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LOL STAR'에서는 나진 소드 '리미트' 주민규를 만나봤습니다. 주민규는 오랜 아마추어 생활 끝에 나진 소드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기다림이 컸던 만큼 그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지요. 공격적인 플레이로 나진 소드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만든 주민규가 이번 핫식스 롤챔스 스프링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해 봅시다.
이번 'LOL STAR'에서 만난 선수는 KT 롤스터 애로우즈 '루키' 송의진입니다. '모스트3'이라는 아이디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명했던 송의진은 최근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특히 송의진의 르블랑 플레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지요.
올해 열여덟 송의진은 어린 선수들이 갖고 있는 특유의 자신감과 패기가 돋보이는 선수입니다. 송의진은 이번 인터뷰에서 SK텔레콤 K의 독주를 막고, '페이커' 이상혁을 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는데요. 자신의 실력을 믿기에 그만큼의 자신감이 나오는 것이지요.
KT 애로우즈의 귀염둥이 막내 '루키' 송의진과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안녕하세요.
송의진=반갑습니다. KT 롤스터 애로우즈 '루키' 송의진입니다. 첫 개인 인터뷰라 기분이 좋네요(웃음).
요즘 팀 분위기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송의진=(이)병권이형이 들어오고 나서 팀이 활기가 넘쳐요.
'카카오' 이병권 선수가 오고 어떤 부분이 바뀌었나요?
송의진=(이)병권이형이 경험이 많다보니 오더나 갱킹, 라인 커버 모든 면에서 뛰어나요. 또 편한 형, 동생 사이로 지내니까 호흡도 금방 맞추게 되더라고요.
미드-정글 라인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죠? 이병권 선수랑은 잘 맞나요?
송의진=잘 맞는 편이에요. 경기 시작 전에 누굴 키울 지 미리 정하고 들어가요. 미드 라인은 여유가 있을 때 와서 얼굴만 비추는 정도(웃음)? 제가 와달라고 할 때 와주면 킬을 만들어내죠.
올해 18살이죠? 팀에서 막낸데 막내라서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송의진=형들이 먹을 걸 많이 사줘요(웃음). 또 어리다보니 자신감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건 분명 이점이라고 생각해요.
막내인데도 형들한테 엄청 까불던데요(웃음)?
송의진=성격이 엄청 쾌활해요. 생활기록부에 항상 '산만합니다'라는 말이 있었어요(웃음). 좋게 표현하면 밝지요. 밝은 성격이 제 장점이에요.
팀에서 가장 잘 챙겨준다거나 도움을 주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송의진=(이)병권이형, (유)상욱이형, (원)상연이형이에요. 상욱이형한테는 많이 배워요. 정보도 많이 공유하고 있고요. 또 상연이형은 팀에서 가장 경기를 많이 챙겨보는 선수에요. 그래서 판을 잘 읽죠. 우리 경기가 끝나면 항상 상연이형에게 부족했던 점을 물어봐요. 병권이형은 얼굴에 비해 아는 게 많아요(웃음). 그래서 조언을 많이 구하죠. 참, 오창종 코치님께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이지훈 감독님 얘기는 없네요(웃음).
송의진=감독님도 빼놓을 수 없죠(웃음). 게임 외적으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최대한 선수 입장에 맞춰 스케줄을 짜시고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면 연습이 있더라도 휴식을 하라고 하시거든요. 감독님 덕분에 우리가 기량을 계속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린 나이에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고 있는데 부모님 반대도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송의진=솔직히 지금 부모님 세대 중 프로게이머를 한다고 하면 말리지 않을 부모님은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랬죠. 전 늦둥이에요. 누나가 29살, 형은 25살이거든요. 처음엔 반대하셨는데 KT에 들어간다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 주시더라고요(웃음).
'보급형 페이커'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좋은 별명이고 어떻게 보면 나쁜 별명인데 송의진 선수는 어떻게 생각해요?
송의진=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요. 아마추어 때 '모스트3'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할 때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많이 이겨봤어요. 아마 프로게이머 중 솔로랭크에서 이상혁 선수를 가장 많이 잡은 선수가 저일 걸요(웃음)? 잠시 주춤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본선에도 돌랐고 저만 조금 더 열심히 한다면 4강, 결승, 우승도 멀지 않다고 봐요.
역시 어린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패기가 장난이 아니군요(웃음). '루키'라는 아이디는 어떻게 짓게 됐나요?
송의진=KT에 들어오고 아이디를 바꿀 때 두 개의 후보가 있었어요. 하나는 '홈키퍼'였어요. '충'들을 잡으러 왔다는 뜻이죠(웃음). 또 하나는 '토토로'인데 오창종 코치님이 이미지를 잡아서 가는 것도 좋다고 하셔서 추천해 주셨어요. 그러다 사무국장님이 무섭게 올라가는 신예라고 하시면서 '루키'는 어떻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루키로' 결정했죠.
경기를 보면 제드, 르블랑처럼 혼자 날뛸 수 있는 챔피언을 잡았을 때 특히 잘하는 것 같아요.
송의진=그래서 최근 룰루 플레이가 아쉬워요. 룰루는 기동력, 데미지, 지원 등 스킬이 골고루 섞인 좋은 챔피언이에요. 하지만 그만큼 색깔이 뚜렷하지가 않아요. 르블랑을 할 때 엄청 공격적으로 하는 스타일인데 룰루도 비슷하게 해요(웃음). 그러다보니 아군을 지켜줘야할 때 힘들더라고요. 어쨌든 룰루 연습은 열심히 하고 있어요. 또 저만의 챔피언도 연구하고 있고요.
최근 경기 얘기를 좀 해볼까요? 롤챔스 스프링 2차 예선에서 프라임 옵티머스에게 졌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송의진=그라가스를 잡으면 라인전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그 경기는 솔로 킬을 따려고 너무나 욕심을 부렸어요. 또 정글러가 말리니까 전체적으로 게임이 힘들어졌죠. 프라임 옵티머스 서포터가 잘하시더라고요. (이)병권이형이 바론 스틸에 성공하면서 역전할 수도 있었는데 아쉬웠어요.
마지막 전투에서 조급한 듯한 모습을 보였어요.
송의진=그 때 (이)병권이형이 '우리 욕심만 안 부리면 이길 수 있어'라고 하더니 자기가 욕심을 부리더라고요(웃음). 혼자 갑자기 들어가서 전투가 열렸고 그 싸움에서 대패하고 게임을 내줬죠.
최종전에서도 처음엔 좀 불안했어요. 또 애로우즈가 떨어지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요(웃음).
송의진=승자조 경기에서 패하면서 정신이 나가고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어요. 최종전에서 지면 떨어진다는 생각 조차 못할 정도였죠. 최종전 경기를 하면서도 앞 경기 생각만 나더라고요. 그래서 초반에 집중을 못했어요. 하지만 어떻게 잘 풀렸죠(웃음). 역시 LOL은 멘탈과 팀워크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KT 애로우즈가 1년 만에 롤챔스 본선에 올랐어요. 송의진 선수는 첫 본선 출전이고요.
송의진=빨리 SK텔레콤 T1 K와 붙고 싶어요.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잡고 싶거든요. 스크림은 물론 솔로랭크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일단 A조에서는 우리가 무조건 1위로 올라가겠습니다. 애로우즈는 1년 만에 본선에 올랐고 멤버도 많이 바뀌었으니 어떻게 보면 신생팀이잖아요? 언젠가부터 신생팀 징크스가 없어졌는데요. 우리가 그 징크스를 다시 이어 받도록 할겠습니다.
웬만한 선수들도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잡겠다는 말을 안하던데(웃음). 기대해 볼게요. 만약 송의진 선수가 이상혁 선수를 꺾으면 '보급형 페이커' 대신 '페이커 킬러'라는 별명이 생길지도 모르겠는데요?
송의진=그런 별명보다는 우리가 강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조추첨식을 보는데 많은 팀들이 우리를 무시하더라고요. KT 롤스터 애로우즈가 강팀이라는 이미지를 갖도록 최선을 다 할 거에요.
A조 편성은 어떻게 생각해요?
송의진=일단 프라임 옵티머스에게 제대로 복수를 해줘야죠. 프라임에겐 미안하지만 밟고 올라가겠습니다(웃음). SK텔레콤 형제팀이 있긴 하지만 우리 팀에서 그 누구도 똥 밟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요. 무엇보다 SK텔레콤 S는 그렇게 무섭지 않거든요. NLB에서도 이겨봤어요. 그 때보다 우린 더 강해졌어요.
처음으로 본선에서 경기를 하는데 혹시 롤챔스에서 경기를 해보고 싶었던 팀이 있나요?
송의진=SK텔레콤 K, KT 불리츠를 빼면 다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SK텔레콤 K와 KT 불리츠를 만나고 싶어요. 물론 KT 불리츠는 결승에서 만나길(웃음). SK텔레콤 K의 기세가 대단한데 계속 독주하게 둘 순 없잖아요. SK텔레콤 K의 독주, 애로우즈가 막겠습니다.
송의진 선수가 롤챔스 본선 경험이 없다는 건 팀 입장에서 조금 불안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송의진=대회에서는 종종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곤 해요. 그걸 경험으로 커버한다고 하는데 전 괜찮아요. 일단 긴장만 하지 않으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긴장을 덜하고 자신감을 갖는 저만의 방법이 있어요. 용산 경기장 8층 식당의 참치깁밥이 참 맛있어요. 그 김밥을 먹고 기도 한 번하고 경기에 들어가면 돼요(웃음).
이번 롤챔스 스프링에 임하는 각오는요?
송의진=지난 7월에 KT에 들어와 이제서야 본선에 올랐어요. 오랫동안 기다렸던 만큼 절대 16강에서 멈추지 않을 거에요. 8강, 4강에 올라가면서 쟁쟁한 팀들을 다 꺾고 약체 이미지를 확실히 벗고 싶어요. 이번 시즌 다크호스는 KT 애로우즈입니다.
송의진 선수의 자신감 만큼 롤챔스 본선에서도 꼭 좋은 성적 거두길 바랍니다. 끝으로 송의진 선수의 목표 들어보고 인터뷰 마칠게요.
송의진=지난 프라임 옵티머스전에서 패하고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팀을 만나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될 거에요. 그리고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 나가 우승도 하고 싶고요(웃음). 은퇴 후에는 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어요. 어린 나이에 프로게이머가 됐는데 뭐든지 빠르게 해낼 거에요. 많은 응원 바랍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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