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개막할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스프링 본선 진출팀을 뽑기 위한 예선이 한창인데요. 지난 19일부터 시작한 2차 예선에는 프로팀과 아마추어팀들이 각 4개조로 편성됐습니다. 모든 조는 프로 두 팀, 아마추어 두 팀으로 균등하게 배정이 됐습니다.
자, 그럼 대부분의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팬들은 '당연히 모든 조에서 2개의 프로팀들이 진출하겠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2차 예선 첫 날부터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아마추어팀인 마이더스 피오가 제닉스 스톰을 잡고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은 것이지요.
마이더스 피오는 최종전에서 제닉스 스톰을 상대했는데요. 경기 내내 제닉스 스톰에게 밀렸고, '오뀨' 오규민의 시비르가 어마어마하게 성장하는 바람에 대규모 교전에서도 좀처럼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이더스 피오는 경기 후반 내셔 남작을 가져가면서 승부를 연장시켰고 또 한 번 바론을 챙기면서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야스오가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야스오를 택한 '넥서스' 한준우는 라인전이나 경기 중반까지는 킬보다 데스가 훨씬 많았습니다. 자신있게 야스오를 선픽으로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죠. 하지만 야스오는 아무리 망해도 무한의 대검, 스태틱 단검만 뜨면 상상 이상의 딜을 뿜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더스 피오는 야스오의 파워를 역전승으로 몸소 보여줬습니다.
이번 'IF LOL'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를 바론과 야스오의 힘으로 뒤집은 마이더스 피오와 제닉스 스톰의 경기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위기 뒤엔 항상 기회가 온다
마이더스 피오는 경기 초반 제닉스 스톰의 허를 찌르는 2레벨 하단 갱킹으로 선제점을 따냈고 카운터 정글을 통해 킬을 보태면서 순조롭게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마이더스 피오의 듀오가 하단 라인전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하단을 집요하게 파고든 제닉스 스톰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후 전투마다 마이더스 피오는 손해를 봤고 킬 스코어 차이는 점점 더 벌어졌습니다.
27분경 마이더스 피오는 제닉스 스톰에게 에이스를 허용, 중앙 억제기를 파괴당합니다. 마이더스 피오는 소환사들이 다시 살아나자마자 바론으로 달렸습니다. 제닉스 스톰은 본진으로 귀환한 뒤 바론 지역으로 왔으나 이미 사냥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결국 마이더스 피오에게 바론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마이더스 피오는 바론 버프 획득 직후 펼쳐진 전투에서 압승을 거두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당시 제닉스 스톰의 전투 진영을 보면 그라가스, 이블린, 시비르가 뭉쳐있고 바론 스틸을 위해 들어간 쉬바나, 쓰레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제닉스 스톰은 이 전투에서 형편없이 싸웠습니다. 쉬바나는 바로 옆에 있던 마이더스 피오의 루시안을 물지 않고 세 명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또 그라가스의 술통 폭발은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레넥톤, 알리스타, 야스오, 카직스에게 쓰지않고 멀찍이 있는 루시안에게만 사용됐습니다. '1인궁'이었지요. 이 술통폭발만 제대로 들어갔다면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야스오, 한 건 했다
바론 사냥 직후 벌어진 전투에서 크게 이겼다고는 하나 이미 벌어져 있던 격차 때문인지 마이더스 피오는 34분경 전투에서 대패했습니다. 그리고 중앙 억제기를 재차 내줬고 쌍둥이 타워 중 하나까지 파괴당했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마이더스 피오에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닉스 스톰은 5명 모두 체력이 낮아 귀환할 수 밖에 없었고 또 한 번 마이더스 피오에게 바론을 빼앗겼습니다.
만약 제닉스 스톰이 바론 재생성 타이밍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면 중앙 억제기만 파괴하고 빠졌겠지요. 빨리 경기를 끝내려는 조급함이 제닉스 스톰의 발목을 잡은 격입니다.
제닉스 스톰에게도 바론을 스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론의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그라가스가 언덕 뒤쪽에 위치한 것이지요. 그라가스의 3레벨 술통폭발은 소환사 스킬인 강타보다 더 높은 데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바론 스틸에 용이합니다.
그러나 마이더스 피오에는 야스오가 있었습니다. 야스오의 바람 장막은 투사체 스킬을 모두 막아낼 수 있습니다. 와드로 그라가스의 위치를 파악한 한준우는 그라가스의 술통폭발을 바람 장막으로 멋지게 막아내면서 바론 스틸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부분은 그라가스의 스킬 활용입니다. 당시 '알빙고' 최영철의 그라가스는 점멸이 있었습니다. 야스오가 바람 장막으로 술통 굴리기와 술통 폭발을 막을 것을 예상했다면 배치기로 뚫고 들어간 뒤 술통 폭발을 쓸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점멸로 빠져나올 수 있었겠지요. 만약 전사하더라도 바론은 내주지 않았기에 마이더스 피오의 기세를 꺾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승부를 결정지은 마지막 전투
두 번의 바론 사냥으로 전세를 뒤집은 마이더스 피오는 마지막 전투에서 완승을 거뒀습니다. 제닉스 스톰이 승천의 부적을 사용한 뒤 달려오자 마이더스 피오는 한준우의 야스오가 회오리를 날려 세 명을 띄웠고 곧바로 궁극기까지 연결했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알리스타의 박치기 분쇄 콤보가 이어졌지요. 제닉스 스톰의 그라가스는 존야도, 궁극기도 쓰지 못하고 비명횡사하고 말았습니다.
제닉스 스톰의 핵심 딜러 중 하나를 끊어낸 마이더스 피오는 후퇴하는 제닉스 스톰을 추격해 학살극을 벌이며 순식간에 에이스를 띄웠습니다. 그리고는 그대로 상대 진영으로 달려 넥서스를 파괴하고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습니다.
제닉스 스톰 입장에서는 이 마지막 전투가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야스오의 궁극기를 신경썼더라면 그렇게 뭉쳐서 들어가진 않았을 것입니다. 승천의 부적을 켰을 당시 제닉스 스톰은 일자로 뭉쳐서 들어갔고, 야스오와 알리스타에 의해 공중에서 얻어맞기만 했습니다.
또 굳이 이니시에이팅을 승천의 부적을 활용하며 시도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그라가스의 술통 폭발이나 이블린의 옆구리 이니시에이팅 등 방법은 많았습니다. 성급한 상황 판단이 부른 화였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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