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 소드 김상수에 의해 방송 경기서 처음으로 조명된 챔피언 이블린
은신 기술 활용하며 '홍길동' 활약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얼마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십 한국대표 선발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치열한 접전 끝에 미국행 티켓을 거머쥔 팀은 나진 소드였는데요. 나진 소드는 LG-IM, 제닉스 스톰을 손쉽게 연파했지만 결승전에서는 아주부 블레이즈와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습니다.
결승전 모두 명경기였지만 특히 1세트에서 나진 소드의 중단 담당 '쏭' 김상수가 보여준 이블린 플레이는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블린은 그동안 특별한 매리트가 없는 스킬 및 궁극기, 팀 파이트에서의 역할 부재, 종잇장 같은 체력 때문에 '고인'으로 치부되던 챔피언이었습니다. 이블린은 선택만 하면 일명 '트롤픽'으로 간주되는 슬픈 챔피언이었죠.
얼마전 리메이크된 이블린은 선수들 사이에서 연구가 거듭됐고 최근 중단 라인에서의 재발견이 이뤄지면서 OP(Over Power)챔피언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습니다. 최근 랭크 게임에서는 챔피언 선택 금지 과정에서 이블린을 금지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지난 21일 나진 소드와 아주부 블레이즈의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십 한국대표 선발 결승전 1세트 경기는 왜 이블린이 최근 각광받고 있는지 보여준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나진 소드 '쏭' 김상수가 플레이한 이블린이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보시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퍼스트 블러드는 경기 6분경 나왔습니다. 미니언 사냥에 열중하던 김상수는 아주부 블레이즈의 중단 라이너인 '앰비션' 강찬용이 늑대를 잡으러 간 것을 보고 뒤로 살짝 빠져 본진으로 귀환하는 척했습니다. 실상은 뒤쪽으로 빙 둘러 하단 라인을 기습하기 위함이었죠.
김상수는 아주부 블레이즈의 와드가 사라진 시점을 정확히 꿰뚫고 정글러 '와치' 조재걸의 마오카이와 함께 라인 습격을 감행합니다. 조재걸의 마오카이가 점멸 이후 뒤틀린 전진으로 '캡틴 잭' 강형우의 코르키를 묶은 뒤 김상수가 궁극기와 점멸, 점화를 이용해 퍼스트 블러드를 가져갑니다.
또 '프레이' 김종인의 그레이브즈와 '카인' 장누리의 소나가 '러스트보이' 함장식의 케일을 공략하며 하단 라인에서 2킬을 기록, 나진 소드는 제대로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조재걸의 마오카이가 타워의 공격을 몸으로 맞아주는 사이 나머지 세 명이 마음껏 공격을 가한 것이죠. 곧바로 카서스의 진혼곡이 떨어졌지만 마오카이가 가까스로 생존하면서 나진 소드는 초반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쏭' 김상수가 퍼스트 블러드를 가져가는 모습입니다.
다시 한 번 하단 라인 습격을 감행한 김상수는 위기에 봉착합니다. 삼거리 지역 수풀에서 '헬리오스' 신동진의 스카너가 기다리고 있던 것이죠. 이블린을 은신 상태로 만들어주는 패시브 스킬을 견제하기 위해 미리 투명 감지 와드를 설치해 놓은 아주부 블레이즈는 이블린이 접근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덮칩니다.
하지만 김상수는 스카너의 꿰뚫기에 케일과 코르키의 공격을 받아 1킬을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이 올 때까지 최대한 버티며 장누리에게 1킬을 선물했습니다. 리메이크되기 이전의 이블린이라면 진작에 순간 삭제됐을 상황이었지만 적중시킨 챔피언 수에 비례해 보호막이 생성되는 이블린의 궁극기인 고통스런 포옹으로 버틴 것이죠.
김상수는 중단 라인에서 강찬용을 상대로 솔로킬을 따냅니다. 카서스의 논타기팅 스킬인 황폐화를 이리저리 피하며 증오의 가시와 유린의 데미지를 앞세워 킬에 성공한 것이죠. 카서스의 부패 데미지는 궁극기의 보호막으로 커버가 가능했습니다.
◇국내 최고의 AP 딜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강찬용을 상대로 솔로킬을 따낸 뒤 유유히 빠져나가는 김상수.
또 김상수는 16분경 중단 라인에서 벌어진 팀 파이트에서 한 번 더 카서스를 잡아냈고 하단 라인에서 홀로 미니언을 사냥하던 코르키를 순식간에 제압합니다. 궁극기-죽음 불꽃 손아귀-증오의 가시-유린 콤보가 적중하자 코르키는 도망갈 틈도 없이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이블린의 스킬 중 하나인 어둠의 광기는 5레벨을 달성할 경우 3초 동안 이동 속도가 무려 70%나 증가합니다. 5레벨 기준 재사용 대기 시간이 8초이니, 8초마다 슈렐리아의 몽상을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슈렐리아의 몽상이 40% 이동속도 증가 효과를 부여하니까 어둠의 광기라는 이블린 스킬의 효율이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또 이블린에게 적용된 모든 둔화 효과가 제거되기 때문에 생존과 추격 모두 뛰어난 활용도를 보입니다.
아주부 블레이즈의 정글 지역에 홀로 있던 김상수는 스카너, 제이스, 코르키의 공격을 받아 빈사 상태가 됩니다. 한 번의 공격만 받아도 전사할 처지였죠. 하지만 김상수는 어둠의 광기를 활용해 빠르게 전장을 이탈했고 제이스의 전격 폭발을 피하는 센스까지 보여주며 도주에 성공합니다.
◇제이스의 전격 폭발을 피한 뒤
◇실날같은 체력을 남기고 도주에 성공한 김상수의 이블린.
김상수를 쫓기 위해 아주부 블레이즈는 강찬용을 제외한 4명이 드래곤 지역에 있었습니다. 나진 소드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중단 1차 포탑을 홀로 지키던 카서스를 순식간에 제거하고 포탑까지 파괴하는 쾌거를 거둡니다.
나진 소드는 비록 드래곤은 내줬지만 '막눈' 윤하운이 킬을 올렸고 나머지 세 명이 어시스트를 기록해 골드를 받았죠. 또 포탑을 파괴하면서 팀 전원에게 150 골드가 들어왔습니다. 김상수의 플레이로 나진 소드는 더 많은 이득을 챙긴 것이죠.
◆쿼드라 킬로 대미를 장식한 이블린
경기 시작 26분경 중단 라인에 모여있던 아주부 블레이즈를 나진 소드가 덮칩니다. 윤하운의 이렐리아가 칼날 쇄도에 이은 균형의 일격으로 스카너를 공격하면서 한판 싸움을 개시했죠.
김상수는 앞서 열거한 콤보로 카서스와 스카너를 순식간에 제압하며 더블 킬을 올렸습니다. 또 챔피언을 처치하거나 어시스트를 올리면 스킬 재사용 시간이 초기화되는 어둠의 광기에 점멸을 더해 빠르게 코르키에게 접근, 강형우를 잡아내고 트리플 킬에 성공합니다.
홀로 남은 함장식의 케일은 김상수의 좋은 먹잇감이었습니다. 케일에게는 최대 3초간 대상을 무적으로 만들어주는 중재라는 궁극기가 있지만 이미 코르키에게 궁극기를 사용한 케일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죠. 함장식은 점멸을 사용해 벽을 넘어 도주하려고 했지만 컨트롤 실수가 나오면서 이블린 쿼드라 킬의 제물이 됐습니다.
◇쿼드라 킬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쏭' 김상수.
이 전투가 끝난 뒤 전의를 상실한 아주부 블레이즈는 곧바로 항복을 선언했는데요. 나진 소드의 1세트 승리는 값졌습니다. 나진 소드는 2, 3세트를 아주부 블레이즈에 내리 내주며 탈락 위기에 내몰렸습니다만 1세트 승리는 나진 소드가 4세트부터 아주부 블레이즈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었기 때문이죠.
1세트에서 아주부 블레이즈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한 나진 소드의 중심에는 '쏭' 김상수의 이블린이 있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