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LOL STAR'에서는 화제의 '롤 챔스터즈'를 연재하는 정태훈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정태훈 작가는 e스포츠의 젊은 에너지에 끌려 팬이 됐다고 했는데요. '롤 챔스터즈'를 통해 한 주 간의 이슈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정태훈 작가는 이번 연재를 계기로 다양한 이야기를 작품에 담고 싶다고 합니다. '롤 챔스터즈'가 얹어진 이번 롤챔스 스프링 시즌은 분명 팬들에게 훨씬 더 많은 즐거움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
이번 'LOL STAR'를 찾은 손님은 상큼한 미소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4기 버프걸 김서영입니다. 성신여대 서양화과에 재학 중인 김서영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팬들에게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는데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새로운 시도를 모색한 김서영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김서영은 2012년 겨울부터 꾸준히 롤챔스를 봐온 열혈 시청자였지만 정작 현장을 찾은 적은 없었다고 하는데요. 현장의 열기를 직접 느끼고자 버프걸에 지원했다는 김서영은 롤챔스 경기가 열리는 수요일과 금요일에 미리 수업을 빼놓았다고 합니다. 수강신청을 할 때부터 버프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했던 것이지요.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 스프링 시즌에 걸맞는 봄 같은 버프걸 김서영과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반갑습니다. 인사와 소개 좀 부탁드려요.
김서영=안녕하세요. 4기 버프걸 김서영입니다. 버프걸 활동을 시작한지 벌써 2주가 흘렀네요.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끝까지 예쁘게 봐주세요(웃음).
2주 동안 버프걸 활동을 해보니 어떤가요?
김서영=처음에는 LOL 팬들이 저를 경계할 줄 알고 긴장을 많이 했어요. 마음을 쉽게 열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다들 인사도 잘 받아주고 아는 척도 해주셔서 편하게 하고 있어요.
현장에서 보면 항상 즐거운 얼굴이에요. 하지만 힘든 부분도 분명 있겠죠?
김서영=사진이 뚱뚱하게 나와서 악플이 많이 달렸어요. 힘들었지만 지금은 적응하고 있는 중이에요. 차차 극복해 나가야죠.
역대 버프걸들도 다 악플에 시달렸죠(웃음). 버프걸이 됐을 때 친구들은 뭐라던가요?
김서영=여자 친구들이 많은데 처음엔 다들 놀렸어요(웃음). 그러다가 친구의 남자 친구들이 '버프걸 좀 소개해달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친구들이 말 조심하고, 사고 치지 말고 잘 하라고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물론 응원도 빼놓지 않고요.
버프걸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궁금해요.
김서영=롤챔스는 2012~13 윈터 시즌부터 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한 번도 직접 경기장에 가서 본 적은 없어요. 문득 경기장에 가보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어정쩡하게 몇 번 가는 건 싫었어요. 그래서 계속 참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버프걸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죠.
갈수록 버프걸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있어요. 이번에는 5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고 하던데요.
김서영=제가 얼굴에 철판을 잘 깔아요(웃음). 면접 때 '느낌 아니까' 꽁트를 했는데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사실 같이 면접 봤던 분들 중에는 정말 예쁜 아프리카TV BJ 출신도 있었거든요. 또 다들 티어가 높더라고요. 전 수줍게 '실버에요'라고 말했죠(웃음). 어쨌든 제 패기를 높게 사신 것 같아요.
성신여대에 재학 중이라고 했죠? 여대에서 롤챔스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데요?
김서영=우리 과에서는 LOL을 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외로웠는데 얼마 전 롤챔스 현장에서 성신여대 다른 과 선배님들을 만났어요. 그 후로 게임도 같이 하고 학교에서 보면 인사도 하고 그래요. 롤챔스를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서영씨처럼 롤챔스, e스포츠에 관심을 갖는 여성팬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김서영=전 좋아요. 대화를 나누는 대상이 남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LOL, e스포츠를 좋아하는 여성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혹시 롤챔스를 보기 전에도 e스포츠를 좋아했나요?
김서영=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가 한창 인기일 때 e스포츠라는 게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어요. 롤챔스를 계기로 e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죠.
그럼 서영씨가 느낀 e스포츠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김서영=모르는 사이라도 게임 하나로 쉽게 얘기를 할 수가 있어요. 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 함께 열광할 수 있다는 점에 많은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러고보면 역대 버프걸들은 모두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어요. 서영씨는 어때요?
김서영=어렸을 때 프랑스에서 살았는데 프랑스 친구들 중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이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 지뢰찾기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한국에 돌아와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버블 파이터,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같은 게임들을 즐겼어요. 고등학생 때는 친구들와 PC방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했죠. 대학교 들어와서는 LOL을 시작했고요. 특히 버블 파이터를 정말 잘했어요.
얼마나 잘하셨길래(웃음)?
김서영=날아다녔죠(웃음). 샷건을 정말 잘 다뤘어요. 사람들이 제 플레이를 볼 때마다 '짱 잘하시네요'라고 할 정도?
버프걸 활동 중 하나가 현장스케치잖아요? 그런데 사진을 많이 찍어 본 솜씨는 아닌 것 같던데요(웃음).
김서영=아니에요. 평소에도 사진을 많이 찍어요. 그런데 막상 경기장에선 잘 못 찍겠더라고요. 카메라 감독님의 가르침도 받았습니다. 음, 다음부터는 망원렌즈까지 가져와야겠네요(웃음).
블로그의 현장스케치 마지막 부분에 아무무 그림이 있더라고요. 꽤 잘그렸던데요?
김서영=정말요? 솔직히 그리고 나서 별로 마음에 들진 않았거든요. 타블렛이 학교 작업실에 있어서 중학생 동생의 색연필을 빌려서 그렸어요(웃음). 다음에는 더 좋은 퀄리티의 그림을 보여드릴게요.
그림을 보면 몸은 서영씨인데 얼굴은 아무무에요. 많은 챔피언들 중에서 아무무로 본인을 표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서영=친구가 없어서요(웃음). 제가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제게 다가와 달라는 의미로, 그리고 앞으로 제가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로 아무무를 그렸어요.
말하는 것만 보면 굉장히 활발할 것 같은데요?
김서영=친해지면 애교가 엄청 많아요. 리액션도 활발하고요. 하지만 친해지기 전엔 낯가림이 조금 있어요.
지난해 롤챔스 스프링, 서머 시즌에는 '코스프레데이'가 있었어요. 이번에도 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혹시 코스프레하고 싶은 챔피언이 있나요?
김서영=레오나를 엄청 많이 해요. 아니, 거의 레오나만 해요. 기회가 된다면 수영장 파티 레오나를 연출해보고 싶어요. 해바라기 머리띠나 우산을 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옷은 빼고요(웃음).
스프링 시즌 버프걸에게는 피할 수 없는 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중간 고사죠. 버프걸 활동으로 성적이 잘 안나올까 걱정이 되진 않나요.
김서영=걱정이 되긴 하지만 온게임넷에서 배려를 해주셔서 충분히 과제할 시간은 있어요. 사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집에서 쫓겨날지도 몰라요(웃음). 버프걸, 과제 둘 다 열심히 해야죠.
전공이 서양화인데 미대는 시험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요.
김서영=시험을 따로 보지는 않고 과제로 봐요. 그림 하나로요. 짧은 시간 안에 그림을 완성하려면 야간 작업(줄여서 야작이라고 표현했다)을 굉장히 많이 해야하죠. 그래서 롤챔스와 겹치면 힘들까봐 수요일과 금요일은 공강으로 만들었어요. 사실 버프걸 활동을 염두에 뒀죠. 그리곤 면접 때 수요일, 금요일이 공강이라 활동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고 적극 어필했어요. 준비된 버프걸입니다(웃음).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페이스 페인팅을 해주고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시도에요.
김서영=자신이 응원하는 팀 마크를 그려주고 있어요. 연습도 많이 했답니다. 페이스 페인팅이 있으면 관객들이 카메라에 잡힐 때도 더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 응원 열기도 더 뜨거워지고요. 다같이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얼굴에 하기 부끄러우신 분들은 손등에라도 그려드릴게요.
혹시 서영씨도 응원하는 팀이 있나요?
김서영=나진 팬이에요. 제가 처음 롤챔스를 보기 시작했던 2012 윈터 때 나진 소드가 우승했잖아요. 그 때부터 계속 좋아하고 있어요.
나진 소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김서영='프레이' 김종인 선수요. 제가 서포터를 하다보니 잘하는 원거리 딜러가 그렇게 좋더라고요(웃음). 삼성 블루 '데프트' 김혁규 선수도 좋아요. 이즈리얼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팬이 됐어요.
그럼 혹시 친해지고 싶은 선수는 있나요?
김서영=버프걸 활동을 하면서 선수들과 친해질 기회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친해지고 싶은 선수는 많죠. 개인적으로 '와치' 조재걸 선수를 굉장히 좋아합니다(웃음). 아버지랑 닮았어요.
역대 버프걸들은 LOL 내 캐릭터들과 닮은 꼴이었는데요. 맹솔지는 바론, 이세진은 직스, 송채림은 징크스를 닮았다는 말을 들었잖아요. 서영씨는 어떤 챔피언과 닮은 것 같아요?
김서영=전 딱히 닮은 챔피언은 없는 것 같아요. 남자애들이 아무무, 룰루를 닮았다고 한 적은 있는데 별로 공감이 되진 않았어요.
살짝 럼블을 닮은 것 같기도 한데요(웃음).
김서영=가끔 페키니즈를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데 별로 좋아하진 않아요. 럼블이라. 다 통구이 만들어 버릴 거에요(웃음).
그동안 버프걸들은 각각 자신만의 버프가 있었잖아요? 바론버프, 더블버프, 징크스 궁극기에 실은 버프 등등. 서영씨는 팬들에게 어떤 버프를 주고 싶은가요?
김서영=아까도 말씀드렸는데 LOL을 할 때 서포터만 해요. 이제는 롤챔스와 팬들의 서포터잖아요? 제 애용품인 '승천의 부적' 버프를 팍팍 드릴게요. 아무무 그림에도 승천의 부적이 있어요. 옷도 더블 버프 콘셉트고요. 그런데 아무도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슬펐어요(웃음).
혹시 이전 버프걸들에게 구하고 싶은 조언은 없나요?
김서영=페이스북이나 블로그 활동을 하는데 사람들이 제 존재를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버프걸을 더 알릴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5기를 위해서라도 한 분에게라도 더 알리고 싶어요.
이제 시작인데요 뭘. 지금도 잘 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혹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김서영=여러분들의 의견들을 모두 다 보고 있어요. 팬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버프걸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악플은 싫어요(웃음).
오늘 인터뷰 즐거웠습니다. 끝으로 서영씨의 꿈은 무엇인가요?
김서영=버프걸 활동을 하면서 e스포츠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했으면 좋겠어요. 학교를 졸업해서도 e스포츠 관련 캐릭터 디자인 같은 걸 하고 싶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그림도 그리고 LOL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거에요. 일과 여유를 함께 쥐고 싶어요(웃음). 버프걸을 시작한 지 2주가 흘렀는데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더 열심히 할게요. 지켜봐 주세요.
글=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