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에는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스킬을 가진 챔피언들이 꽤 많다. 소라카, 나미, 소나, 타릭, 케일, 니달리, 알리스타, 잔나 등 다양한 챔피언들이 치료 능력을 갖고 있다. 그 중에서도 치료에 특화된 힐러에 가장 충실한 챔피언은 바로 소라카다.
소라카는 힐 스킬을 두 개나 갖고 있다. W스킬인 은하의 축복과 궁극기 기원이 바로 그 것이다. 은하의 축복은 아군의 체력을 70/130/180/230/270(+0.35AP)만큼 회복시키고 2초간 방어력을 추가로 50/65/80/95/110(+0.15AP) 올려준다. 궁극기는 글로벌 스킬로 모든 아군의 체력을 150/250/350 (+0.55AP)만큼 채워준다.
LOL이 국내 서비스를 막 시작한 2012년 시즌2 때는 소라카가 서포터의 대표로 자리했다. 이용자들이 제작한 LOL 관련 만화 콘텐츠에는 소라카가 어머니처럼 등장했다. 또 그레이브즈와 소라카의 조합은 그 어떤 조합보다 강했고, 그랬기에 사랑을 받았다.
◆소라카를 쓰기 힘든 이유
최근 일주일동안 소라카의 일반 게임에서의 픽률은 8%로, 42번째를 차지한다. 117가지 챔피언 중 42번째라면 고인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소라카는 공식 대회에서 쓰이지 않는다. 아예 자취를 감췄다. 수동적인 라인전, 갱킹 호응을 위한 스킬의 부재, 적 갱킹에 대한 취약함 때문이다.
최근 각광받는 서포터들은 쓰레쉬, 레오나, 애니, 룰루다. 모두 라인전에서 딜 교환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고 강력한 군중제어기(이하 CC기)로 무장하고 있다. 갑작스레 적 정글러의 습격을 받아도 CC기로 대응할 수 있다. 또 쓰레쉬의 사형 선고, 레오나의 흑점 폭발, 애니의 티버 소환은 이니시에이팅과 더불어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서포터 역할로서의 소라카는 단지 체력과 마나 보충. 그 뿐이다. 게다가 은하의 축복의 계수는 0.35 밖에 안되고 쿨타임은 무려 20초나 된다. 소라카는 라인전에서 힐 한 번 넣어주고 침묵을 걸고나면 할 게 없다.
소위 '잘 나가는' 서포터들과 비교하면 기본 능력치도 낮다. 기본 체력이나 레벨당 증가 폭도 적다. 체력 재생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다보니 라인전에서 버티기가 힘들다. 같이 '짤짤이'를 넣어도 오히려 손해를 본다. 그래서 소라카를 할 이유가 없다.
대규모 교전에서 죽어가는 아군을 극적으로 살린다든지 칼 같은 침묵으로 적의 주요 딜러를 순간 무력화한다든지, 광역 힐로 일발 역전을 이끄는 등 나름의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아이템이 정말 잘 갖춰지지 않는 이상 '입롤'에 불과하다.
소라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소라카의 패시브 스킬은 근처의 아군 마법 저항력을 올려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3.14 패치에서 소라카가 리워크되면서 패시브 스킬은 대상 적이 2%의 체력 혹은 마나를 잃을 때마다 체력과 마나 회복 능력이 1% 증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전 패시브와 비교한다면 힐러로서의 역할은 강화됐지만 아무래도 대규모 교전에서 큰 도움이 됐던 마법 저항력 증가분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초창기 회복 스킬인 은하의 축복의 쿨타임은 10초 안팎이었지만 현재는 두 배로 늘었다. 또한 마나를 채워주는 E스킬 마력 주입은 자기 자신에게도 사용할 수 있었으며 그 때는 마나가 소모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마르지 않는 마나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궁극기인 기원의 힐량이 최대 550이던 시절도 있었다. 또 지금은 기원의 쿨타임(3레벨 기준)이 130초지만 불과 60초일 때도 있었다. 게다가 AP 계수는 무려 1.5였다.
◆돌파구는?
대회에서 특정 챔피언들이 각광받는 이유는 메타의 영향이 가장 크다. 유행하는 메타에 적합한 챔피언들이 있기 마련이고, 잘 나가던 챔피언이라도 메타에 맞지 않거나 너프가 됐을 경우 대회에서는 보기 힘들다. 지난해 초중반만 해도 탑 라인을 주름잡았던 케넨, 블라디미르, 쉔이 지금은 종적을 감춘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르다.
선수들은 소라카를 대회에서 보기란 '소라카가 부르는 별만큼 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대회가 안된다면 일반 게임에서라도 소라카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소라카 장인 중 유명한 '토끼인간'은 Q 스킬인 별부름을 먼저 마스터한다. 소라카를 수비적이 아닌 공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첫 아이템으로 도란 방패를 들고 첫 스킬로 별부름을 찍은 다음 적극적으로 딜 교환에 나선다. 상대 챔피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소환사 주문은 점화와 회복을 든다. 화끈하다.
기자도 최근 '토끼인간'식 소라카를 한 번 만나본 적이 있다. 점화를 들고 1레벨부터 별부름을 뿌리는 소라카는 공포 그 자체였다. 생각지도 못한 소라카의 공세에 심지어 디나이까지 당했다. 소라카를 힐러가 아닌 공격형 서포터로서 활용한다면 등장할 수도 있다.
별부름은 1레벨 때 60의 마법 피해를 주며, 5초동안 상대의 마법 저항력을 낮춘다. 또 별부름이 적에게 적중하면 은하의 축복 쿨타임이 최대 10%까지 감소한다. 마나만 허락한다면 공수 모두 취할 수 있다.
서포터가 아니라 탑 라인에 서는 소라카도 있다. 마찬가지로 별부름으로 초반부터 적극적인 딜 교환을 한다. 적이 달려들면 침묵을 시키고 별을 마구 꽂아준다. 그리고는 은하의 축복으로 체력을 채우고 유유히 빠진다. 킬은 따내기 힘들지만 CS 차이를 벌릴 수 있으며 솔로 라인이기 때문에 서포터보다 훨씬 빨리 고급 아이템을 갖출 수 있다.
영겁의 지팡이, 라일라이의 수정홀을 갖출 경우 상당한 맷집을 보유하며 기타 주문력 아이템을 더하면 어마어마한 힐량을 볼 수 있게 된다. 일전에 적으로 만난 탑 소라카는 대규모 교전에 참여하지 않고도 궁극기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뿜어냈다.
비록 대회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다양한 연구와 시도로 종종 일반 혹은 솔로랭크게임에 얼굴을 비추는 소라카. 과거 서포터의 어머니로 불리던 시절처럼 소라카가 라이너로 다시 부활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SK텔레콤의 넓고 빠른 LTE-A로 즐기는 e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