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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BACK] 글로벌 골드는 숫자에 불과하다

[LOL BACK] 글로벌 골드는 숫자에 불과하다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챔피언스 윈터 13-14 시즌 오프라인 예선이 막을 내렸습니다.

롤챔스 윈터 시즌 오프라인 예선은 본선에 오르기 위한 각 팀들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습니다. 또 지난 서머 시즌과 달리 아마추어팀이 무려 세 팀이나 본선에 진출하는 등 다양한 양상이 펼쳐졌는데요. 이번 'LOL BACK'에서는 오프라인 예선 경기 중 인크레더블 미라클 2팀(이하 IM 2팀)과 KT 애로우즈와의 2세트 경기를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LOL 경기에서 어느 팀이 앞서고 있는지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는 글로벌 골드 차이입니다. 글로벌 골드는 팀의 전체 골드 획득량을 나타내는 수치로써 더 많은 골드를 획득한 팀이 아이템의 질적 차이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요.

IM 2팀과 KT 애로우즈의 2세트는 일방적인 경기였습니다. KT 애로우즈가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쳤고, 20분 항복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경기였지요. 그러나 IM 2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무려 43분까지 끌고갔습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글로벌 골드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 IM 2팀과 KT 애로우즈의 2세트 경기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20분만에 글로벌 골드 차이 1만

IM 2팀은 KT 애로우즈의 라인 스왑에 초반부터 휘둘렸습니다. KT 애로우즈가 쉔을 하단으로 내리고 이즈리얼, 애니 듀오를 상단에 올려 'PLL' 박재권의 자크를 강하게 압박한 것이죠.

자크는 1대2 라인전에 취약합니다. 자크는 원거리 챔피언과의 1대1 라인전에서도 힘든 승부를 펼치는 게 일반적인데, 상대에 초반 화력과 CC기로 무장한 애니 서포터까지 있으니 박재권이 얼마나 힘든 라인전을 펼쳤는지는 레벨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솔로 라인을 섰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디나이로 상대 듀오와 레벨이 같았던 것이죠.

고통받는 자크.
고통받는 자크.

반면 KT 애로우즈 '썸데이' 김찬호가 선택한 쉔은 1대2 라인전에서 버티기에 용이합니다. '날카로운 검'을 던져 원거리에 있는 미니언을 잡기도 쉽고, 상대의 견제는 '닌자 방어술'로 버틸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여차하면 '그림자 돌진'을 도주기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쉔을 선택한 팀들은 일반적으로 라인 스왑을 통해 운영을 시작합니다.

IM 2팀은 6분30초만에 상단 포탑이 파괴됐고, 중앙에서 펼쳐진 2대2 싸움에서 선제점을 내준 뒤 역시 중단 포탑까지 철거 당했습니다. 또 '루키' 송의진이 플레이한 그라가스의 하단 로밍에 듀오가 모두 잡히면서 10분대에 전 라인 1차 포탑이 파괴됐습니다.

이후 각지에서 펼쳐진 전투에서 IM 2팀은 거듭 패했고, 드래곤까지 연거푸 내줬습니다. 21분대에 전 라인 2차 타워까지 날아간 IM 2팀은 글로벌 골드를 1만 이상 뒤쳐지게 됩니다.

◆어떻게 버텼나?

사실 이 정도 차이가 나면 뒷경기를 생각한 체력 안배나, 멘탈 관리 차원에서 경기를 포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IM 2팀은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KT 애로우즈의 맹공을 몸으로 막아내면서, 때로는 기막힌 이니시에이팅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죠.

중계를 맡았던 전용준 캐스터는 "글로벌 골드 1만2천 차이가 나는 경기 중 지금껏 가장 긴장되는 경기"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IM 2팀은 글로벌 골드 차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교전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전 라인 2차 타워를 파괴당한 IM 2팀은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KT 애로우즈의 매복 작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처음에는 홀로 페이스 체크를 하던 자크가 KT 애로우즈의 덫에 걸렸고, 이후에는 '쿠로' 이서행의 카사딘까지 쉔의 도발에 걸려 흑백화면을 보고 말았죠.

이 상황에서 KT 애로우즈는 수적 우위를 앞세워 곧바로 중앙 억제기 파괴에 나섰습니다. 이현우 해설은 "억제기를 깔끔하게 버리는 게 낫다"고 말했지만 IM 2팀은 아니었습니다. 상대의 체력과 마나 상황을 보고 할만하다고 판단한 IM 2팀은 자크의 '새총 발사'로 과감하게 이니시에이팅을 감행, 세 명이 전사했지만 둘을 잡아내면서 억제기를 지켜냈습니다.

IM 2팀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경기를 끌고 나간 원동력은 조합에 있습니다. IM 2팀의 조합은 아이템만 갖춰지면 후반 캐리 능력을 갖게 되는 카사딘과 케이틀린이 있고, 상대가 볼 수 없는 지역에서 '새총 발사'로 날아와 '바운스'로 기습 이니시에이팅을 걸 수 있는 자크의 존재로 얼마든지 역전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전투에서는 자크와 바이가 앞에서 맷집 역할을 하고, 카사딘이 '균열 이동'으로 적 챔피언들을 암살해 나갈 수 있는데다가 우월한 사거리를 지닌 케이틀린이 최후방에서 데미지를 지속적으로 입히는 구도만 만들어 낸다면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IM 2팀은 이러한 조합의 시너지 십분 발휘해 멋진 전투를 보여줬는데요. 바로 26분경 벌어진 전투가 그것입니다. 아군 유령 지역에서 자크의 '새총 발사'로 전투를 개시한 IM 2팀은 쉔이 궁극기로 아트록스를 타고 넘어오려하자 아트록스를 점사해 끊어내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습니다. 그리고는 카사딘과 자크가 적의 주력 딜러인 이즈리얼을 끊어내면서 압승을 거뒀죠. 한 명도 전사하지 않고 네 명을 잡아낸 IM 2팀의 집중력이 상당히 돋보인 전투였습니다.

적 세 명의 한 가운데 정확히 파고드는 자크의 '새총 발사'.
적 세 명의 한 가운데 정확히 파고드는 자크의 '새총 발사'.

쉔이 오기 전에 빠르게 남은 적들을 소탕하는 IM 2팀.
쉔이 오기 전에 빠르게 남은 적들을 소탕하는 IM 2팀.

◆IM 2팀이 보여준 투지

이후에도 IM 2팀은 KT 애로우즈가 바론 버프를 두르고 상단 억제기를 공략하는 상황에서도 이니시에이팅을 걸어 네 명을 잡아내는 등 절대 물러서지 않는 투지를 보여줬습니다.

시나브로 타워와 억제기를 내주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졌지만 IM 2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죠. 비록 경기는 패하긴 했지만 2세트는 IM 2팀의 정신 승리라고 볼 수 있는데요. 훨씬 빨리 끝날 수도 있었던 경기를 IM 2팀이 43분까지 끌고갔기 때문에 경기 종료 후 IM 2팀 선수들은 밝은 미소를 띈 반면 KT 애로우즈 선수들의 얼굴은 어두웠습니다.

IM 2팀은 KT 불리츠, 나진 소드, 삼성 블루와 함께 롤챔스 윈터 B조에 속하게 됐습니다. 오프라인 예선에 이어 본선에서도 대진운이 따라주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IM 2팀이 KT 애로우즈와의 2세트에서 보여준 물러서지 않는 투지가 본선에서도 발휘된다면 B조는 혼돈 양상에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형제팀인 IM 1팀이 오프라인 예선에서 탈락한 상황에서 IM 2팀이 본선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됩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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