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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신리쌍록' 승패를 바꾼 1%

[핀포인트] '신리쌍록' 승패를 바꾼 1%
◇스타2에서 '신리쌍록'으로 주목 받은 이승현(좌)과 이신형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입니다.

지난 주에 소개해 드린 경기가 경험이 많은 고수들의 숨어있는 심리전이었다면 이번 주에 소개해 드릴 경기는 ‘신리쌍록'이라 불리며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에서 각 종족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이승현과 이신형의 경기입니다.

저그가 아닌 제 4의 종족이라 불리며 스타2 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스타테일의 이승현과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에서 ‘최종병기'라 불렸던 이영호의 포스를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 STX 이신형의 맞대결은 이름만으로 팬들을 설레게 할 매치였습니다.

두 선수의 경기를 기대했던 팬들은 드디어 성사된 ‘신리쌍록'에 눈을 떼지 못했죠. 이날 현장을 찾은 팬들이 유독 많았던 것만으로도 두 선수의 대결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 소개해 드린 이제동과 송병구 경기에서 볼 수 있듯 고수들의 경기는 의외로 싱겁게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역시 젊은 피가 끓고 있는 고수들의 대결은 달랐습니다. 한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죠.

하지만 역시 고수들의 대결은 1%의 차이로 승패가 결정됐습니다. 이신형의 승리로 끝난 이번 경기의 키포인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컨트롤 싸움에서 느껴지는 자존심 대결

두 선수의 경기는 여러 의미에서 자존심 대결 양상을 보였습니다. 우선 저그와 테란을 대표한다는 타이틀 이외에도 연맹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이승현과 한국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 가운데 최강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이신형의 대결이었기 때문입니다.

[핀포인트] '신리쌍록' 승패를 바꾼 1%

◇저글링과 화염차 컨트롤로 기세 싸움을 한 두 선수

그래서인지 두 선수 모두 초반에는 신중한 경기 운영을 펼쳤습니다. 저글링 찌르기를 좋아하던 이승현도, 화염차 견제를 주로 하던 이신형도 서로의 유닛 움직임만 확인하며 쉽사리 들어가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먼저 칼을 빼든 것은 이승현이었죠. 이신형이 세 번째 확장 기지에 사령부를 앉히려고 들자 저글링 다수로 화염차를 잡아내기 위해 달려들었습니다. 저글링 숫자가 워낙 많아 이승현이 압승을 거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핀포인트] '신리쌍록' 승패를 바꾼 1%

◇이신형이 화염차 컨트롤로 이승현의 저글링을 전멸시킨 장면

그러나 이신형도 질 수 없다는 듯 광물 배치를 활용한 화염차 컨트롤로 이승현의 저글링을 전멸시켰습니다. 화염차가 전멸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신형은 순간적인 컨트롤로 화염차를 두 기나 살리며 세 번째 확장 기지를 안전하게 만들었습니다.

◆공격과 수비의 진수

두 선수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창을 휘두르는 이신형과 그것을 모두 막아내는 이승현의 방패는 누가 더 강하다고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했습니다. 마치 “어떤 창이든 막아낼 수 있다”는 방패와 “어떤 방패든 뚫어낼 수 있다”는 창의 대결을 보는 듯했습니다.

중반까지는 이승현의 방패가 더 단단해 보였습니다. 이신형이 의료선 드롭으로 저그에게 어떻게든 피해를 주려 했지만 이승현은 가시촉수와 포자촉수를 적절하게 배치한 뒤 저글링을 다수 생산해 기가 막힌 수비를 선보였죠.

팬들이 보기에는 이승현의 방패는 전혀 뚫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군단숙주까지 나온 상황에서 이신형은 공격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승현이 수비를 마친 뒤 공격을 하게 되면 아직까지 바이킹이 나오지 않은 이신형 입장에서는 막아낼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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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공격을 퍼부은 이신형

그러나 이신형의 공격이 아예 무용지물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테란은 아무런 피해 없이 세 번째 확장 기지에서 자원을 캘 수 있었고 상대적으로 값싼 유닛을 생산해 소모전을 펼쳤습니다. 그에 비해 저그는 확장 기지에 조금씩 피해가 누적됐고 감염충, 무리군주, 군단숙주 등 가스가 많이 소비되는 유닛을 활용한 이승현에게 추가 확장 기지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고수들의 대결에서 이신형이 이를 놓칠 리가 없었습니다. 이신형은 공격이 계속 실패로 돌아간다 해도 추가 확장을 계속 저지했고 저그가 견제에 나서지 못하도록 계속 값싼 해병으로 드롭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승패를 가른 1%

누가 유리할 것도 없이 팽팽하게 흘러간 경기를 한쪽으로 기울게 만든 것은 정말 사소한 것이었습니다. 수비에만 치중하던 이승현이 드디어 공격에 나서려는 찰나 이신형의 의료선 드롭이 산란못을 파괴한 것이죠.

후반 교전에서 저글링을 생산할 수 있는 산란못 파괴가 무슨 큰 피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신형과 이승현의 경기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승현은 지상 병력으로 바퀴와 히드라를 모두 생략하고 저글링만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아무리 감염충과 무리군주가 많다고 해도 지상에서 해병을 견제할 저글링이 없다면 저그의 병력은 물밀 듯 밀려오는 해병 병력에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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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못을 깨버린 이신형

이신형의 머리 속에는 산란못만 파괴하면 이승현이 절대로 공격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신형은 의료선을 버릴 생각으로 드롭을 시도해 산란못을 깰 수 있었습니다. 공격을 준비하던 이승현은 허가 찔린 셈입니다.

이신형은 산란못이 파괴돼 저글링을 생산할 수 없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뚫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승현의 방패는 무리군주, 군단숙주, 감염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맷집역할을 해줄 저글링이 없어 결국 뚫리고 말았죠.

만약 산란못이 파괴되지 않았다면 이승현에게 경기가 유리해질 수 있었습니다. 추가 확장 기지를 가져간 상황이었고 저글링을 생산할 자원은 충분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신형이 공격하다 지쳐 항복을 선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산란못 파괴라는 정말 사소한 플레이 하나로 바뀐 승패. 고수들의 대결이 재미있는 이유는 한 장면도 그냥 지나치면 안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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