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스타크래프트2:군단의 심장으로 진행되는 리그들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WCS 코리아 GSL이 지난 4일 개막전을 가졌고 프로게임단들의 단체전인 GSTL과 프로리그도 군단의 심장으로 버전을 전환해서 리그에 돌입했습니다.
군단의 심장에서 가장 많은 신규 유닛을 얻은 종족은 프로토스입니다. 앞선 '핀포인트'에서 선을 보인 것처럼 저그가 살모사와 군단숙주, 테란이 화염기갑병과 땅거미지뢰라는 새로운 식구를 맞이했죠. 프로토스는 3명의 식구가 늘었습니다. 모선핵과 예언자, 폭풍함입니다. 세 유닛 모두 공중을 날아다닌다는 컨셉트를 갖고 있어 프로토스는 '스카이 전략'이 등장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플레이 형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핀포인트'를 통해 알아볼 프로토스의 새로운 유닛은 견제와 예방에 특화된 예언자입니다.
◇예언자의 제원(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 발췌).
◆견제 최적화
예언자는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에서 프로토스 종족에게 없었던 초반 견제를 가능하게 만든 유닛입니다. 자유의 날개 시절 프로토스는 다른 종족을 상대할 때 초반에는 수비'만' 해야 한다는 불평이 있었습니다. 상대 진영에 몰래 수정탑을 건설해서 병력을 소환하지 않는다면 피해를 줄 방법이 전혀 없었죠.
군단의 심장에 들어오면서 예언자라는 새로운 유닛이 추가되면서 프로토스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완성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예언자를 확보하고 있다면 주병력으로는 정면 공격을 시도하면서 상대방이 수비하도록 만들고 예언자로는 본진이나 앞마당으로 난입해서 삽시간에 일꾼을 제거하는 양방향 공격이 가능합니다.
예언자가 견제형 유닛으로 명성을 떨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펄서 광선이라는 독특한 공격 형태 때문입니다. 펄서광선은 예언자가 공격할 때 나오는 초록색 광선을 말합니다. 사용하려면 25의 에너지가 필요되고 초당 1.4가 소모되지만 일꾼을 사냥할 때 들어가는 시간이 1초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유용합니다. 펄서광선 기능을 켜지 않은 채로 상대 광물 지역으로 이동해 기능을 작동시키고 일꾼만 잡아낸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 예언자는 견제형 유닛이기에 체력이 약하다는 점은 꼭 알아두셔야 합니다. 그리고 예언자는 공중 공격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예언자는 군단의 심장 개발 초기에 더욱 강력한 견제 유닛으로 여겨졌습니다. 상대의 광물 지대에 기술을 사용하면 일정 시간 동안 자원 채취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유닛이었거든요. 그렇지만 '사기'성이 짙다는 이유로 이 기능은 사라졌고 대신 일꾼에 대한 데미지를 크게 줄 수 있도록 변경됐습니다.
견제의 형태가 바뀌긴 했지만 예언자를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언제는 본진과 앞마당에 예언자가 들어오지는 않을까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방심했다가는 건물만 덩그러니 남는 경우가 생기니까요.
◇예언자가 펄서 광선을 사용해 일꾼을 잡아내는 장면입니다(프로리그 12-13 시즌 4라운드 정윤종과 이영호의 대결 장면 캡처).
◆관측선 대용
예언자에게는 유용한 두 가지 기능이 더 있는데요. 예지와 계시입니다. 예지는 60초 동안 은폐, 잠복, 환상 유닛을 탐지할 수 있고 계시는 60초 동안 대상 지역 안에 있는 적 유닛과 구조물을 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두 기능 모두 그동안 로봇공학시설에서 생산된 관측선이 해왔던 역할인데요. 예언자를 초반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프로토스는 로봇공학시설을 건설할 필요성이 적어졌습니다. 예언자가 우주관문에서 생산되고 초반부터 견제용으로 활용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부대 기능은 덤으로 따라오는 셈입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예지와 계시가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것인데요. 견제에 치중하다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막상 디텍팅 기능을 사용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에너지가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 관측선을 대신하는 역할을 예언자가 해주기에 프로토스는 마음 편하게 '스카이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우주관문을 건설한 뒤 로봇공학시설을 따로 건설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예언자가 덜어주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관리만 잘해준다면 관측선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해 해줄 수 있는 유닛이 예언자입니다.
◇예언자가 계시 기능을 사용한 모습입니다. 1분 동안 유닛의 위치가 보이기 때문에 프로토스는 대응하기가 쉬워집니다(프로리그 12-13 시즌 4라운드 정윤종과 이영호의 대결 장면 캡처).
◆예언자 활용의 교본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시즌의 4라운드 개막전에서 예언자 활용의 교과서와 같은 플레이가 선을 보였습니다. SK텔레콤 T1의 프로토스 정윤종과 KT 롤스터의 테란 이영호의 대결이었는데요. 정윤종은 기가 막힌 예언자 활용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이영호의 손과 발을 꽁꽁 묶었습니다.
우주관문을 지으면서 예언자를 생산한 정윤종은 환상으로 만들어낸 불사조로 이영호의 시선을 빼앗습니다. 이영호의 해병이 불사조를 따라가며 만들어진 빈틈으로 예언자가 파고 듭니다. 건설로봇을 공격하기 시작한 정윤종의 불사조는 삽시간에 잡아내면서 이득을 봅니다. 본진만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앞마당 쪽도 공격을 시도한 정윤종은 예언자로 이영호의 해병 3기를 순식간에 제거하고 건설로봇을 더 줄여줍니다. 해병과 건설로봇을 잡아낸 숫자가 15기에 달할 정도로 예언자는 초반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여기에서 그쳤다면 예언자 활용의 교과서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정윤종은 예언자의 계시 기능을 중반전에 자주 사용했습니다. 사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75나 들지만 초반 견제 이후 딱히 사용할 곳이 없었기에 예언자의 에너지는 언제나 차 있었습니다.
정윤종은 이영호의 병력이 어느 쪽으로 이동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계시를 사용했습니다. 이영호의 의료선, 주병력에 적절하게 계시 기능을 쓰면서 동선을 한 눈에 간파했죠. 특히 경기 막판에 사용된 계시는 해설자들로부터 '계시 대박'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박이었는데요. 주병력의 머리 위에 계시에 걸렸음을 뜻하는 삼각형이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무려 1분 동안 병력의 이동 경로를 프로토스에게 제공해야 하는 테란으로서는 견제도, 공격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습니다.
계시를 활용해 정윤종은 이영호의 병력 수와 이동 경로를 파악했고 맞춤 대응을 하면서 전투에서 완승을 거뒀습니다. 예언자가 가져다준 승리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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