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프로리그에서 그는 '최종병기'였다. KT 롤스터 이영호가 3일 전 개인리그 예선 탈락이라는 아픔을 딛고 프로리그에서 MVP를 상대로 하루 2승을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충격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최종병기’답게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준 이영호는 "최근 긴장을 많이했는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Q 두 번째 하루 2승이다,
A 팀이 위기였는데 이겨서 기분이 좋다. 다음 프라임전 마무리 잘해서 1등으로 설연휴를 맞이하고 싶다.

Q 개인리그에서 예선으로 탈락했다. 충격이 컸을 것 같은데.
A 사실 몇 년 동안 지는 것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예선 탈락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이 더 화가 났을 뿐이다. 왜 이렇게 못하는지 모르겠다.

Q 개인리그에서 유독 약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실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하루, 이틀 힘들었는데 오늘 경기를 이기면서 오히려 더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맛에 프로를 하는 것 같다.

Q 오늘 에이스 결정전은 웬만하면 안 나가고 싶었을 것 같다.
A 경력이 오래 돼 정말 안 해본 경험이 없다(웃음). 어떤 시련이 닥쳐도 경기석에만 들어가면 정신력이 흐트러짐 없더라. 정말 다행이다.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이길 수 있었다. 예전에 내가 경기했던 모습을 다시 보니 표정부터 달라졌더라. 게임 자체를 즐기지 못했던 최근 모습을 보면서 당황했고 앞으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프로리그에서는 여전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A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승왕이고 팀이 1위라서 기쁘긴 하지만 앞으로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Q 1대2로 위기에 몰렸었는데.
A 불안했다. 하지만 (전)태양이가 왠지 이길 것 같아 에이스 결정전을 미리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의 준비를 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

Q 유독 프로토스를 만나면 약해지는 것 같다.
A 그냥 못하는 것 같다. 연습 때는 솔직히 대회 때 이렇게 못할 성적은 나오지 않는다(웃음). 이제 와서 왜 방송 울렁증을 겪는지 모르겠다.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SK텔레콤 원이삭이 '자' 세리머니를 했다.
A 오늘 처음 봤는데 무서워서 자도 못쓸 것 같다. 내가 남들과 다르게 보이기 위해 자를 쓴 것은 아니니 팬들이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쨌건 세리머니는 이긴 선수들의 특권 아닌가. 진 선수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다만 2라운드 때 경기든 세리머니든 크게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독 중요한 순간에 원이삭 선수에게 자주 패했는데 극복 못할 것은 없지 않겠나. 열심히 하다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최근에 이상하게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예선 탈락 후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최근 사무국과 코칭 스태프와 술을 마셨는데 스타1 경기 때와 지금 표정이 너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다시 봐보니 최근 무언가 쫓기고 있더라. 마인드 자체가 그동안 잘못 됐고 앞으로는 즐기는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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