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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업그레이드판 '김구현 리턴즈'

[핀포인트] 업그레이드판 '김구현 리턴즈'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 1라운드 마지막 MVP로 선정된 공군 김구현.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이 시작된 지 2개월이 되어 갑니다. 1라운드가 벌써 마무리됐는데요. 매 경기 눈을 뗄 수 없는 명승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핀포인트'를 통해 소개해드릴 경기는 공군 에이스 김구현과 웅진 스타즈 김명운의 대결입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이 경기는 김구현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김구현이 합류한 이후 공군은 첫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삼성전자와 웅진을 상대로 2연속 승리를 따내면서 1라운드를 5위로 마감했습니다. 김구현이 공군이 이긴 경기에서 모두 마무리를 맡았다는 점도 매우 상징적입니다. 또한 이번 시즌에 프로토스 종족들이 선전을 펼치고 소화할 수 있는 맵이 다양하다는 측면에서 김구현이 일찌감치 경기 감각을 찾았다는 점도 공군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구현이 1라운드 6주차에서 주간 MVP로 선정된 웅진 김명운과의 경기를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차 작전 실패
'체인리액션'에서 펼쳐진 경기는 무난하게 시작됐습니다. 김구현과 김명운 모두 초반 타이밍 러시를 노리지도 않았고 중반전을 도모했습니다. 김구현은 앞마당에 파일런과 포지, 게이트웨이를 지으면서 넥서스를 안착시켰고 김명운 또한 앞마당에 이어 12시 지역에 해처리를 펼쳤죠.

변수는 김구현의 다크 템플러였습니다. 질럿이 4기까지 모였고 커세어가 3기 정도 확보된 시점에 김구현은 치고 나갑니다. 물론 큰 피해를 줄 것이라 예상하기 어려운 병력의 수였기에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다크 템플러가 마음 놓고 중앙 지역을 활보할 수 있을 정도만 김명운에게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죠.



◇커세어로 오버로드를 잡아낸 뒤 다크 템플러를 난입시키려 했던 김구현은 김명운의 건물 심시티에 막혀 드론 피해를 주지 못했다.

첫 타깃은 12시였습니다. 김명운의 방어가 허술한 틈을 파고든 김구현은 커세어로 오버로드 2기를 잡아냈습니다. 스포어 콜로니가 건설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다크 템플러가 일꾼을 사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죠. 그러나 김명운의 대처도 훌륭했습니다. 건물을 지으면서 다크 템플러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길을 막았습니다.

김구현은 스피드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질럿으로 김명운의 본진에 난입했고 드론을 일점사하면서 약간의 피해를 입혔습니다만 12시를 공략하려던 다크 템플러가 난입에 실패하며 1차 작전이 실패로 돌아갑니다.

◆다크 템플러 대박
김구현의 2차 작전은 셔틀을 활용한 견제였습니다. 1차로 기획한 다크 템플러 난입이 실패했지만 일단 중앙 지역을 활보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고 김명운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관찰할 수 있었죠.


◇김명운의 뮤탈리스크와 스컬지를 아콘과 커세어로 잡아내는 김구현.

커세어와 아콘을 모은 김구현은 김명운의 뮤탈리스크와 스컬지 견제를 앞마당 지역에서 막아내면서 시선을 빼앗습니다. 일찌감치 로보틱스를 건설했고 셔틀 한 기를 생산해 놓은 김구현은 5시 지역에서 다크 템플러를 셔틀에 태웁니다. 김명운이 뮤탈리스크 컨트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기에 셔틀을 활용한 견제는 노마크였죠.


◇김명운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안 김구현은 셔틀 한 기를 몰래 저그의 진영으로 보냈고 다크 템플러 한 기를 떨어뜨렸습니다. 이 다크 템플러가 무려 14기의 드론을 잡아냅니다.

김명운의 본진에 살포시 다크 템플러를 내려 놓은 김구현은 대박을 터뜨립니다. 다크 템플러 한 기가 잡아낸 드론이 무려 14기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수비에 치중하는 듯하면서도 견제를 동시에 시도했기에 기세 좋게 공격을 퍼붓던 김명운은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었죠.

김명운이 뒤늦게 수비를 하려 병력을 퇴각시키자 김구현은 한 차례 더 드롭을 시도합니다. 이번에는 질럿 4기를 셔틀에 태웠고 다크 템플러를 내려 놓았을 때와 똑같은 경로로 병력을 떨궜습니다. 이번 타깃은 스파이어였죠. 공격력이 업그레이드된 상태에서 질럿 4기가 일점사를 시도하자 스파이어는 금세 파괴됐습니다. 공중에 대한 권리까지 김구현에게 넘어오면서 승부는 사실상 끝이 났습니다.


◇2차 드롭으로 떨어진 유닛은 질럿. 스파이어를 일점사하면서 공중을 장악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완벽한 운영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견제 플레이를 성공했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역러시입니다. 저그 종족의 유닛이 생산 타이밍도 짧고 자원도 덜 들어가며 조합이 됐을 때 프로토스 유닛보다 효율이 좋습니다.

저그가 견제를 당하면서 발끈한 상황에서 맹공을 퍼부을 때 프로토스는 하이템플러를 살려 놓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남아 있는 뮤탈리스크로 하이템플러를 요격하면서 사이오닉 스톰을 사용하게 한 뒤 히드라리스크와 저글링으로 공격을 들어오게 되면 프로토스가 한 순간에 밀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중앙 지역에서 힘싸움을 펼치는 김구현. 이미 하이템플러를 확보하고 있었기에 김명운의 히드라리스크가 녹아내렸죠.

김구현의 경우에는 김명운의 선택까지도 이미 알고 있다는 듯 효율을 극대화하는 병력을 구성합니다. 히드라리스크에 대한 효율이 좋은 드라군을 게이트웨이에서 한 차례 생산한 김구현은 다음 유닛으로 질럿을 택합니다. 하이템플러를 드라군과 커세어로 보호하면서 언덕 위에서 전투를 펼친 뒤 질럿이 생산되면 중앙까지 치고 나가는 선택은 일품이었습니다.

이 타이밍에 7시와 6시 지역에 넥서스까지 건설이 완료되고 캐논 방어선까지 갖춰지니 김명운은 더 이상 공격할 틈을 찾지 못했습니다.


◇6시 지역으로 타깃을 바꾼 김명운이지만 김구현은 캐논을 4개나 건설하면서 방어해냈습니다.

◆김구현의 트레이드 마크인 셔틀
저그를 상대하는 프로토스 선수들의 패턴은 선수들마다 다릅니다. 저그전 최강으로 꼽히는 김택용의 경우 질럿의 스피드 업그레이드와 공격력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뒤 확장 기지에 방어진이 형성되기 직전 공격하는 플레이를 선호합니다. 커세어가 언제나 동반되기 때문에 저그 입장에서는 오버로드가 잡히면서 인구수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하고 그러다 보면 질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프로토스의 병력을 막기가 어려워지죠.

송병구의 경우에는 드라군과 리버, 하이템플러를 조합하길 좋아합니다. 요리조리 파고드는 질럿보다는 우직하게 장거리에서 지원사격을 하는 유닛들을 선호하죠.

김구현이 전성기 때 저그를 상대했던 경기를 보면 셔틀을 자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동 수단인 셔틀의 스피드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고 질럿, 하이템플러, 다크 템플러, 리버 등 온갖 병력을 실어 나르면서 드론 사냥에 주력했죠.

이번 김명운과의 경기에서도 김구현이 보여준 전술 운용의 키포인트는 셔틀입니다. 커세어와 지상군으로 김명운의 시선을 사로잡은 뒤 몰래 빼놓은 셔틀에서 다크 템플러를 내려 놓으면서 일꾼을 사냥했고 2차 셔틀 운용을 통해 스파이어를 깨뜨리면서 심리적인 우위를 장악하는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이 경기의 해설을 맡은 유대현 해설자의 말이 생각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김구현 리턴즈'라는 한 단어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겠네요. 김구현은 김택용의 스타일과 흡사한 플레이를 이어가면서도 트레이드마크인 셔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했죠. 더욱 강해져서 돌아온 김구현의 플레이였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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