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드디어 2013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스프링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한 주는 12개 프로팀들이 승점을 챙기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명경기가 속출했습니다. MVP 블루가 지난 시즌 챔피언 나진 소드를 2대0으로 제압했고 신생팀인 SK텔레콤 T1 2팀은 CJ 블레이즈를 2대0으로 완파했죠. 이 외에도 팬들의 눈을 정화시켜주는 경기들이 많았지만 이번 'LOL BACK'에서는 SK텔레콤 T1과 CJ 프로스트의 1세트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래퍼드' 복한규의 '유틸 블라디미르'인데요. 시즌2에서도 복한규가 애용했던 유틸 블라디미르는 공격 특성에 9포인트, 보조 특성에 21포인트를 투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유틸 블라디미르는 쿨타임 감소와 이동 속도 극대화를 통해 초반 생존력을 높이고 데미지 교환에서도 밀리지 않는 것이 장점입니다.
복한규 덕분에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유틸 블라디미르,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복한규는 어떻게 플레이했는지 경기 속으로 들어가보시죠.
◆특성과 룬은 어떻게?
우선 룬 세팅을 보면 표식에는 AP 챔피언의 필수 룬인 마법 관통력을 박았습니다. 인장에는 AD 챔피언인 올라프와의 상대를 위해 고정 방어력 룬을, 문양에는 유틸 블라디미르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쿨타임 감소 룬을 끼웠습니다. 또 치고 빠지는 플레이가 생명인 블라디미르에게 이동 속도 룬은 꼭 필요하죠. 피의 웅덩이가 빠지고 나면 생존기가 전무한 블라디미르에게 이동 속도는 제2의 생명 연장의 도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복한규가 경기에서 사용했던 룬 페이지.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룬이 눈에 띈다.
이번에는 특성을 살펴볼까요? 공격 쪽에는 AP 챔피언들이 9포인트를 투자하는 일반적인 세팅입니다. 보조에는 21을 찍으면서 이동속도,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와 함께 블라디미르에게는 '깨알'같은 주문 흡혈 3%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룬 세팅과 특성을 가져갈 경우 1레벨에 무려 16.5%의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를 갖게 되며 블라디미르의 기본 이동속도인 335보다 32가 향상된 367의 이동속도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명 '똥신'이라고 불리는 속도의 장화가 이동속도 25를 향상시켜주는데 이를 룬과 특성으로 대체하고 다른 아이템으로 초반을 시작할 수 있으니 이또한 좋지 아니한가요.
◇복한규가 추천하는 유틸 블라디미르의 9/0/21 특성.
◆공포의 블라디미르
CJ 프로스트와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정말 오랜만에 '잘 큰' 블라디미르를 봤습니다. 시즌2 이후로 좀처럼 선택되지 않았던 블라디미르가 전장을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는데요.
복한규는 시작 아이템으로 도란 방패를 선택했습니다. 블라디미르는 초반 라인 습격에 굉장히 취약한데요. 생존기인 피의 웅덩이가 빠지고 나면 쿨타임이 돌아올 때까지는 몸을 사려야하기 때문이죠. 또 상대 라이너와 정글러가 초반 공격력이 뛰어난 경우 미처 도망가지 못하고 전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 체력과 체력 재생, 방어력을 올려주는 도란 방패는 블라디미르의 초반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복한규는 도란 방패만으로도 포션 6개 정도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다고 귀띔했는데요. AD 챔피언을 상대할 때는 도란 방패에 1포션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보조 특성의 부유함에 2포인트를 투자하기 때문에 도란 방패를 사고도 포션을 구입할 골드가 남습니다. 상대 정글러가 리 신이나 신 짜오, 자르반 4세처럼 초반부터 강력한 공격력을 지니고 있을 때도 도란 방패, 1포션으로 시작합니다.
양 팀 모두 라인 스왑을 한터라 복한규는 하단 라인에서 '샤이' 박상면의 올라프와 대치했습니다. 복한규의 소환사 주문은 유체화, 점멸로 생존력을 극대화했고 박상면은 순간이동과 점멸로 다른 라인 지원에 힘을 쓰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3분대에 상단에서 듀오 간 2대2 싸움이 펼쳐지자 박상면은 지체없이 상단으로 날아가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복한규는 묵묵히 CS를 획득하는데 집중했죠.
무리하게 아군 정글로 들어온 박상면을 조재환의 볼리베어와 협공해 킬을 올린 복한규는 첫 번째 아이템으로 일명 '흡총'이라 불리는 마법공학 리볼버를 구입했습니다. 이후 박상면이 순간이동으로 다른 라인에 지원을 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이 복한규는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파밍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CS 30개 이상 격차를 벌린 복한규는 타워에 뛰어들어 박상면의 올라프를 잡아낸 뒤 유유히 빠져나옵니다.
◇다이브로 올라프를 잡아내는 블라디미르.
11분만에 망령의 영혼, 천 갑옷, 마법사의 신발을 구비한 복한규는 15분 대에 추적자의 팔목 보호대까지 갖췄는데요. 마법공학 리볼버와 정글러용 아이템인 정령석을 합성해 만들 수 있는 망령의 영혼은 주문력 50,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10%, 주문 흡혈 20%의 옵션이 붙어있어 블라디미르에게는 꿀같은 아이템이죠. 복한규는 상대적으로 잘 나온 아이템을 바탕으로 상단 교전에서 더블 킬을 올립니다. SK텔레콤은 이 교전 승리로 17분만에 바론 버프를 획득하게 되죠.
20분만에 존야의 모래시계까지 갖춘 블라디미르의 데미지는 CJ 프로스트 선수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복한규는 이후 거리낌없이 전장을 휘저으며 CJ 프로스트를 궁지에 몰아넣었는데요. 내셔 남작이 재생성되자마자 처치한 SK텔레콤은 그대로 진격해 27분만에 승리를 따냈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잘했지만 블라디미르의 존재감은 격이 달랐습니다.
◇승리 직전 존야 세리머니를 펼치는 복한규.
◆이럴 때 유틸 블라디미르는 금물
블라디미르가 대회에서 잘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라인전을 버티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상단 라인을 주름잡고 있던 이렐리아나 엘리스부터 레넥톤과 최근 각광받고 있는 럼블까지 상대하기 껄끄러운 챔피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또 블라디미르는 잘 성장했을 때는 앞서 소개한 경기와 같이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뿜어내지만 라인전 단계부터 말렸을 경우 이도저도 아닌 챔피언이 되어버립니다. 그만큼 리스크가 큰 챔피언인데요.
복한규는 이렐리아나 잭스, 신 짜오, 자르반 4세, 레넥톤처럼 평타 기반이나 순간적으로 데미지를 쏟아낼 수 있는 챔피언을 상대할 때 유틸 블라디미르는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강력한 AD 챔피언들을 상대할 때는 9/21 특성을 찍고 최대한 사리면서 오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유틸 블라디미르는 치고 빠지면서 싸워야하는데 앞서 언급한 챔피언들은 모두 대시 스킬이 있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힐 수 있기 때문에 데미지 교환 자체가 성립이 안됩니다.
유틸 블라디미르는 올라프나 쉔 등 견제 기반의 챔피언이나 초식 챔피언을 상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어떤 룬과 특성을 맞춰도 힘든 챔피언이 있는데요. 바로 엘리스와 럼블입니다. 복한규는 이 두 챔피언을 만나게 되면 라인 스왑하는 것을 적극 권장했습니다.
오늘 밤, 복한규가 추천하는 유틸 블라디미르로 소환사의 협곡을 누벼보는 것은 어떨까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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