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입니다.
지난 주에는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에서 바이오닉 병력을 무섭게 만들어 버린 불곰의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에서는 메딕이 없으면 그다지 쓸모가 없었던 바이오닉 병력이 스타2에서는 불곰 덕에 다시 태어나게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크기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 토르, 울트라리스크, 추적자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불곰 덕에 테란은 어떤 종족과 대결할 때도 후반에 바이오닉 병력을 적극 사용하게 됐죠.
얼마 전 한 해외 팬을 만났는데 캐나다에서 온 그 팬 역시도 불곰의 영어 이름인 '머라우더' 대신 불곰이라고 하더군요. 한국 선수들의 불곰 운영이나 컨트롤은 단연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습니다. 특히 최성훈 선수가 잘 쓰는 것 같다고 전한 이 해외 팬은 "불곰 때문에 테란을 플레이하게 될 정도로 좋은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테란 프로게이머들은 불곰도 그저 테란의 유닛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사기설'을 일축했습니다. 스타2가 처음 나왔던 초반에는 불곰이 워낙 강력해 사기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었지만 지금은 대처 방법도 많이 나왔고 불곰 역시 다른 유닛과 마찬가지로 컨트롤이나 조합을 잘 해야만 강력함을 발휘한다며 '사기 유닛'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더군요.
참 재미있게도 불곰에 대해 프로게이머들에게 물어보니 스타1 벌처에 대해 질문했을 때와 같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테란들은 하나같이 "강한 유닛이 아니다"라고 발뺌한 반면 프로토스는 "사기 유닛"이라고 했으며 저그 역시 "사기성이 짙은 유닛"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게임이든 사기 유닛이나 사기 캐릭터는 존재하나 봅니다.
지난 주에는 불곰의 기본 정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번 주에는 불곰이 각 종족전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프로토스가 싫어하는 유닛 1순위 불곰
스타1에서 프로토스가 테란의 벌처를 가장 싫어했다면 스타2에서는 아마 불곰을 가장 싫어하는 유닛으로 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저그 보다는 프로토스 선수들이 불곰을 상대하는데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우선 프르토스의 초반 유닛인 광전사는 상성만으로 볼 때 분명 불곰에게 강한 유닛입니다. 그러나 이는 돌진업그레이드를 하고 난 뒤의 이야기라고 하네요. 돌진업그레이드가 되지 않고 광전사 혼자 있을 시 불곰은 광전사를 굳이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불곰의 무빙샷에 광전사가 농락당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네요.
하지만 광전사는 불곰의 중장갑 추가 데미지에 피해를 입지 않는 경장갑인데다 체력이 좋기 때문에 불곰의 공격에 잘 버팁니다. 따라서 요즘 프로토스는 광전사를 불곰의 공격을 버텨주는 용도로 많이 사용합니다. 다른 유닛과 조합된다면 광전사는 불곰에게 상성 능력을 발휘할 수 있죠. 단지 초반에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프로토스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하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불곰은 프로토스의 주력 유닛이라 볼 수 있는 추적자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추적자는 불곰의 충격탄을 맞아 전멸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곰이 무섭다고 추적자를 생산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스타1에서 프로토스가 시즈모드 탱크가 무섭다고 드라군을 생산하지 않을 수 없듯 말이죠.
◇충격탄 업그레이드를 완료하자 프로토스 유닛을 녹여 버리는 불곰.
따라서 당장 초반 교전에서는 추적자는 불곰을 피해 다니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에 프로토스들은 추적자와 불멸자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불곰 때문에 불멸자를 너무 많이 조합하는 것도 효율적인 싸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다른 종족전에서는 불곰이 후반으로 가도 강력함을 발휘하지만 프로토스전에서는 의외로 후반에 자주 쓰이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돌진 업그레이드를 마친 광전사와 집정관이 불곰을 워낙 잘 잡아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불곰이 아예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테란이 프로토스가 자원을 원활하게 가져가지 못하도록 견제해 주는 것이 중요한데 건물을 파괴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불곰을 조합한 의료선 드롭 견제에 불곰이 자주 쓰이니 후반에 쓸모 없는 유닛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불곰이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저그전
프로토스전에 비해 저그전에서 불곰은 악명을 떨치는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이는 불곰의 최대 장점이라 볼 수 있는 충격탄이 다수 저글링을 만나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그 입장에서는 값싼 유닛인 저글링으로 불곰을 상대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토스보다는 불곰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그에게는 해병이 무서워 벌벌 떠는 맹독충이라는 유닛이 존재하는데요. 이때 불곰은 맹독충을 온 몸으로 받아내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맹독충을 없애주는 고마운 유닛이긴 하지만 저그가 저글링과 감염충 위주로 병력을 구성하게 되면 테란은 불곰을 생산하는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저그전에서 불곰이 위력을 발휘할 때는 오히려 후반입니다. 저그가 주력 병력을 바퀴나 울트라리스크로 전환하게 되면 불곰은 상성상 앞서기 때문에 불곰이 테란 선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유닛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배틀넷에서 전투자극제와 무빙샷 컨트롤을 활용한 불곰 10기가 울트라리스크 5기를 순식간에 잡아내는 모습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몸집이 몇 배나 큰 유닛을 상대로 당당하게 싸우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저그가 바퀴를 생산하자 불곰을 조합한 테란 병력.
하지만 최근에는 아무리 불곰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테란이 불쌍해 보이더군요. 저그가 울트라리스크와 함께 저글링과 감염충을 함께 조합하면 제 아무리 불곰이라 해도 상대가 되지 않다고 하네요. 테란이 불곰과 함께 공성전차 등 고급 유닛을 조합해도 저그가 점막 공사를 잘 해놓으면 테란 입장에서는 할 것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스타1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스타2에서 매력적인 존재로 각광 받고 있는 불곰. 앞으로도 불곰이 계속 테란 선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유닛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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