 다르게 저는 이상하게 (김)택용이랑 할 때는 모든 전략이 안 통하고 플레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한테 주문을 걸기라도 한 것 같다니까요(웃음).김택용=하지만 저는 (이)제동이가 정말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만이 아는 비밀이 있어요.이제동=비밀? 뭔데?김택용=비밀이야(웃음).DES=3주년 특집 인터뷰인데 공개해 주세요.
김택용=얼마 전 프로게이머들이 자주 와서 플레이하는 서버에서 한 아이디랑 계속 맞붙었는데 10연패를 했어요.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고 아마 프로게이머라면 이제동이나 김명운일 것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못 이기겠더라고요. 진짜 잘했어요. 만약 이 선수가 이제동이나 김명운이 아니면 저희 팀에 데려오고 싶을 정도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죠. 계속 의문이 들어 누군지 물어봤는데 말을 안 하더라고요.계속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방)태수가 오더니 '이거 제동이형 두번째 아이디에요'라고 알려주더라고요. 역시 이제동이구나 생각했어요.이제동=나도 너인지 몰랐어(웃음). 그나저나 그런 비밀을 이야기 하다니 (방)태수를 가만 두면 안 되겠네(웃음).김택용=그날 이후로 알았죠. (이)제동이가 정말 잘한다는 사실을요. 진짜 이 사람을 어떻게 이겨야 할지 대책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이제동=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쑥스럽다. 그러니까 방송에서도 좀 그렇게 나한테 지라고(웃음).김택용=이제동이라는 것을 알고 붙으면 왠지 이길 것 같아(웃음).DES=서로 자주 문자를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해졌는지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네요.이제동=문자는 주고 받지 않습니다.DES=그러면 연락은 어떻게 하나요?이제동=요즘 누가 문자를 주고 받아요. 카카오톡을 하지(웃음). 최신 트렌드를 모르는 분의 질문 같네요(웃음).DES=한 팬이 궁금해 하는 것 하나만 질문 할게요. 서로가 생각하는 최고의 저그와 프로토스는 누구인가요?이제동=그 팬 짓궂으시네(웃음). 김택용=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프로토스는….이제동=뭘 고민해. 너잖아(웃음).김택용=나는 우승이 곧 실력이라 생각한단 말이지. 나는 강민 같아.이제동=저는 김택용이요. 그렇게 따지면 네가 우승한 횟수가 더 많다고(웃음).김택용=나는 아직 스타리그 우승도 없고 마지막 우승도 3년 전이었잖아. 뭔가 나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해.이제동=참 까다롭네(웃음).김택용=최고의 저그가 이제동이라고 말하는 데는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거에요. 그런데 저는 뭔가 애매해요(웃음).이제동=저는 제가 최고의 저그라 생각해요. 개인리그 우승 횟수도 제일 많고 프로리그에서도 가장 많은 활약을 펼쳤잖아요.김택용=나도 당당하게 나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DES=서로에게 빼앗아 오고 싶은 장점이 있을까요?
김택용=우승횟수요. 우승을 하려면 독기가 필요한데 제동이의 독기는 최고인 것 같아요.이제동=여기서 정정하고 싶은 사실이 있어요. 평소에 저는 독기가 없습니다. 게임 할 때만 잠깐 생기는 거에요. 제 성격이 얼마나 동글동글한데요(웃음). 이상하게 연습할 때랑 게임 할 때 다른 사람이 빙의 되는 것 같다니까요. 김택용=그러면 너에게 빙의 되는 귀신을 나한테 넘겨(웃음).이제동=저는 택용이의 잘생긴 외모와 인기를 빼앗고 싶어요. 물론 팬은 저도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한정된 이야기잖아요. (김)택용이는 평소에도 술 마시다가 여자들이 와서 번호를 물어볼 정도로 멋있는 남자거든요. 여자친구도 많을 것 같고 부러워요.김택용=왜이래. 너도 소문 많아(웃음). 나만 아는 그런 소문이 있다고(웃음).이제동=잠깐만. 우리 서로 이렇게 폭로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웃음).김택용=네가 먼저 시작했다고(웃음). 그리고 여자 만날 수도 있지(웃음).이제동=지금까지 한 말은 모두 없었던 것으로 해주세요(웃음).*하편으로 이어집니다.[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관련 기사 [화보] 이제동-김택용의 특별한 만남[창간특집] 이제동과 김택용의 아주 특별한 만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