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입니다.
지난 주에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에서 테란에게 강력한 힘을 부여했던 메딕과 드롭십 기능이 합쳐져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에 등장한 의료선의 기본 정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드롭십이 메딕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과연 바이오닉 병력의 기동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팬들의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바이오닉 병력의 경우 워낙 공격 타이밍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테크트리를 올려야지만 생산이 가능한 의료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컨트롤에도 힘들지 않겠냐는 예상도 지배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타1 메딕 보다는 해병이나 불곰과 함께 의료선을 컨트롤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테란 선수들은 의료선의 존재를 그다지 반갑게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프로게이머들은 달랐습니다. 오히려 의료선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상황을 이용하더군요. 예전에는 드롭십을 생산해야지만 견제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의무적으로 의료선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견제가 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죠. 상대는 의료선 드롭에 신경을 써야 하고 이를 이용한 테란의 새로운 전술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롭십과 마찬가지로 의료선 역시 눈치가 빨라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프로게이머들의 충고입니다. 지금 상대가 병력을 이끌고 나와야 하는 상황을 잘 파악한 뒤 견제를 해야 통한다는 것인데요. 만약 흐름을 잘 읽지 못하고 무턱대고 견제를 시도했다가 의료선을 잃는다면 스타1에서 드롭십 하나 잃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피해가 생기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의료선이 사라지면 바이오닉 병력은 치료를 받을 수가 없으니까요.
◆양날의 검
어떤 유닛이든 잘 사용해야만 그 유닛의 장점을 활용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마법이 많은 유닛이라 하더라도 선수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의료선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유닛들에 비해 유독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료선이 스타2에서 드롭십과 메딕의 기능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저 견제용으로만 사용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치료용으로만 사용해도 안 되는 프로게이머에게는 의외로 골치 아픈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하는 것이 바로 의료선입니다.
테란이 의료선을 보유하게 되면 상대는 의료선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견제의 위협에서도 벗어나고 병영에서 생산되는 지상 병력의 힘을 약화시키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테란은 상대의 공격을 분산시키거나 공중을 공격할 수 있는 유닛을 상대에게 강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테란은 의료선을 보여만 줘도 상대가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만들 수 있죠.
◇의료선이 중앙 교전에 동원된 모습입니다.
이 때문에 테란은 위험을 자처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를 생각하게 만든 뒤 허를 찌르는 견제 등 공격적인 시도를 반드시 해야만 의료선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것인데요. 의외로 이 작업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결국 의료선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상대의 대처에 오히려 의료선만 모두 잃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합니다.
존재만으로도 상대를 헷갈리게 만들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면 상대가 대처할 상황을 만들어 줘 오히려 자신을 위험에 빠트리게 만드는 의료선. 테란 선수들이 의료선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지 없는지가 갈린다고 평가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절대 농담으로 들리지 않네요.
◆견제할 때 의료선은 어디에 둬야 할까?
해병, 불곰 등을 의료선에 태워 상대 본진에 견제를 갔다고 가정해 보면 독자 여러분은 의료선을 계속 본진 위에 두고 병력들을 치료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뒤로 빼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셨나요?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과연 계속 견제를 도와주는 것이 이득인지 아니면 뒤로 빠져서 다음에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선을 지키는 것이 더 이득인지 언뜻 생각해 보면 참 답을 내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의료선은 견제 초반 바이오닉 병력을 치료해 주지만(위) 이내 안전 지대로 피신(아래)합니다.
대다수의 테란 프로게이머들은 견제를 도와주는 것보다 빼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스타1과 다르게 스타2는 견제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 붓는 것은 좋지 않다네요. 의료선을 컨트롤하며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에 병력을 생산하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는 것이 프로게이머들의 설명입니다. 따라서 드롭십으로 병력을 내린 뒤 의료선을 지키고 나중에 중앙 교전에 동원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프로게이머들은 의료선으로 바이오닉 병력을 치료하면서 수비하는 상대 유닛을 피해 의료선을 살리는 컨트롤까지 해내고 병력도 뽑을 수 있겠죠. 그러나 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일반 이용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뒬지 의문이 드네요. 차라리 의료선을 살리는 것이 나중에 펼쳐질 대규모 교전을 하는데 훨씬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스타2에서 견제에 더 집중하면서 이기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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