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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투맨] 몬테크리스토&도아 "e스포츠는 내 운명"

'도아' 에릭 론퀴스트(왼쪽)와 '몬테크리스토' 크리스토퍼 마이클스.
'도아' 에릭 론퀴스트(왼쪽)와 '몬테크리스토' 크리스토퍼 마이클스.
정겹다. 친근하다. 그리고 한국을 사랑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챔피언스 영어 해설을 맡고 있는 '도아' 에릭 론퀴스트와 '몬테크리스토' 크리스토퍼 마이클스 이야기다. 이 두 남자는 각별한 한국 사랑으로 유명하다. 국내 LOL 팬들이 '김몬테', '김도아'라는 별명을 붙여줬을 정도다.

이들의 공통점은 e스포츠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도 e스포츠하면 한국이 세계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 왔다. '도아'와 '몬테크레스토'는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며 매 순간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이제는 김치볶음밥까지 만들 줄 안다는 푸근한 동네 형 같은 인상의 에릭, 최고의 LOL팀이 모인 한국에서 지내는 게 즐겁다는 '시크남' 크리스토퍼. 같은 듯 다른 두 남자의 유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남자의 한국 사랑
에릭은 2011년 3월, 크리스토퍼는 2012년 11월부터 한국에 머물기 시작했다. 그동안 지내면서 딱히 어려움은 없었단다. 한국에서도 영어를 많이 쓰고 이들이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기본적인 수준의 영어를 할 줄 알기 때문이다. 또 한국인하면 친절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가 아닌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는 에릭은 어느 정도 한국어를 할 줄 안다.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3년 가까이 한국 생활을 한 에릭에게 한국어를 얼만큼 하느냐고 묻자 영어가 아닌 한국어 대답이 돌아왔다. 제법 유창하다.

"한국어를 잘하고 싶어서 공부를 하는데 바빠서 많이는 못해요. 올해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걸 목표로 세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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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듣고 있던 크리스토퍼는 아직 제대로 한국어는 구사하지 못하지만 배우는 중이고, 앞으로 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본인 소개를 부탁했을 때 크리스토퍼는 자신을 '최고의 해설가'라고 칭했다. 이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크리스토퍼의 매력이다.

세계 최강 한국 LOL팀들의 경기를 보고, 또 해설하고 싶어 한국에 들어온 크리스토퍼.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한국 e스포츠가 세계 최고라는 것만 듣다가 열광적인 인기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니 신기했단다.

"한국의 e스포츠 인프라는 최고 수준이에요. 미국도 e스포츠 열기가 뜨겁지만 아직 발전 단계에요. 한국에 비하면 아직 멀었죠. 이 곳에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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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과 크리스토퍼는 한국의 어떤 점이 좋은걸까. e스포츠라는 분야에서 한국이 최고이기에 최고 수준의 경기를 중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단다.

한국 음식도 이들을 사로잡은 매력 포인트. 에릭은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김치를 즐겨 먹는다. 김치전을 좋아하며, 김치 볶음밥도 혼자 만들어 먹을 정도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크리스토퍼는 옆에서 시크하게 "난 돼지갈비"라고 조용히 거들었다.

◆e스포츠와 맺은 인연
에릭은 캐스터, 크리스토퍼는 해설가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럼 이들은 e스포츠 중계를 하기 전엔 어떤 일을 했을까. 에릭은 미국의 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e스포츠는 단지 취미였다. 하지만 열정을 쏟았다. 에릭은 집에서 스타크래프트2 해설을 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단숨에 유명해졌고 미국 e스포츠 관계자들의 눈에도 들었다.

에릭은 오프라인 이벤트 경기 해설로 시작해 MLG, IPL을 거쳐 GSL로 한국과 인연을 시작했고, 현재는 온게임넷 롤챔스에서 중계를 하고 있다. 그리고는 완전히 e스포츠인이 됐다. 취미로 하던 e스포츠를 직업으로 삼게 된 것이다.

"본업이 있을 때 취미로 하던 e스포츠 해설자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어요. 돈을 받지 않아도 좋았어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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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에 대한 사랑은 크리스토퍼도 에릭 못지 않았다. 이미 고등학생 때 워크래프트3 해설을 했던 크리스토퍼는 대학 시절에는 워크래프트3 팀 전문 코치로 일을 했을 정도. 이후 LOL이 출시되자 전문 블로그를 만들어 운영했고, 조그마한 토너먼트도 개최했다. 크리스토퍼 역시 MLG를 거쳐 한국으로 넘어왔다. 한국에서 롤챔스 해설을 하면서 북미 LOL팀인 CLG 코치까지 겸하고 있는 크리스토퍼는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힘들기도 하지만 즐거운 마음이 더 크다고.

"원래 전략 싸움을 보는 걸 좋아했어요. 체스 같은 것 있잖아요. e스포츠도 마찬가지에요. 선수들의 치열한 수싸움에 화려한 컨트롤까지 더해지면 그만한 볼거리도 없죠. 또 e스포츠는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이에요."

◆김동준-강민 콤비와 닮았다
롤챔스에는 세 명의 해설위원이 있다. 김동준, 강민, 이현우다. 이 중 김동준, 강민 해설위원은 다섯 시즌 동안 꾸준히 호흡을 맞춰왔다. 두 해설위원은 스타일도 상이하지만 준비하는 과정 역시 다르다. 김동준 해설위원이 각종 VOD를 섭렵해 각 팀들의 강점과 현 메타를 파악한다면 강민 해설위원은 실전파다. 직접 수많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체득한 경험을 더 중시한다.

에릭과 크리스토퍼는 김동준, 강민과 닮았다. 캐스터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에릭은 VOD 시청보다는 게임 플레이에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게임을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 중요한 싸움이 일어나는지, 대세 픽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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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크리스토퍼는 마지막으로 LOL을 플레이한지 석달이 다 돼간다. 코치와 해설자를 겸하다보니 게임할 시간이 없다. VOD 관전 후 분석, 코칭, 해설 준비까지 마우스와 키보드에 손 댈 시간이 없을만도 하다.

이들은 말도 참 재미있게 한다. 이들의 목소리는 중계를 듣는 팬들이 경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달변으로 유명한 이현우 해설위원은 말하기가 콤플렉스였을 정도로 말을 못했다. 그의 수려한 언변은 노력 끝에 얻은 결과물인 것이다.

에릭 역시 경기 중계를 해야 하는 만큼 말을 잘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단다. 반면 크리스토퍼는 15년동안 연극을 했던 이력을 밝혔다. 그래서 말을 잘 할 수 밖에 없다고. 역시 크리스토퍼다.

◆한국 LOL팀이 최고
최근 크리스토퍼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몬테 파워 랭킹 톱 10'을 발표했다. 라이엇게임즈가 당시 선정한 세계 LOL팀 톱 10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크리스토퍼는 1위로 SK텔레콤 T1 K을 꼽은 뒤 KT 불리츠, CJ 블레이즈, 겜빗게이밍, 삼성 갤럭시 오존, 퍼지티브 에너지(PE), 나진 소드, OMG, 삼성 갤럭시 블루, 인빅터스 게이밍(iG)순으로 순위를 매겼다.

"라이엇게임즈가 꼽은 파워 랭킹을 보고 너무나 열이 받았어요. 대체 어떤 기준에서 클라우드9이 CJ 블레이즈보다 더 강한 거죠? 제 랭킹이 더 정확해요. 저는 모든 경기를 다 보고 객관적으로 전력을 평가할 수 있어요. 전 똑똑하니까요(웃음)."

크리스토퍼의 랭킹에 대해 에릭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SK텔레콤 K가 1위인 것에 이견이 없으며, WCG 2013에서 우승한 CJ 블레이즈는 세계 3위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 에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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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LOL팀은 어디일까. 지난 시즌3 롤드컵에서 SK텔레콤 K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크리스토퍼는 KT 불리츠 팬이다. 드래곤, 내셔 남작을 가져가는 타이밍이나 이를 두고 벌이는 전략이 매력적이고 색다르다는 것. 크리스토퍼는 '류' 유상욱을 가장 좋아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유상욱을 보면 항상 슬퍼보여요. 곰돌이 푸에 나오는 당나귀 캐릭터 '이요르'가 자꾸 떠올라요. 표정이 뭔가 닮았어요. 그래서 볼 때마다 재미있어요(웃음)."

에릭은 SK텔레콤 T1을 가장 좋아한다. 에릭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 '판타지' 정명훈의 플레이에 매료됐고, 바로 T1 스타크래프트팀의 팬이 됐다. SK텔레콤이 LOL팀을 만든 뒤 세계 최고가 됐을 때 에릭은 누구보다 기뻤다고.

에릭과 크리스토퍼의 목표는 같다. e스포츠 해설자로 오래오래 일하면서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 한국 그리고 e스포츠를 사랑하는 두 남자가 앞으로도 종횡무진 활약하길 기대해 본다.


글=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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