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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문규리 아나운서 "e스포츠 매력에 푹 빠졌죠"

[피플] 문규리 아나운서 "e스포츠 매력에 푹 빠졌죠"
스포츠에서 여자 아나운서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혹자는 여성을 상품화 시켰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일하고 스포츠에 대한 열정 또한 남다르기에 프로 스포츠에서는 여자 아나운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뛰어야 할 2014년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프로 스포츠 영역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하던 여자 아나운서가 드디어 e스포츠에도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MBC 스포츠 플러스 채널에서 류현진이 활약하고 있는 매이저리그 소식을 팬들에게 전했던 문규리 아나운서가 그 주인공입니다.

처음 문규리 아나운서가 GSL 코드S에 등장했을 때 많은 팬들은 의아한 반응이었습니다. e스포츠에서 전문 아나운서가 인터뷰에 나선 것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똑 부러지는 말투와 질문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팬들의 마음 안에는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와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영역임을 인정 받았다는 자부심이 자리잡게 된 것이죠.

처음 그녀가 e스포츠를 접한 것은 이인환 캐스터 덕분이었습니다. 곰TV에서 GSL 진행을 맡았던 이인환 캐스터가 MBC 플러스 채널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말 매력적인 분야가 있다"고 소개한 것이죠. 그러나 그녀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임에 있어서는 정말 문외한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피플] 문규리 아나운서 "e스포츠 매력에 푹 빠졌죠"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는 알고 있었는데 사실 스타크래프트2는 처음 접하는 게임이었어요. 게다가 e스포츠라는 분야에 대해 깊게 알고 있지 않았고요. 고민이 많았죠.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요. 제가 용기를 갖고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프로게이머들의 열정도 다른 프로 스포츠 선수들 못지 않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였어요.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요."

지난 주 처음으로 GSL 현장에서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고 난 뒤 문 아나운서는 e스포츠가 더 좋아졌습니다. 선수들의 열정과 승부를 향한 뜨거운 마음은 어떤 스포츠 못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제는 현장에 오는 것이 기다려지고 설렐 정도라고 합니다.

[피플] 문규리 아나운서 "e스포츠 매력에 푹 빠졌죠"

"첫날 인터뷰를 했던 CJ 김준호 선수의 경우 굉장히 위트가 있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잘하더라고요. SK텔레콤 정윤종 선수도 처음 대기실에서 인사할 때부터 방송에서 인터뷰 할 때까지 친절하게 대해줬고요. 처음 인터뷰했는데 낯설지 않았어요."

선수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며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도 문 아나운서는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승부의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긴박감, 긴장감, 열기를 모두 느꼈던 문 아나운서는 e스포츠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이인화 캐스터가 왜 이 분야를 자신에게 추천했는지 알게 됐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스포츠 세계에 몸을 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그녀에게는 누구보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가족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문 아나운서의 가족은 스포츠 마니아입니다. 특히 부모님의 경우 야구 시즌이 되면 저녁을 무조건 6시 안에 먹어야 할 정도라고 하네요.

"어머니가 부산 분이시라 롯데 자이언츠의 광팬이세요. 아버지께서는 해태 타이거스부터 시작해서 기아로 이어지는 팬이시고요. 야구 시즌에 두 팀이 붙는 날에는 불꽃 튀는 신경전이 펼쳐진답니다(웃음).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좋아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스포츠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도 문 아나운서의 집에 가면 롯데와 기아의 응원 도구가 자리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문 아나운서는 한 팀을 응원하기 보다는 두루두루 경기를 봤다고 합니다. 자신도 응원하는 팀이 생기게 되면 부모님의 신경전에 자신도 끼어들면 안 된다는 생각에 딱히 응원하는 팀 없이 야구 자체를 즐겨 봤다고 합니다.

[피플] 문규리 아나운서 "e스포츠 매력에 푹 빠졌죠"

"저까지 그 싸움(?)에 끼어들 순 없잖아요(웃음). 그래도 스포츠를 좋아하는 부모님을 둔 덕에 이렇게 스포츠와 인연을 쌓아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만약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스포츠를 접하지 못했다면 저도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부모님께 항상 감사 드리고 있습니다."

문규리 아나운서는 e스포츠에서 자신이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 놓은 이상 최선을 다해 그 분야가 성장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것이 문 아나운서의 꿈이기도 합니다.

"e스포츠가 아직 정식 스포츠가 되지는 못했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e스포츠는 누가 뭐래도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큰 보탬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제가 GSL 리포터로 활약하고 향후에도 계속 e스포츠와 인연을 맺어 가면서 다른 스포츠 분야에서 활약하게 된다면 팬들에게도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기억되게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피플] 문규리 아나운서 "e스포츠 매력에 푹 빠졌죠"

문 아나운서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e스포츠의 매력에 단단히 빠진 그녀가 앞으로 e스포츠 업계에서 보여줄 행보에 대해 더욱 기대가 가는 이유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e스포츠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할게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작은 응원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팬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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