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입니다.
지난 주에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에는 없었던 유닛이지만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에서 등장해 저그의 패러다임을 바꿔 버린 바퀴라는 유닛의 기본 정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바퀴에 대해 칼럼을 쓰면서도 정말 이름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절로 했는데요. 바퀴에 대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유닛 자체가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으며 무한 번식 능력이 발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게 이동할 수 있는 땅굴발톱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바퀴벌레와 너무나 비슷한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바퀴벌레 역시 하나가 보이면 그 뒤에 수많은 바퀴벌레가 있다는 암시이고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 눈에는 잘 띄지 않죠. 게다가 엄청난 번식 능력을 보여주며 지구가 멸망해도 바퀴벌레는 살아남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저그의 바퀴 역시 마찬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으니 스타2 유닛 가운데 가장 잘 지은 이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바퀴벌레가 얼마든 퇴치가 가능하듯 스타2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벌레 퇴치 업체를 부르거나 약을 조금만 써도 바퀴벌레를 우리 집에서 내쫓을 수 있는데요. 바퀴 역시 저그가 고급 유닛으로 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지만 상대의 병력을 몰살시키거나 모든 것을 끝내버릴 정도의 화력은 없는 것이 단점입니다.
저그가 바퀴를 얼마나 잘 쓰냐에 따라 우리는 경기를 후반까지 볼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되는데요. 저그가 바퀴를 정말 잘 활용해 초반에 끝낼 수 있는 전략을 들고 나오면 초반에 끝나는 것이고요. 바퀴를 시간을 버는 용도로 쓴다면 후반까지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성공했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겠지만요.
오늘은 바퀴를 각 종족전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리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프로토스전은 히드라급
지난 주에도 말했듯 바퀴는 스타1의 히드라리스크와 비슷한 유닛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모든 것이 다르지만 부화장 단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것과 초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테란전보다는 프로토스전에 주로 쓰인다는 사실 등 활용 방법에서도 스타1 히드라리스크와 매우 유사합니다.
◇프로토스전 초반 바퀴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입니다.
프로토스를 상대할 때 바퀴는 반드시 생산해야 하는 유닛 가운데 하나입니다. 바퀴를 기본 병력으로 생산해 시간을 번 뒤 상대의 거신이나 집정관 등을 상대할 수 있는 타락귀와 무리군주 등을 생산해야만 저그는 프로토스와의 장기전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퀴로 시간을 벌지 못한다면 프로토스의 공세에 곧바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바퀴와 히드라리스크 조합으로 프로토스를 상대해 중반에 무너트리는 전략도 자주 사용합니다. 다만 스타2 히드라는 값도 비싸고 기동력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바퀴와 타락귀 조합을 선호합니다.
프로토스전에서 바퀴를 더 많이 쓰는 이유는 광전사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기 때문인데요. 바퀴는 각 종족의 초반 유닛에 강한 면모를 보이기 때문에 저그가 체제를 전환할 때 시간을 벌어주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게다가 잠복해서 이동할 수 있는 땅굴발톱을 활용하면 한번 사용할 수 있는 전략 등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초반에는 저글링과 바퀴의 땅굴발톱을 활용해 프로토스 입구 지역 심시티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 뒤 앞마당이나 본진을 급습해 초반에 끝내 버리는 전략이 자주 나왔습니다.
그러나 프로토스전에서도 바퀴의 천적인 추적자가 있기 때문에 전천후 유닛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바퀴는 생각보다 사거리가 짧기 때문에 추적자 컨트롤로 충분히 바퀴를 잡아낼 수 있으며 점멸 연구가 끝난 상황이라면 바퀴는 더더욱 추적자를 잡기 힘듭니다.
◇교전에서 맷집 역할로 바퀴를 섞어준 모습입니다.
따라서 바퀴는 프로토스가 조합된 병력을 갖춰 나올 때 저그의 타락귀 등 고급유닛이 나올 때까지 강력한 체력으로 맷집 역할을 해줍니다. 교전 때도 광전사의 공격을 분산시키는 등 맷집 유닛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내곤 하죠. 프로토스가 거신을 조합해 저그 진영으로 공격 올 때 타락귀가 나올 때까지 무한 바퀴를 생산해 수비하는 저그의 모습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바퀴를 활용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점은 바퀴의 숫자를 적정한 수치로 맞추는 것입니다. 바퀴를 너무 많이 생산하게 되면 저그의 체제 전환이 지연되면서 오히려 해가 될 경우도 있습니다. 시간을 벌 수 있을 정도로만 생산하고 바퀴가 죽으면 딱 그만큼만 다시 생산해서 또다시 상대 유닛과 전투를 벌이는 등 적정 수를 항상 마음 속에 생각해둬야 합니다. 바퀴 하나만으로는 화력이 세지 않기 때문에 유닛 수는 훨씬 많다고 하더라도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교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프로토스전에서 바퀴의 적정수는 과연 얼만큼일까요? 선수마다 다르다고 하는데요. 보통 바퀴는 시간을 버는 용도로 쓸 때는 20기 정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적당합니다. 컨트롤이 좋은 선수들은 16기까지 낮추는 경우도 있는데 바퀴의 경우 컨트롤을 할 여지가 별로 없는 유닛이기 때문에 보통 20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테란전에서 바퀴는 무용지물?
테란전에서는 프로토스전에서만큼 바퀴가 자주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테란이 저그전에서 무조건 생산하는 불곰에 무척 약하기 때문인데요. 불곰의 충격탄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바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바보 유닛이 되고 맙니다.
스타1 히드라리스크와 비슷하죠? 스타1에서도 히드라는 테란전에서 럴커로 변신하기 위해 생산하는 유닛일뿐 주력 병력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초반에 자주 사용되는 테란의 화염차 찌르기 등 견제를 방어하는데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수비용 유닛으로 등장하기는 합니다.
◇테란전에서 초반 바퀴 올인 공격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테란이 넓은 입구를 심시티로 막고 수비적으로 경기를 진행한다면 가끔 공격적인 선수들은 바퀴와 저글링을 조합해 입구 지역을 뚫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워낙 요즘은 테란 선수들의 수비가 좋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자주 나오지는 않습니다.
초반이 아니라면 테란전에서 바퀴를 보는 일은 드뭅니다. 차라리 저글링과 맹독충을 섞어주지 바퀴를 섞는 저그 선수들은 별로 없습니다. 테란 선수들이 바퀴에 대해 내성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선수들의 경기가 더 발전하게 된다면 테란전에서도 바퀴를 활용한 다양한 전략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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