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기분이 어떤가.
A 내 기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겼지만 아직까지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다. 누군가가 발을 내려 땅을 밟게 해줘야 할 것 같다.
Q 어제 패배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A 지난 결승전에서 주성욱 선수에게 패하고 난 뒤에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그런데 어제 결승전 경기가 끝나고 난 뒤 마우스와 키보드를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허무했다. 스스로 발전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은 마우스를 놓고 싶은 마음이다. 사실 결승전 끝이 아닌 이번 프로리그 시즌 중반부터 왠지 더 이상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계속 은퇴를 생각하다 보니 더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은퇴라는 단어를 머리 속에서 지우고 앞으로 남은 경기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다.
Q 오늘 경기는 어떻게 준비했나.
A 감독님께서 인터뷰를 하셨듯 고병재전을 준비했고 결승 끝난 뒤 오늘 경기를 준비했다. 경기석에 앉아서 긴장하지 않고 연습실에서 하는 느낌이 들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유독 어제 경기 패배 후 충격을 받은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
A (김)도우형의 약점을 뻔히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준비한 것이 있었는데 결승전에서 손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알고도 진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화도 나더라. 아마도 그것 때문에 더 마음을 잡기 힘든 것 같다.
Q 어제 트위터 발언 이후 많은 팬들의 응원이 있었다.
A 이렇게 많이 응원해 주실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냥 있다가 사라지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격려해 주셔서 놀랐다. 힘들었던 마음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사실 은퇴 의지가 무척 강했는데 팬들의 격려도 있고 경기도 있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일단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Q 그래도 팀을 1위로 올려 놓지 않았나.
A 경기가 빨리 끝나서 기분 좋다(웃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괜히 어제 트위터에 그런 말을 해서 (김)도우형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나 때문에 걱정하는 것 같은데 신경 쓰지 말고 우승자의 지위를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