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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의 핀포인트] 테란전에 꼭 필요한 아비터

[이소라의 핀포인트] 테란전에 꼭 필요한 아비터
◇아비터 전략에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김동수(왼쪽)와 강민.

아비터 활용에 대한 첫 기사에 많은 분들이 글을 적어 주셨네요. 추억에 젖게 만드는 명경기들이었죠? 김동수나 강민이나 프로토스가 테란을 상대하는 패턴을 새롭게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선수들이라 생각됩니다. 뭔가 답답하게 막혀 있을 때 발상의 전환을 하도록 발판을 닦아준 사람들이 '선구자'라 불리면서 팬들이 오랜 사랑을 받습니다.

김동수와 강민이 사용한 아비터 전략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스타팅 포인트가 섬 지역으로 되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란과의 경기에서 아비터를 활용한 전략이 구사됐다는 것이지요. 프로토스전에서 공중으로 병력을 실어 나르기 어려운 테란의 허점을 파고 들어 아비터를 이른 타이밍에 확보하고 리콜을 통해 흔드는 전술이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지상맵-지상으로 병력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맵-에서 아비터 전략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OS가 만들어낸 아비터 전략
지상맵에서 후반부에 깜짝 아비터가 등장하는 경기는 몇 차례 존재했지만 체계적인 전략으로 승화되지는 못했습니다. 선수들의 임기응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자원은 많고 테란 병력을 정면 돌파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고 아비터가 통하지 않으면 캐리어로 전환화면 되니까라는 복잡다단하면서도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주로 쓰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MBC게임 히어로, 정확하게 말하면 POS 선수들이 아비터라는 유닛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그 중심에는 박용운 코치와 박지호라는 조합이 존재합니다. 박용운 코치는 30대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라며 POS에 들어왔으나 실력보다는 전략 구상 능력이 빼어나 코치 제의를 받았고 박지호는 패기로 똘똘 뭉쳤으나 객기가 되어 버리는 상황이 더 많은 선수였습니다.

[이소라의 핀포인트] 테란전에 꼭 필요한 아비터

◇지상맵에서 아비터를 구사할 수 있는지를 연구한 박용운 코치(현 SK텔레콤 T1 감독)와 박지호.

두 사람은 의기투합을 하게 됩니다. 2004년까지 조정웅 감독 휘하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박지호는 2005년 하태기 감독이 이끄는 POS로 이적합니다. 그리고 박용운 코치를 만나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연구하기 시작하죠.

테란을 주로 플레이했던 박용운 코치는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펼치면서 프로토스가 아비터를 일찌감치 보유한다면 테란이 정말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곧바로 박지호와 함께 아비터를 최적화시켜서 생산하는 타이밍을 잡게 되죠. 가장 빠른 방법은 다크 템플러로 흔든 뒤에 앞마당 자원을 채취하고 곧바로 넘어가는 것이지만 위험 부담이 있기에 아비터 확보 시점을 조금 늦추는 대신 드라군을 확보하면서 테란의 견제 플레이를 막아내는 전략을 만들어냅니다.

박지호와 아비터는 꽤나 괜찮은 조합이었습니다. 박지호의 특징은 공격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인데요. 특히 테란전에서 질럿을 조합하는 비율을 높이면서 테란의 탱크가 서로 때리도록 만드는 능력이 발군이었습니다. 박지호의 이런 플레이를 '스피릿'이라고 부르면서 높이 샀는데요.

박용운 코치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박지호가 테란과의 중후반전에 질럿의 비중을 높이며 '스피릿'을 발동하는데, 테란이 때맞춰 벌처를 뽑으면 역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팀내 연습에서도 박지호의 성향을 아는 테란이라면 무난히 읽혔다고 하네요. 박지호의 공격 본능을 가장 잘 살려줄 수 있는 유닛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아비터의 클로킹 필드가 합쳐진다면 질럿 한 기, 한 기가 모두 다크 템플러가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지요.

박지호는 스타리그 데뷔 무대였던 2005년 So1 스타리그에서 아비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신드롬을 만들어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경기는 4강전 임요환과의 1세트였죠. 유리하게 풀어갔지만 박지호는 캐리어가 아닌 아비터를 택했습니다. 본진이 섬에 위치한 '815'라는 맵에서 아비터 전략을 성공시킨 박지호는 지상맵인 2세트 '네오포르테'에서도 아비터를 준비합니다. 셔틀에 태운 리버로 흔들기를 완료했고 지상군으로 압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뒤 아비터로 마무리를 하려고 했죠. 물론 그 전에 혼을 실은 질럿과 드라군으로 마무리를 했지만요.

이후 박지호의 패스트 아비터 전략은 프로토스 선수들 사이에서 다듬어지면서 완전한 형태를 이뤄냈죠. 오영종이 아비터와 캐리어를 오가는 후반 운영을 통해 So1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임요환을 꺾어냈고 이후 김택용, 도재욱 등이 계보를 이으면서 아비터를 주로 사용하는 테란전 양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소라의 핀포인트] 테란전에 꼭 필요한 아비터

◇아비터의 리콜은 테란의 조이기를 무시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조이기를 비웃는 리콜
2002년 이윤열, 2004년 최연성이 전성기를 맞으면서 프로토스는 병력의 수와 업그레이드로 승부를 거는 테란 플레이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섬맵에서는 테란의 기동성이 절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프로토스가 이점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지만 지상맵에서는 테란의 다양한 전술에 휘둘리면서 암흑기를 맞게 됩니다.

2004년과 2005년 테란은 FD(Fake Double페이크 더블)이라는 전략을 유행시킵니다. 배럭에서는 머린을, 팩토리에서는 벌처와 탱크를 생산해 치고 나가면서 프로토스를 압박하고 앞마당에 커맨드 센터를 가져가며 프로토스보다 먼저 확장 기지를 가져갑니다. 이후 6개의 팩토리까지 늘려 놓은 뒤 프로토스를 힘으로 누르거나 조여서 고사시키는 전략의 틀을 잡게 됩니다.

당시 프로토스가 테란을 상대하는 일반론은 확장 기지를 하나 이상 더 가져가면서 백병전을 펼치든지, 같은 수의 확장 기지라면 캐리어를 확보하면서 테란의 조이기가 앞마당 지역까지 닿을 때 깜짝 캐리어로 병력을 잡아내고 밀어붙이는 방식이었습니다. 따라서 프로토스의 스타게이트가 보이면 테란은 캐리어라고 생각을 하게 됐죠.

김동수와 강민 등이 섬맵에서 아비터의 유용성을 보여주자 프로토스 선수들은 서서히 지상 맵에서의 활용도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는 리콜에 대한 재발견이 시작됐죠.

리콜은 아비터의 마나가 150까지 차야만 시전할 수 있습니다. 아비터가 생산되고 나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에 다들 답답하게 생각했죠. 그러나 리콜이 테란의 본진이나 주요 확장 기지에 떨어지면 병력을 퇴각시킬 수밖에 없기에 효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테란이 조이기에 신경을 쓰느라 본진에 병력이 없을 때에는 경기를 뒤집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었죠.

아비터가 리콜을 활용하기 좋은 이유는 체력이 좋기 때문입니다. 체력이 200, 실드가 150인 아비터는 어지간한 터렛의 공격을 맞으면서 들어갑니다. 유유히 테란의 진영에 들어간 뒤 프로토스의 유닛을 리콜하게 되면 테란은 병력을 퇴각해야만 하죠.

[이소라의 핀포인트] 테란전에 꼭 필요한 아비터

◇상대 유닛을 얼려 일정 시간 동안 공격력을 마비시키는 아비터의 마법인 스테이시스 필드. 테란의 탱크에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스테이시스 필드도 효과적
프로토스가 테란전에서 새롭게 눈 뜬 활용법은 스테이시스 필드라는 기능입니다. 마법을 사용한 목표 지점 주위의 유닛들을 얼리는 기능인데요. 테란이 공격력과 방어력을 업그레이드한 뒤 치고 나올 때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사용해주면 효과적인 기능입니다.

프로토스가 테란을 지상군으로만 상대할 때 부담되는 유닛은 바로 탱크입니다. 질럿이야 탱크의 모든 데미지를 입지 않지만 드라군에게는 탱크의 공격이 치명적입니다. 마인을 제거하려고 달려 들다가 드라군이 녹아 버리고 벌처에 질럿이 따로 따로 잡히는 경험을 많이 해보셨을 것입니다.

이럴 때 아비터의 스테이시스 필드가 매우 효과적입니다. 탱크가 모여 있는 곳에 스테이시스 필드를 사용해 얼려 놓은 뒤 질럿과 드라군으로 공격을 시도하면 탱크의 화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프로게이머들간의 경기에서는 스테이시스 필드가 특이하게 활용되기도 하는데요. 아비터가 포함된 병력을 리콜한 뒤에 테란이 수비를 위해 본진으로 올라오려 할 때 질럿이나 드라군 한 기를 입구에 세워 놓고 스테이시스로 얼려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테란의 유닛이 본진으로 진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많이 줄 수 있습니다.

다음 회에서는 아비터의 각종 기능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해드릴테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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