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LOL STAR'에서는 4기 버프걸 김서영을 만나봤습니다. 하이톤 목소리와 상큼한 미소로 롤챔스 현장을 찾는 이들을 반겨주는 김서영은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김서영의 페이스 페인팅은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고 현장 분위기도 한층 뜨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롤챔스, 버프걸을 알리고 싶다는 김서영. 앞으로의 활약을 더 기대해 봅시다.
이번 'LOL STAR'를 찾은 손님은 IM 2팀의 원거리 딜러 '파라곤' 최현일입니다. 지난해 여름 건강 문제로 팀을 떠났던 최현일은 두 시즌만에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달 22일 제닉스 스톰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최현일은 신들린 듯한 루시안 플레이로 1, 2세트 모두 MVP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죠.
쉬는 동안 최현일의 머리 속에는 온통 팀 게임에 대한 생각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초창기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열망보다 돌아가고 싶다는 갈망이 더욱 컸다고 하는데요. 이게 바로 최현일이 돌아오자마자 맹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때보다 강해진 IM 2팀에서 자신의 나래를 활짝 펴고 싶다는 최현일과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반갑습니다.
최현일=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IM 2팀 원거리 딜러 '파라곤' 최현일입니다. 다시 돌아온 만큼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두 시즌 만에 IM 2팀으로 돌아왔어요. 쉬는 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최현일=집에서 쉬면서도 LOL을 놓진 않았어요. 그런데 게임을 하면 할수록 팀 게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라고요. 초창기 때 생각도 나고요. 그런 갈망이 점점 더 커지면서 도처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웃음). 그래서 돌아왔죠.
강동훈 감독님 말로는 최현일 선수에게 플레잉 코치 역할을 맡긴다고 하던데요.
최현일=제 3자 입장에서 경기를 보면 게임 흐름을 파악하기가 쉬워요. 하지만 직접 게임을 할 때는 자기 화면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죠. 제 개인 실력도 다듬고 동료들에게 조언을 하면서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작년에 팀을 떠날 때 건강이 좋지 않다고 했어요. 지금은 좀 괜찮은가요?
최현일=어렸을 적 사고로 어깨 인대가 늘어났었는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점점 고통이 심해지더라고요. 또 위염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병원에 갔더니 위에 피가 많이 고여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요양을 좀 했죠. 지금은 약도 먹고 몸 관리도 잘 하고 있어요.
최현일 선수의 데뷔 때 인터뷰를 봤는데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고 싶다고 했어요. 현재 '파라곤 스타일'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최현일=원거리 딜러마다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매우 공격적인 성향이라던지 성장에 집중해 후반에 힘을 발휘한다던지 말이에요. 그동안 저는 원거리 딜러였지만 탑 라이너나 정글러 같은 스타일로 게임을 했던 것 같아요(웃음). 지금은 원거리 딜러가 해야 하는 역할을 게임에 잘 녹여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징크스, 이즈리얼의 궁극기를 어느 타이밍에 써야하는 지 항상 생각하면서 게임해요.
그러고보면 최현일 선수도 어느덧 데뷔한지 2년이 다 됐네요. 데뷔 전부터 아마추어로 활발히 활동했는데 프로게이머에 대한 꿈은 언제부터 꿨나요?
최현일=프로게이머에 대한 환상이나 동경심은 항상 갖고 있었어요. 팀 OP에 몸담고 있을 때 IM에서 제의가 왔는데 제가 가장 적극적으로 임했어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 때는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만 앞섰던 것 같아요.
초창기에는 블리츠크랭크 장인으로 유명했죠?
최현일=팀 OP 시절에는 딱히 정해진 포지션이 없었어요. 당시 제가 맡았던 게 서포터와 정글러였어요. 그러다 원거리 딜러 자리가 비어서 맡았을 뿐이에요(웃음). 아마 초창기 선수들은 저와 비슷한 경우가 많았을 거에요.
'파라곤'이라는 아이디는 어떻게 지었나요?
최현일=아이디를 만들 때 가장 좋은 것은 불현듯 떠오른 게 가장 좋아요. 딱히 특별한 뜻은 없어요.
어쨌든 최근 보여준 경기력을 보면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았어요. 계속 연습을 했던 것 같은데요.
최현일=연습 뿐만 아니라 대회를 꾸준히 챙겨봤어요. 그러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죠.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하고 말이에요.
원거리 딜러 중에서는 챔피언 폭이 상당히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 중 코르키, 이즈리얼 실력은 정말 발군인 것 같아요.
최현일=코르키, 이즈리얼이 유행할 때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지금은 메타가 바뀌었어요(웃음). 그래도 할 수 있는 챔피언은 많아요. 코그모, 트위치, 징크스, 드레이븐까지 다양한 챔피언을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준비해 놨어요. 루시안은 참 좋은 것 같아요. 밸런스가 잘 잡혀있거든요. 조만간 요즘 맹연습 중인 새로운 챔피언도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즈리얼로는 명장면을 만들기도 했잖아요? 아직도 회자가 될 정도인데 최현일 선수도 가끔 그 때 생각이 날 것 같아요(웃음).
최현일=초창기에 강동훈 감독님께서 멤버들을 모아놓고 '프로게이머로서 이루고 싶은 게 뭐냐'고 하셨을 때 전 그렇게 말했어요. 경기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일어나서 박수칠 정도의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요. 그 때 정조준 일격으로 킬을 따냈을 때 전 함성은 듣지 못했어요. 경기가 끝나고 나서 엄청난 화제가 돼 있는 걸 보고 알았죠. 다음에 똑같은 장면을 또 한 번 연출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네요(웃음).
이즈리얼 궁극기로 오브젝트를 스틸하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최현일=용쟁호투 iG전에서 제 바론 스틸로 이긴 경기가 생각나네요. IEM 상파울로 때도 이즈리얼 궁극기로 바론 스틸을 했었죠. 아마 대회에서 정조준 일격으로 바론 스틸한 횟수를 따지면 제가 가장 많을 거에요(웃음).
정조준 일격을 언제 써야한다던지 노하우라도 있나요?
최현일=사실 운이 100%이긴 한데 센스 반, 경험 반이에요. 속으로 계산을 하고 날리죠. 블루를 예를 들면 상대 챔피언이 스킬을 쓰는 걸 보고 평타를 날릴 시점에 궁극기가 도착하도록 말이에요. 그런데 와드가 없으면 100% 운이에요(웃음).
최근 살짝 상향이 된 코르키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최현일=코르키를 좋아하는 선수들이 참 많아요. 하지만 라인전이 너무 약해지는 바람에 안쓰게 됐죠. 저도 도전해 봤지만 아직은 좀 힘들더라고요. 인광탄이 곡선을 그리면서 날아가는데 베인처럼 날랜 챔피언은 절대 맞질 않아요. 인광탄에 AD 계수가 붙으면서 맞추기만 하면 어쨌든 해볼만 해 진 것 같아요. 누군가 써서 한 번은 흥할 것 같긴 해요. 그러면 다시 대회에도 자주 나오겠죠?
그러고보면 최현일 선수가 베인을 고르는 모습은 거의 못봤어요. 베인을 선호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최현일=라인 푸시가 약하고 초반에 이득을 가져가기가 힘들어요. 완전히 팀과 서포터를 믿고 후반을 확실히 담당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베인을 고를 수 있는데 그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좀 어떤가요? '라샤' 권민우 선수도 있고 팀도 확실히 강해졌는데요.
최현일=우리 팀에 베인을 정말 잘하는 선수가 한 명 있잖아요(웃음). 그래서 저는 굳이 베인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렇군요(웃음). 말이 나와서 말인데 '벳쿄' 이승민 선수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최현일=(이)승민이는 완전히 원거리 딜러 스타일이에요. 말 한마디 없이 몰두해서 무빙을 정교하게 하는 타입이죠. 피지컬도 아주 좋고 연습량도 정말 많아요. 크게 될 선수에요.
함께 호흡을 맞추는 '라샤' 권민우 선수는 어떤가요?
최현일=저와 스킬 연계에 대한 부분에선 참 잘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조금 있죠. 전 가만히 있어도 게임 상황을 읽고 적극적으로 이득을 만들어내는, 그러니까 '마타' 조세형 선수가 하는 게임 컨트롤적인 부분을 원해요. (권)민우형은 상황이 주어지면 판을 이끄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푸만두' 이정현 선수처럼 정확한 스킬 샷으로 게임 상황을 뒤집는 능력은 최고에요.
최현일 선수의 경기 기록을 살펴보다 알았는데 지난 시즌 아마추어로 돌아갔을 때는 잠시 서포터를 하기도 했던데요?
최현일=다른 포지션을 해보고 싶었어요. 도피라고 해야하나(웃음). 원거리 딜러라는 포지션에 회의감이 살짝 들었어요. 어쨌든 그 때 서포터를 잠깐 했던 게 원거리 딜러로 확실하게 돌아오게 된 계기였던 것 같아요. 이젠 원거리 딜러에만 매진해야죠.
최근 경기에서 되게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던데 스타일이 좀 바뀐 것 같아요.
최현일=그게 원래 스타일이에요. 초창기에는 엄청 공격적이었어요. 하지만 서포터가 바뀌고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보니 스타일이 많이 꼬였던 거죠. 최근에는 제가 동료들을 믿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도 될 정도로 팀이 강해진 것 뿐이에요.
그동안 IM이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 시즌은 더 욕심이 날 것 같은데요.
최현일=정말 욕심이 나죠. 이번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봐요. 프로게이머 인생의 분기점이 될 정도로요.
나진 실드를 2대0으로 잡으면 8강 진출이 확정되는데요.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최현일=상대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어서 성향이 어떻든 그냥 꺾어버리는 게 최고라고 생각해요. 실드가 강팀이긴 하지만 우리의 공격적인 스타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IM 2팀은 항상 잘하다가 꼭 역전을 당하더라고요. 3억제기를 밀고 질 때도 있었죠.
최현일=노력과 집중이 부족해서 역전패를 당했다고 봐요. 아쉬운 게 '레인오버' 김의진이 스크림에서는 정말 잘하는데 대회에서는 실력이 안나와요. 어쨌든 우리가 부족한 점을 항상 찾고 보완하고 있으니 이제 두 번 다시 그런 역전패는 당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활약 기대해 보겠습니다. 끝으로 최현일 선수의 목표 들어보고 인터뷰 마칠게요.
최현일=프로게이머는 젊을 때 스쳐가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 소중한 경험을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요. 문득 IEM 상파울로 우승 때가 생각나네요. 그 때 팬들의 함성이 정말 엄청 났거든요. 그런 경험을 또 해보고 싶어요. 또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플레이 하나하나에 전율할 정도의 선수(웃음)?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의 응원 한 마디가 정말 큰 힘이 돼요. 은퇴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달릴테니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