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핫식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챔피언스 서머 2013도 이제 대망의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수많은 명경기, 명장면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그 중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챔피언이 있습니다. 바로 자크입니다.

자크는 지난 시즌 주로 정글 챔피언으로 활용됐습니다. 우월한 사정거리와 스턴을 가진 '새총 발사', 상대의 이동 속도를 감소시키는 '탄성 주먹', 넉백과 함께 둔화 효과를 가진 궁극기 '바운스'까지 자크는 라인 습격에 특화돼 있고, 사망시 부활할 수 있는 패시브 스킬 '세포 분열'로 난전에도 강하기 때문에 각광받았죠.

하지만 이번 서머 시즌에서 자크는 '탑의 제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습니다. 어느정도 아이템만 갖춰도 단단한 맷집과 함께 무시무시한 화력까지 동시에 보유할 수 있는 자크는 올 여름을 가장 뜨겁게 달군 챔피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글에서 상단으로…왜?
자크를 상단에서 가장 먼저 사용한 선수는 KT 애로우즈의 '막눈' 윤하운입니다. 윤하운은 나진 소드 소속이었던 지난 스프링 시즌 당시 CJ 프로스트와의 8강 2세트에서 자크를 꺼내들었는데요. 정글러로만 활용됐던 자크를 윤하운이 상단에서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후 자크는 MVP 오존의 '옴므' 윤성영이 CJ 블레이즈와의 결승전에서 활용해 맹활약을 펼치면서 상단 챔피언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크가 상단에서 맹위를 떨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먼저 라인 유지력이 상당히 좋은데요. 자크는 마나 대신 체력을 소모해 스킬을 사용하는 '노 코스트'형 챔피언입니다. 또 패시브 스킬인 '세포 분열'은 사망시 자크가 4조각으로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져 부활하는 것 말고도 스킬로 적을 맞힐 때마다 떨어져 나오는 조각을 습득하면 체력이 회복되기 때문에 자크는 패시브 스킬이 두 개가 있는 셈이죠.

또 자크는 탱커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데미지를 적에게 가할 수 있습니다. 자크는 마법사의 신발과 태양불꽃 망토만 갖춰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데요. 정령의 형상까지 구비하면 공격력과 더불어 튼튼한 몸까지 동시에 갖추게 되죠.

마지막으로 자크는 훌륭한 이니시에이터입니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새총 발사'로 날아들어 '바운스'로 진영을 헤집는 자크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짜증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게 하죠.

◆다양한 룬의 활용
자크는 마법 데미지를 입히는 탱커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표식(빨강)에는 마법 관통력, 인장(노랑)에는 방어력, 문양(파랑)에는 마법 저항력, 정수(보라)에는 체력 회복 또는 이동 속도 증가 룬을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다양한 룬 세팅으로 자신만의 자크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옴므' 윤성영의 경우 CTU와의 경기에서 쉔을 상대할 때 문양에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룬을 박았습니다. 윤성영은 초반 라인 유지력이 약한 쉔을 상대로 계속해서 스킬을 쏟아부터 철저히 압박하는 플레이를 보여줬죠.

'막눈' 윤하운의 경우 정수에 고정 주문력 룬을 박기도 한다고 귀띔했는데요. '인섹' 최인석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CJ 블레이즈와의 8강전에서 최인석은 니달리를 상대로는 앞서 언급한 일반적인 룬 세팅을 보였지만 쉔을 상대할 때는 정수에 고정 주문력 룬을 사용했습니다.

'샤이' 박상면은 표식에 마법 관통력과 방어구 관통력을 동시에 올려주는 일명 '쌍관룬'을 박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자크를 즐겨 쓰는 선수들은 상대하는 챔피언이 어떤 유형인지에 따라 다양한 룬을 활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자크의 맹활약
이번 시즌에서 자크가 나오는 경기는 항상 자크가 사기스러운 강력함을 보여주곤 했는데요. 가장 최근 펼쳐진 CJ 프로스트와 MVP 오존의 3~4위전 2세트에서 '샤이' 박상면은 드래곤 앞 전투에 뒤늦게 합류했습니다. 이미 팀은 전투에서 패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과감하게 '새총 발사'로 적진 한 가운데 뛰어든 박상면은 이후 '바운스'로 혼자 넷을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사이 체력이 없어 후퇴하던 제드, 케이틀린이 다시 전장에 복귀, 3킬을 따내면서 균형을 맞췄죠.

또 박상면은 3세트에서도 자크를 골랐는데요. 경기 중반에 펼쳐진 대규모 전투에서 박상면은 '새총 발사'로 전장에 진입, 혼자 이즈리얼, 케이틀린, 쓰레쉬까지 셋을 잡아냈습니다. 자크의 블라디미르 못지 않은 전투 지속력을 확실히 보여줬죠.

결국 자크는 지난 28일 3.10a 패치에서 하향됐습니다. '세포 분열'로 떨어져 나온 신체조각 흡수 반경이 좁아졌고, '바운스'에 강인함 효과가 주어지지 않도록 됐죠. 하지만 이번 결승전은 자크가 하향되기 전 버전, 즉 자크가 최고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버전으로 진행됩니다.

과연 결승전에서 자크가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 생각만 해도 두근거립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