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쯤 잠잠하게 지내던 홍진호는 '더 지니어스 시즌1'로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전 프로게미어라는 타이틀을 단 홍진호는 놀라운 두뇌회전과 탁월한 상황판단 능력을 보여주면서 1등을 차지했다. 1억 원이라는 상금도 놀라웠지만 e스포츠 팬들은 '홍진호가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아니라 예능에서 1등을 차지했다'면서 환호했다.
이후 홍진호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더 지니어스 시즌2'에서는 평생의 라이벌 임요환과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몰고 왔고 '나혼자산다'에 이어 얼마 전에는 '해피투게더'에 나와 입담을 과시하긴 했다.
홍진호는 지난 주말 의미있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공개했다. 홍진호가 차린 소속사인 콩두를 통해 "오는 5월말 스타 파이널 식스라는 대회를 연다"고 밝힌 것.
홍진호는 지난 2월 '스타 파이널 포'라는 대회를 개최했다. 홍진호, 박정석, 강민, 이병민 등 KTF 매직엔스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선수들이 출전해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로 토너먼트를 연 이 대회는 엄청난 관심과 팬들의 참여 속에 마무리됐다. 홍보 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은퇴한 레전드 선수들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인기를 끌었고 실제로 동시 접속자 수나 현장 방문 관객 수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홍진호가 또 다시 개최하는 '스타 파이널 식스'는 2월에 열린 대회의 연장선이다. 참가자가 6명으로 늘었고 홍진호 이외에는 누가 나설지 아직 공개되지 않으면서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홍진호라는 인물이 방송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자신의 근거지가 e스포츠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프로게이머로 10년 가량 활동하다가 은퇴한 홍진호는 각종 방송을 통해 재해석되고 있고 새로운 끼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인으로, 연예인으로 포지션을 바꿀 수도 있지만 홍진호는 e스포츠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스타 파이널 포를 마친 이후 대회를 함께한 사람들은 홍진호에 대해 놀라움을 토로했다. 대회에 출전한 동료,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출연료에다 사비까지 보태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투자를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제대한 이후 방송 복귀를 고민하고 있던 서경종을 중계진으로 합류시킨 것도 홍진호의 선택이라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했다.
e스포츠계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선수 생명이 끝난 뒤에 설 곳이 적다는 고민이다. 게임단 코칭 스태프 또는 해설위원이 아니면 e스포츠와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 CJ 엔투스의 사무국으로 일하고 있는 서지훈과 같은 케이스도 있지만 흔치 않다. 홍진호처럼 프로게이머가 방송인으로 성공하는 홍진호와 같은 사례도 흔치는 않다.
흔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홍진호가 e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끊지 않고 있다는 점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