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2 KDL 라운지가 4주차를 맞고 있습니다. 방송을 해보니 어떤지 궁금합니다.
양한나 아나운서(이하 양한나)=MC가 됐지만 촬영 전날까지 전화 한 통화도 없었고 대본도 안나온 상황이었어요. 솔직히 방송국에서 뽑아놓고 마음에 안들어서 킬한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에서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방송을 하기 위해서 설정된 콘셉트라고 생각해요. 제가 게임방송을 진행할 줄 상상도 못했어요. 솔직히 스포츠 아나운서가 꿈이었거든요.
정인호 해설위원(이하 정인호)=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는 도타2 리그에 대한 예측 정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어요. 전문적인 방송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 예능 토크쇼인 거에요. 편안하게 생각했고 MC를 맡고 있는 양한나 아나운서의 캐릭터가 정말 재미있어요. 솔직히 연기인지 아니면 원래 성격인지 궁금했거든요. 편안하게 촬영해서 잘 나올 것으로 기대했어요.
이태윤=개인방송을 하고 있지만 TV 출연은 처음이에요. 처음에 제의가 왔을 때 무조건 '오케이'였죠. 처음에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엄청난 반전이 있더라고요. 방송이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죠.
솔직히 처음에 봤을 때 양한나 아나운서의 캐릭터가 설정인 줄 알았어요.
양한나=KDL 라운지가 30분 정보 프로그램인데 첫 녹화때 40분 만에 끝났어요. 솔직히 의문이 들었죠. 첫 방송이라서 파이팅 넘치게 밤샘을 할 줄 알았거든요. 얼마나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40분 만에 끝났을까라는 고민도 했어요. 그렇지만 방송을 보고 난 뒤 왜 빨리 녹화가 끝난지 알겠더라고요. 완전히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에요.(웃음)
정인호=솔직히 2화부터는 설정이에요. 1화가 진짜 양한나 아나운서의 본 모습이죠.
이태윤=사실 방송 전에 콘셉트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웃음 코드를 담당하는 사람이 저인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양한나 아나운서더라고요. 지금은 혼돈의 카오스인 것 같아요. 양한나 아나운서의 모습을 보고난 뒤 내 존재감을 어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다음 5대 얼짱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양한나=네 맞아요. 탤런트 박한별, 구혜선, 애프터스쿨 주연, 동생인 (양)정원이와 함께 속했어요. 그렇지만 다른 분들이 방송을 할 때 저는 유학을 가면서 5대 얼짱이었는지 아무도 모르더라고요.(웃음) 솔직히 방송 욕심은 있었는데 부모님이 공부를 하길 원했어요. 현재 동생은 방송 일을 하고 있고요.
정인호=5대 얼짱이라고 했지만 별 관심이 없었는데 박한별하고 같이 얼짱이었다고 하니 잘 대해줘야 할 것 같아요.
이태윤=당시 중학생이었는데 유명한 얼짱인 분을 이 자리에서 뵙게 돼서 영광이에요. 자세를 고쳐 잡아야할 것 같아요. 처음에 만났을 때는 누군지 몰랐지만 이야기를 듣자니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영광인 것 같아요.
방송을 통해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것 같아요.
양한나=예전 KBS에서 했던 '공부하세요'의 노현정 아나운서가 롤모델이에요. KDL 라운지에서는 진짜 아나운서 스타일로 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내 스타일을 조금씩 보여주려고 하고 있어요.
정인호=양한나 아나운서는 집중하고 방송하는데 우리가 항상 방해하죠. 양 아나운서는 정말 열정적이에요. 방송하는데 불편하다고 직접 의자를 들고 왔는데 뜯어진 의자라서 물어보니 단골 PC방 의자를 빌려왔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이태윤=양 아나운서를 처음 본 것이 KDL 라운지 첫 화 녹화 때였어요. 넥슨 아레나 문이 잠겨져 있어서 짐을 가지고 쪼그려서 앉아 있더라고요. 첫 방송이다보니 제작진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소탈한 모습을 보니까 당황스러웠어요. 그래도 양 아나운서는 출연진을 위해 노력하는 분이에요.
도타2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양한나=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영웅이 소개된 내용을 모두 프린트했어요. 아이템만 뽑았는데 50장이 나왔고 용어집은 100장 정도 들었죠. 원래 PC방을 한 번도 안갔는데 방송 준비를 위해 일주일을 꼬박 출퇴근했어요. 집에서도 아나운서가 됐는데 왜 게임을 공부하는지 물어보더라고요. 그렇지만 방송을 들어가니까 도타2 지식에 대해 몰라도 되는 거에요. 많이 준비를 해왔는데 작가 분이 '모르면 모른다고 해도 된다'고 했어요. 백지의 모습을 원한거죠.
정인호=너무 잘 알고 있으면 재미없잖아요.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부를 해서 나쁠 건 없는 것 같아요.
이태윤=게임을 하는 입장에서 볼 때 양한나 아나운서는 대단해요. 우리에게 물리 공부를 혼자서 하라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 이정도 했다는 것은 도타2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증거거든요.
주위 반응은 어때요?
양한나=밝은 표정도 좋지만 너무 과도한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요. 1화 때는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편안하게 했거든요. 너무 과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난 뒤 집에서도 자제하라고 하더라고요.
정인호=어머니가 많이 놀랐을 것 같아요. 두 번째 녹화 때인가 양한나 아나운서가 '저 안 웃을거에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또 다른 콘셉트인 것으로 착각했어요. 저도 공감가는 것이 예전부터 대부분 해설위원들은 가볍게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예능 프로그램 섭외는 계속 들어오는데 망가질 것 같아서 거절한 경험이 있거든요. 우리 윗 세대 해설위원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안나갔고 게임 시연도 절대 안했죠. 그 것을 깬 것이 MBC게임 시절 '스타 무한도전(스무도)'였어요.
그렇다면 방송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있나요.
양한나=사실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힘들어요. 제작진들도 딱딱한 것보다 밝은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래도 다른 아나운서보다 코드가 명확해지고 싶어요. 예전에는 예쁜 사람이 개그맨을 못했는데 이제는 잘 나가잖아요. 못 웃기는 것보다 웃기면서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겠죠.
도타2 리그를 팬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정인호=도타2는 안해봤지만 KDL 라운지를 보면서 도타2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싶어요. 더불어 리그 순위 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리그 뒷 이야기를 알려주는 것도 가능했으면 해요. 일단 1시간 편성이 돼야 가능하겠죠.
이태윤=정인호 해설위원의 말에 공감하는 것이 제가 다림쥐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데 거기에 한 명이 코리아 도타2 리그에서 심판을 하고 있어요. 영어 통역도 하는데 외국 선수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많이 알고 있거든요. 이런 것을 팬들에게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KDL 라운지를 어떻게 끌고갈지 궁금해요.
양한나=도타2에 관심없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1차 목표에요. KDL 라운지를 챙겨본다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정인호=그러기 위해서는 양한나 아나운서가 계속 웃겨야 겠죠. 저는 계속 양 아나운서를 방해할 생각입니다.
이태윤=포지션이 양 아나운서와 겹치는 것 같아요. 살아남기 위해선 변화를 많이 줘야할 것 같아요.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양한나=앞으로 더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다만 천천히 망가질 생각이에요. 양파 같은 매력을 하나씩 보여드리고 싶어요.
정인호=주 2회 방송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리그 다음 날 녹화를 해서 뒷담화를 이야기하는 토크 방식으로 진행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방송이 늘어나면 양한나 아나운서도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낼 거에요. 잘 안되면 1년 정도 쉬면 되죠.(웃음)
이태윤=개인방송을 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목표는 게임 캐스터가 되는 거에요. 아울러 개인방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또한 KDL 라운지를 통해 나와 같은 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e스포츠 문화에 앞장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꿈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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