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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리그] 최연성 감독 "경기력 최고...우승 못해도 상관 없다"

[프로리그] 최연성 감독 "경기력 최고...우승 못해도 상관 없다"
감독으로 부임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 T1 최연성. 이번 시즌 1라운드 결승전에서 KT 롤스터에 완패, 2라운드는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마음 고생이 심했을 수도 있었던 최연성 감독은 3라운드 6승1패 세트 득실 +14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우승만 남았다는 최연성 감독과 인터뷰를 정리했다.

Q 일찌감치 3라운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기분이 어떤가.
A 계속 매 경기 두려운 마음이 컸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다 보니 힘들었다(웃음). 매 세트마다 항상 두려운 마음이 들었고 고통스러웠다. (임)요환이형이 가기 전에 머리에 흰 머리가 수북한 것을 보고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너도 그럴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그때는 그 마음을 몰랐다. 지금은 흰 머리는 나지 않았지만 그 마음을 알 것 같다(웃음). 정규시즌에서 우승했어도 마음 놓고 기뻐할 수가 없는 것이 계속 경기가 남아있지 않나. 자신감이 없지는 않지만

Q 2라운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A 1라운드 때는 사실 두려움이 없었다. 자신감이 충만했는데 결승전에서 패하고 난 뒤 2라운드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다 보니 이런 선수들을 가지고 이런 성적밖에 못낸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감독이 내 자리가 아닌 것 같더라. 선수, 코치 모두 겪으면 자신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감독은 정말 다르더라. 내가 무능력하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 감독 역할을 잘했던 사람들을 보면서 비교도 많이 했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 감독님들도 똑같을 것 같다.

Q 3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했다.
A 작년 9월 17일에 전역을 하자마자 SK텔레콤에 합류했다. 감독으로는 6개월이 조금 넘는데 나를 평가하는 잣대가 정말 높더라(웃음). 선수든 코치든 수습 기간이 있기 때문에 내가 감독이 됐다 해도 수습 기간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봐줄 줄 알았다(웃음). 그런데 기대치가 높다 보니 1라운드 준우승을 했을 때도 잘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내 아내에게만 잘했다는 소리를 들었다(웃음). 다행히 2라운드에서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던 것이 기대치를 낮추면서 부담감이 덜했다. 그러면서 내가 페이스를 찾고 팀을 정상까지 끌어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 성적이 좋지 않아 감독에서 경질된다 해도 내가 해보고 싶은 대로 팀을 끌어가고 싶었다. 잠도 잘 못 자면서 고민했지만 그러면서 여유가 생기고 팀을 이끌어 갈 방향이 보이더라. 지금은 어느 정도 팀이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정말 다행인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긴 것 같다.

Q 선수들이 개인리그에서는 승승장구 했는데.
A 개인리그 연습 시간을 갖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개인리그는 다 이기더라(웃음). 개인리그 연습 시간을 줘도 선수들이 프로리그 연습만 하더라. 내가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말이다(웃음). (박)령우의 경우 연습도 거의 하지 않고 개인리그 가서 승리하고 오더라.

물론 개인리그는 다전제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덜한데 프로리그는 부담감이 정말 심하더라. 그래서 3라운드에서는 프로리그 부담감을 낮추는 데 중점을 뒀다. 사무국 분들도 대기실에 들어오지 않으실 정도로 선수들의 부담감 줄이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속칭 게임을 할 때 ‘갈긴다’고 하는데 선수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풀어줬다.

Q 3라운드 최종 우승이 남아 있다.
A 만약 결승에서 준우승을 한다 하더라도 3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팀을 이끌어 나가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3라운드는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에 우승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크게 팀 분위기나 사기에 영향이 없을 것 같다. 4라운드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 자신도 있다. 게다가 7전 4선승제이기 때문에 충분히 우리 팀이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우승을 못해도 좋다. 선수들이 이런 경기력만 가지고 있다면 바랄 것이 없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군대 가기 전에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하고 있었는데 전역 하고 나니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됐더라. 사실 나도 재미 없는 것은 싫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재미없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 스타2를 사랑해 주시는 팬들과 지금은 보지 않으시는 e스포츠 팬들도 마음을 열고 즐기는 마음으로 많은 응원 부탁 드린다. 편을 나누는 것이 아닌 e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선수들도 더 힘이 나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 드린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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