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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원창연 "e스포츠 '리쌍'이 롤 모델"

[피플] 원창연 "e스포츠 '리쌍'이 롤 모델"
축구 선수는 과연 축구 게임을 잘할까요? 그렇다면 야구 선수는? 농구 선수는 어떨까요? 우리는 스포츠 게임 앞에서 이런 의문을 가집니다. 물론 잘하는 선수도 있을 것입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동료인 에브라와 함께 축구 게임을 자주 즐겼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못하는 선수들이 더 많겠죠.

원창연을 만나보면 적어도 피파온라인3는 컨트롤 능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축구 선수들에게 유리한 게임이라는 사실에 공감을 하게 됩니다. 다른 스포츠 게임과 달리 축구를 기반으로 한 피파온라인3는 경기 흐름을 읽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예측하면서 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창연은 고등학교 때까지 필드를 누비던 '진짜' 축구 선수였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원창연은 선수 시절 보고 듣고 느꼈던 경기 감각을 피파온라인3에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패스를 돌리며 순식간에 골대 위로 크로스 패스를 올리는 발군의 실력은 피파온라인3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원창연은 얼마 전에 막을 내린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초대 리그에서 김민재에게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습니다. 우승컵을 차지한 김민재도 원창연의 정확한 크로스 패스와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을 인정할 정도로 원창연은 남들이 가지지 않은 천부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크로스 올리는 타이밍은 피파온라인3를 즐기는 이용자 가운데 제가 최고라고 하던데요(웃음)? 다들 비법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그럴 때마다 참 난감해요. 사실 연구와 연습보다는 순전히 감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필드에서 뛰면서 현실 축구 선수로 활동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순간적으로 지금 크로스를 올리면 정확하게 상대방에게 갈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시즌이 열리기 전 피파온라인3 대회에서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던 원창연이었기에 팬들의 기대는 컸습니다. 그러나 원창연은 김민재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대3으로 지면서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개인전 후 열린 단체전에서도 원창연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또다시 패하며 하루에만 두 번의 준우승을 거두는 '콩라인'에 해당하는 대기록을 세웠죠.

[피플] 원창연 "e스포츠 '리쌍'이 롤 모델"

"욕심이 과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에요. 아마 다들 알겠지만 개인전에서 우승해야겠다는 욕심을 많이 냈어요. 반면 (김)민재형은 져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나와 경기 자체를 즐겼죠. 즐겁게 경기하는 사람과 우승하겠다는 욕심으로 가득해 부담감을 잔뜩 안고 있는 선수의 맞대결은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전자가 우승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원창연은 이번 시즌에는 오히려 김민재가 더 불안할 것이기 때문에 도전자 입장에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는 선수는 자신이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웃는 얼굴은 순박하기 그지 없지만 눈빛만은 단호하게 "다음 시즌 우승자는 나"라고 말하는 듯 보였습니다.

원창연은 자신의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방송에서 다 보여주지 못함을 아쉬워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원창연과 경기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들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 것입니다. 현재 리그에서 원창연은 볼을 돌리다가 결정적인 찬스에 골을 넣는 지공을 주로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원창연은 온라인에서 누구보다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를 즐겨 한다고 합니다.

"대회에서는 PC방처럼 원활한 네트워크에서 경기를 할 수가 없어요. 생각보다 랙이 정말 심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기 힘들어요. 이기기 위해 천천히 경기를 풀어가다 보니 이미지가 그렇게 굳혀진 것 같은데 솔직히 좀 억울하더라고요. 랙 현상 만 사라진다면 방송에서도 누구보다 재미있는 경기 할 자신도 있어요."

팬들이 자신을 재미 없는 경기를 하는 선수로 기억할까 걱정되는 듯 원창연은 힘주어 자신의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역설했습니다. 원창연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지공 플레이가 나쁜 평가를 받고 있지 않음에도 원창연이 이같이 말하는 이유는 그만의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리그 참가해서 용돈을 벌 생각이라면 팬들이 오해를 하든 욕을 하든 상관 없겠죠. 하지만 저는 스타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요. 피파온라인3 하면 바로 떠오르는 선수, 다른 선수들이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선수 말이죠.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이제동과 이영호처럼 말이죠."

[피플] 원창연 "e스포츠 '리쌍'이 롤 모델"

원창연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즐겨보던 e스포츠 팬이었습니다. 특히 원창연은 '리쌍'이라 불리며 경쟁 관계를 형성한 이영호와 이제동을 정말 좋아했죠. 그들이 가지는 자신감과 남다른 프로의식이 원창연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원창연은 이제동과 이영호처럼 프로의식을 가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기사나 인터뷰를 보면서 이제동과 이영호는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장에서 인사를 잘 하는 것부터 시작해 사소한 것들까지 피파온라인3 프로게이머를 하는데 '리쌍'에게 배운 점이 많아요. 앞으로도 두 선수는 제가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데 멘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타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 꿈을 지닌 원창연은 다음 시즌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경기력뿐만 아니라 운동을 그만둔 뒤 급격하게 찐 살을 빼 숨겨진 훈남 외모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습니다.

"만약 살을 빼지 못한다면 삭발할게요(웃음). 남자가 칼을 빼 들었으면 무라도 썰어야죠. 이왕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것 최고의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실력이나 스타성 모두를 갖춘 프로게이머로 성장한다면 피파온라인3 리그도 저와 함께 성장하지 않을까요?"

지난 시즌 개인전, 단체전 준우승 2관왕의 아픔을 뒤로 하고 차기 시즌을 기대해 달라던 원창연의 표정은 밝았습니다.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된 자신감이었기에 누구도 원창연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의 바람대로 피파온라인3에서 원창연이라는 이름이 최고의 위치로 올라가기를 응원해 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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