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스타크래프트2:군단의 심장이 출시된 이후 새로운 유닛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저그의 군단숙주, 살모사에 대해 소개해 드렸고 지난 주에는 테란의 '염블비'라 불리는 화염기갑병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주 주인공은 자유의 날개에서 없어져서 아쉬움을 남겼던 테란의 복병인 지뢰(마인)입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에서는 벌처가 갖고 있는 기능 중에 스파이더 마인 매설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쓸모 없는 기능으로 치부됐던 마인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어떤 종족전이든 반드시 써야 하는 기술로 평가됐습니다. 그런데 블리자드가 스타2:자유의 날개를 출시하면서 테란의 마인은 종적을 감췄습니다. 스타1에서 워낙 사기라는 평가가 나와서였을까요.
아무튼 군단의 심장이 출시되면서 마인은 한층 진화된 모습으로 복귀했습니다. 더 이상 벌처가 매설하는 부수물이 아니라 인구수를 갖는 당당한 유닛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군단의 심장에서 업그레이드된 지뢰로 돌아온 땅거미지뢰(영어명 Widow Mine)를 보시지요.
◇땅거미지뢰의 제원(출처 : 블리자드 스타2 공식 홈페이지 캡처 캡처하는 타이밍에 미네랄과 개스에 대한 언급이 '-'로 나와 있네요. 광물 75, 개스 25가 소모됩니다).
◆스파이더 마인의 부활
스타1을 좋아하셨던 분들은 스파이더 마인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벌처가 매설할 수 있었던 스파이더 마인은 사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팩토리의 부속 건물에서 개발을 마치면 벌처 한 기당 3기의 마인을 보유하게 됩니다. 벌처를 뽑게 되면 마인은 공짜였으니 벌처를 많이 생산해서 많이 매설하면 테란은 상대 유닛의 정찰도 가능하게 되고 지상군에 대해서는 피해도 입힐 수 있습니다.
벌처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들도 많으시지요. 테란의 병력을 잡으려고 지상군이 뛰어가다가 마인 한 기에 대거 피해를 입는 것은 일반적이고 상대의 드롭 공격을 막기 위해 자신의 자원 지역에 매설했는데 마인이 폭발하면서 제 일꾼이 모두 잡히는 역대박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군단의 심장에서 등장하는 땅거미지뢰는 스타1의 지뢰와는 많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유닛으로 판정한다는 점입니다. 땅거미 지뢰는 인구수를 차지합니다. 광물 75, 개스 25를 투자해서 군수공장(팩토리)에서 생산해야 뽑아지는 유닛입니다. 인구수도 2나 듭니다.
스타1에서 맵 전체적으로 깔리는 스파이더 마인을 보면서 사용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지요. 스파이더 마인도 인구수를 두든지, 마인 하나를 심을 때마다 자원이 소비되도록 설정해야 한다고요. 그것이 스타2:군단의 심장에서 실현됐습니다.
◇'응답하라! 군단의 심장, 더 스페셜'에서 이재호와 김재훈이 경기를 펼치는 장면입니다. 이재호가 김재훈의 본진 근처에 군수공장을 건설하고 땅거미지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위). 생산된 2기의 땅거미지뢰가 군수공장을 지키고 있는 모습입니다(아래).
◆무엇이 달라졌나
스파이더 마인과 땅거미지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앞서 설명한 인구수가 소비되고 생산하는 유닛이며, 자원이 소비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부터는 조금 더 기능적인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땅거미지뢰는 유닛으로 판정되기 때문에 자신이 컨트롤을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동이 가능합니다. 스파이더 마인은 벌처가 이동해서 매설해야 했지만 땅거미지뢰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차이점은 공중 유닛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땅거미지뢰가 처음 공개된 2012년 여름 시기부터 사기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유이기도 한데요. 지뢰이긴 하지만 공중 유닛에도 반응하게 설정이 되어 있기에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발표 당시 땅거미지뢰는 상대 유닛(지상, 공중 모두)에게 달라붙은 뒤 방사형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블리자드의 소개 화면을 봤던 기억이 나는데요. 뮤탈리스크 10여 기가 테란의 진영을 공격하러 가다가 땅거미지뢰에게 발각됐고 2기가 연쇄폭발하자 뮤탈리스크가 순식간에 산화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세 번째로는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스파이더 마인은 1회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인밭'을 뚫을 때 질럿이나 저글링 등을 밀어 넣어 마인을 제거한 뒤 중형 유닛들이 치고 나가서 전투를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땅거미지뢰는 재사용이 가능한 유닛이기 때문에 단발적으로는 제거하지 못합니다. 직접 공격해서 없애야만 합니다. 즉 프로토스는 관측선이나 예언자를 대동해서 시야를 확보하고 공격을 해서 없애야 하고 저그는 감시군주를 통해 땅거미지뢰를 보이도록 만든 뒤 제거해야 하죠.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첫 번째 공격이 끝난 뒤 다음 공격까지는 쿨타임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땅거미지외의 활성화 시간을 줄여주는 천공 발톱 연구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사용까지 걸리는 시간은 40초입니다.
◇이재호가 의료선에 땅거미지뢰 2기를 태워 김재훈의 본진에 드롭했습니다. 김재훈을 탐사정을 앞마당으로 퇴각시켰죠. 땅거미지뢰의 공격에 맞으면 일꾼이 손쉽게 잡히기 때문에 재빨리 뺐습니다(위). 탐사정이 몇 기 없는 공간에서 매복중인 이재호의 땅거미지뢰(아래).
◆공격과 방어의 양수겸장
땅거미지뢰의 등장으로 인해 테란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 유용한 수단을 얻었습니다. 땅거미지뢰는 감시미사일이라는 것을 쏘는 유닛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감시미사일은 125라는 데미지를 한 유닛에게 주고 주위에는 40의 방사형 데미지를 입힙니다. 만약 저글링 한 부대가 뭉쳐 다니다가 땅거미지뢰의 공격을 받는다면 몰살할 수 있지요.
테란은 초반에 땅거미지뢰를 매설해서 방어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군단의 심장에 들어오면서 프로토스가 예언자라는 유닛을 활용해 일꾼 피해를 입히는 전략을 자주 사용하는데요. 땅거미지뢰를 자신의 광물 주위에 매설한다면 견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예언자의 체력이 100, 보호막이 60 정도 되기 때문에 땅거미지뢰로 공격하고 해병으로 마무리할 수 있지요.
김재훈이 이재호의 땅거미지뢰를 제거하는 모습입니다. 땅거미지뢰는 재공격이 가능한데요. 한 번 사용한 이후 재사용되기 전에 공격하면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그전에서는 앞마당에 사령부를 일찌감치 내려 놓은 뒤 벙커와 땅거미지뢰로 저글링-바퀴 조합, 또는 저글링-맹독충 러시를 막아낼 수 있습니다. 프로토스가 고전적인 전략인 추적자와 관측선으로 공격을 시도했을 때에는 땅거미지뢰가 관측선을 제거할 경우 전략을 사전에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공격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초 블리자드의 계획상으로는 땅거미지뢰를 활용함으로써 테란의 메카닉 전략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군수공장에서 생산되는 유닛이기에 공성전차나 화염차 등과의 조합을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렇지만 실제로 선수들은 여전히 해병과 불곰 중심의 바이오닉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물론 군수공장에서 생산되는 화염기갑병을 섞어주기 때문에 한쪽만 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요. 중장기전으로 흘러갔을 때 테란들은 땅거미지뢰를 빈집 털이에 대한 대비용, 또는 본대 병력과 함께 운용하면서 포위 공격을 저지하는 용도로 사용하더군요.
저그전에서는 저글링이 맷집이 되는 것을 땅거미지뢰로 사전에 차단하는 경우가 많고 프로토스전에서는 광전사 중심의 병력의 초반 체력을 빼는 용도로 주로 씁니다.
◇이재호의 땅거미지뢰가 공중 유닛인 예언자를 잡아내는 모습입니다. 스타1의 스파이더 마인과 달리 땅거미지뢰는 공중 공격도 가능합니다.
떠오르고 있는 땅거미지뢰의 활용도 가운데 하나는 의료선과 함께하는 드롭 공격인데요. 땅거미지뢰가 유닛으로 판정을 받기 때문에 의료선에 탑승이 가능합니다. 화염차 또는 화염기갑병과 함께 탑승해서 상대 진영으로 떨어진 뒤 땅거미지뢰는 미네랄 지역으로 이동해 매복한다면 일꾼에 큰 피해를 입히고 화염기갑병이 정리하는 방식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군단의 심장의 베타 버전에서 진정한 '사기' 유닛이었던 땅거미지뢰가 정식 서비스 이후에는 약화됐다는 평가가 많습니다만 언제든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유닛임을 감안했을 때에는 재미를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수겸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땅거미지뢰의 '대박 행진'을 기대해 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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