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지 만 7년이 돼서 그런지 니콜라스에게 한국은 전혀 두려운 곳이 아니다. 얼마나 한국 생활이 좋았으면 니콜라스의 소셜 네트워크는 한국 이야기로 도배가 되어 있다. 무엇을 먹는지, 어디에 다녀왔는지, 누구를 만났는지가 모두 담겨 있는 그의 SNS는 e스포츠 아니면 한국 이야기다.
순두부 찌개와 부대 찌개를 좋아하고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니콜라스와 최근 만나서 e스포츠와 인연을 맺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해설위원과 첫 인연을 맺은 WCG
니콜라스는 미국 미주리주에 있는 캔자스시티 출신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유년 생활의 대부분을 리우드(Leawood)라는 조그마한 도시에서 보냈다. 니콜라스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대도시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조그만 곳에서 지내서 그런지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적응하기 쉽지 않았어요. 더불어 한국 특유의 유교주의적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었죠. 그렇지만 지금은 지내는데 전혀 문제 없어요. 오히려 한국이라는 나라를 정말 좋아하게 됐거든요. 한국에서 지낸지 벌써 7년이나 됐어요(웃음)."
니콜라스가 e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것은 13살부터였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를 처음 접한 니콜라스는 프로토스 종족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의 운명을 바꿔놓은 대회가 있었다. 바로 지금은 사라진 월드 사이버 게임즈(이하 WCG)였다. WCG 2005 미국 대표 선발전을 통해 그는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제2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2005년 WCG 미국 대표 선발전을 뉴욕에서 진행했어요. 당시 스타 종목에 출전했지만 12강에서 친동생을 만나서 패했죠. 경기를 일찍 마무리해서 다른 경기를 구경하는데 우연한 기회에 라디오 해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어요. 당시에는 일회성이었지만 이후 방송국에서 좋게 평가해서 그랜드파이널이 열린 싱가포르에서도 해설을 하게 됐죠. 대학생이라서 학점은 떨어졌지만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었고 현재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e스포츠, 스포츠 중계와 똑같아
최근 막을 내린 드림핵 부쿠레슈티에서도 메인 진행자로 활동한 니콜라스는 2008년부터 한국에서 일을 시작했다. 당시 아리랑TV에서 제이슨 리와 함께 e스포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곰TV가 2011년 스타크래프트2 리그인 GSL을 만들면서 글로벌 중계진으로 합류했다. 니콜라스와 댄은 처음으로 GSL 글로벌 중계진을 통해 인연을 시작했다.
지금은 프로리그를 담당하는 '울프' 울프 슈뢰더, 브랜든 발데스 등 많은 해설자들이 한국에서 활동 중이지만 니콜라스와 댄은 한국 e스포츠 리그 글로벌 중계진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니콜라스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이라서 부담은 안됐어요. 좋아하는 게임도 보고 돈도 벌 수 있어서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부담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당시에는 글로벌 중계를 하는 외국인이 거의 없어서 팬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니콜라스에게 방송 준비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니 책을 자주 읽지만 다른 스포츠 중계를 자주 참고한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e스포츠가 게임으로부터 태동했지만 야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와 똑같고 중계의 본질도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니콜라스의 앞으로 목표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지낸지 오래되어 한국어를 이해하지만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공부를 한 적은 없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스타크래프트2와 함께 앞으로 출시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 다양한 게임을 연구해서 더 나은 중계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좋은 중계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 한국어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거에요.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해서 원어민과 같은 한국어 실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중계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