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2 리그에 참가하는 현역 최고참 송병구가 세리머니 경쟁에 도화선을 놓았고 이영호가 불을 붙인 셈이지요. 이 불이 꺼지지 않도록 누군가가 또 매개체 역할을 해서 계속 이어가길 바랍니다. 언제까지 송병구와 이영호가 모든 것을 해야할 수는 없잖아요. 멋진 후배들이 멋진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리그의 인기를 높이고 자신의 인지도도 끌어 올리길 바랍니다.
이번 인터뷰는 송병구와 이영호가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 대해 갖고 있는 의견을 공유하는 내용입니다. 연차가 오래된 만큼 다양한 리그에 출전했기에 이들의 말은 귀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Q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원 없이 이야기한 것 같아요. 두 선수가 갖고 있는 고민, 실행에 옮긴 이유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동감합니다. 스타2라는 게임, 그리고 스타2로 진행되는 리그에 대해서는 두 선수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듣고 싶어요.
A 송병구(이하 뱅)=스타2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만큼이나 재미있는 게임이에요. 뒤늦게 스타2로 종목을 전환하면서 적응하지 못해 의기소침할 때가 있었는데 게임 자체만으로는 참 재미있어요.
Q 송병구가 의기소침할 때도 있나요?
A 뱅=요즘에는 조금 줄어들었는데 지난 시즌 프로리그에서는 정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했어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사람들이 다 LOL 이야기만 하는 거에요. 제가 죽어라 연습하면서 실력을 갈고 닦는 스타2에 대해서는 다들 무관심이었어요. 삼성은 아니지만 다른 팀에서는 스타1이랑 스페셜포스 팀을 같이 운영하기도 했는데 그 때 스페셜포스 팀 선수들이 힘들었다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딱 스페셜포스 팀 선수들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시기였죠.
Q 그 때 확 군대를 가버렸다면 2014 시즌 송병구를 볼 수는 없었겠죠? 군에 갈 나이가 된 것 같은데요. 계획이 있나요?
A 뱅=군에 갈 때가 되면 제 머리와 가슴이 선수 생활에 대해서는 내려 놓자고 말할 것 같네요. 요즘은 제가 스스로, 알아서, 자발적으로 입대 연기를 신청하고 있어요. 마음도 다잡았고 힘겨운 시기도 끝이 났어요. 매 경기, 주어진 출전 기회를 고맙게 생각하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벼랑 끝에 선 마음으로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Q 그래서인가요. 13연패를 할 때에는 경기 안에서 무기력한 느낌이 들었는데 7연승하는 동안에는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느껴져요.
A 뱅=정말이요? 제 마음이 경기에 담겨 있나 보네요.
A 리=제가 봐도 (송)병구형 경기는 전하는 메시지가 있어요. 한지원 선수와의 경기였을 거에요. 엘리미네이트 싸움을 하는데 유닛 하나하나가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알아서 움직이는 듯했어요.
A 뱅=끝판왕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너무나 좋네요. 영광스럽습니다.
Q 군대에 가야 하는 올드 선수들에게는 공군 에이스의 해산이 무척이나 아쉬울 것 같아요.
A 뱅=3년 전에 저도 갈 걸 그랬나봐요. 조금 후회가 되기는 해요. 공군에서 e스포츠병이라는 제도를 운영했죠. 저도 전성기 때 군에 가서 공군 성적도 올리고 병역의 의무도 마쳤으면 제대해서도 편안하게 게이머 생활을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그런데 늦은걸, 없어진걸 어쩌겠어요.
A 리=공군 팀의 해산은 프로게이머들에게, 특히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죠. 박정석, 홍진호 선배들이 공군에 가는 걸 보면서 저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제가 미성년자에서 성년이 되던 시기여서 군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23살이 되고 나니까 서서히 압박이 오긴 하네요.
A 뱅=(이)영호는 중앙대학교 e스포츠 특기자 전형을 지원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 한국e스포츠협회랑 중앙대학교가 협약을 맺고 2명 정도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4년제 대학교 다니면서 공부와 게임을 병행하고 군대는 자연스레 늦출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송병구의 WCS 16강 경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됐어요. 방태수와의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팬들 사이에서는 '갓구'라는 별명도 얻었고요.
A 리=(송)병구형의 개인리그를 보면서 저도 감동받았어요. 제가 스타2에 와서 개인리그랑 거의 인연을 못 맺고 있는데 저를 대신해서 병구형이 선전해주는 것 같다는 느낌까지 들었어요. 32강에서는 그러려니 했는데 16강에서는 저도 손에 땀을 쥐면서 봤고 응원했죠. 한국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스타2 프로게이머 가운데 최고령자잖아요. 그리고 스타1부터 꾸준히 잘해왔고. 그래서 더욱 감정 이입이 된 거 같아요.
A 뱅=(손사래를 치며)저 정말 안 울었어요. 우는 것처럼 보인 건 카메라 각도 때문이에요. 사실 그 경기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어서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어요. 모자란 연습량 만큼 경기력이 부족했고 그 때문엔 떨어진 것 같아요.
Q 연습량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나이가 들면서 프로게이머들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연습량이 모자라서라는 분석이 있어요. 최고령자인 송병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A 뱅=나이 든 게이머들을 괴롭히는 것은 연습량이 아니에요. 연습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주변 요소들이 괴롭히는 요소이지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군대 문제가 그래요. 숙소로 우편물이 막 날아와요. 입영 영장이죠. 그걸 연기하고 미루기 위해서 회사, 코칭 스태프와 논의하고 서류 갖춰서 제출하는 일들이 엄청나게 번잡해요. 하루가 꼬박 걸리거든요. 그러다 보면 연습을 하지 못하지요. 작년 요맘 때에는 정말 큰 일이 있었는데 선수를 그만 두고 코치로 전향해서 1년 정도 후배 키우다가 군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이 있어요.
Q 이영호는 팔 수술을 했죠. 제가 만난 프로게이머 가운데 가장 큰 상처를 갖고 있는 선수에요. 요즘 팔 상태는 좀 어때요?
A 리=수술을 하고 나서 초기에는 괜찮은 듯했는데 지금은 다시 아프기 시작해요.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 동안은 계속 아플 것 같아요. 참으면서 해야죠. 스타2로 전환했을 때 초반에는 단체 생산도 가능해서 괜찮을 듯했지만 대회 준비를 하고 격렬하게 게임을 하다 보니 다시 악화되는 것 같아요. 테란의 핵심은 해병과 불곰의 산개 컨트롤이잖아요. 저그전이나 프로토스전 모두 똑같아요. 그나마 테란전에서 메카닉 싸움을 하면 팔이 조금 덜 아프고요. KT 농구단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더라고요. 저도 그러려고 해요 .
Q 만약 군에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떨 것 같아요?
A 뱅=몇 살이 됐든 프로게이머를 계속할 것 같아요.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기더라도 게이머는 놓지 못할 것 같아요. 연습 시간을 정해 놓고 출퇴근을 하는 방식으로 연습을 하겠죠. 공군 에이스처럼 군대 팀이 생긴다면 당장 지원하겠지만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아쉽긴 하지만 현역으로 언제 입대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A 리=제가 1992년생인데요. 프로게이머가 아닌 제 친구들은 대부분 전역을 하거나 상병 끝물, 병장이에요. 요즘 들어 만나면 그 친구들이 '위너'인 것 같아요.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그만한 보상을 받고 있잖아요. 제가 원하는 성적을 낼 때까지 계속 프로게이머 생활을 할거에요.
Q 스타2 선수들이 해외 대회에 자주 출전하고 있어요. 송병구나 이영호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나요? 여건만 만들어진다면 해외 대회 중심으로 출전하거나 해외 팀으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A 뱅=군대 문제만 해결된다면 해외 대회에 자주 가고 싶죠. 제게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자주 해외 대회에 가고 싶어서 온라인 예선에 대부분 출전하고 있어요. 회사에서도 해외 대회 출전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고요. 그래서 홈스토리컵에도 나선 거에요. 이번에 열린 MLG에도 나가려고 했는데 단수 여권이어서 나가지 못했어요. 프로리그가 중요한 시기이기도 했고요.
A 리=프로리그 일정 때문에 해외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회사에서도 우선 순위를 프로리그로 잡고 있고 저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하기 때문에 일단은 프로리그에 집중하고 있죠. 2014 시즌이 마무리되고 나면 적극적으로 해외 대회에 나갈 거에요. 해외 팬들이 '플래시(Flash;이영호의 아이디)'를 외치는 중저음 보이스를 듣고 싶네요.
해외 대회를 몇 번 나가봤는데 한두 번 가지고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요. 간신히 해외에서 컨디션 조율하는 법을 익혔는데 3~4개월만에 또 나가면 감을 잃어요.
Q 얼마 전에 협회에서 KeSPA컵을 부활시킬 것이고 스타2 글로벌 대회를 연다고 발표했어요. 욕심이 나죠?
A 뱅=당연히 욕심 나죠. 대회가 하나라도 더 생기면 더 나가서 우승하고 싶은 것이 프로게이머들의 목표잖아요. 그런데 16강 본선 시드를 받지 못하면 예선을 통해 올라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더라고요. 한국 예선을 통과하는 것은 바늘 구멍으로 낙타가 지나가는 것과 비슷해요. 쟁쟁한 선수들이 다 나올텐데(한숨)...
A 리=이번에 프로리그 막판 다승왕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잖아요. 그 이유가 바로 KeSPA컵 때문이에요. 1, 2위에게 본선 자동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그 소식을 들은 뒤로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프로리그에 올인하더라고요. 저도 올인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걱정이네요.
Q 요즘 프로토스가 대세잖아요. 이영호의 프로토스 종족 변경설이 나오기도 했는데 아직 마음이 바뀌지는 않았나요.
A 리=늦은 감이 있죠. 한 때는 프로토스로 전향할까라고 정말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어요. 그렇지만 마음을 접었어요. 제 테란을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영호 스타일의 테란이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 생각을 하거든요. 내부 평가전 성적도 좋아요. 10번 평가전을 치르면 그 중에 9번은 제가 1등을 해요. 스타2를 시작했을 때부터 그랬기에 자신감은 항상 있습니다. 길게 보고 준비하고 있어요. 스타1 때에도 저는 그랬어요. 두 번 정도 슬럼프가 있었는데 그 때 모두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준비했고 막판에는 크게 터뜨렸잖아요. 연습실에서 잘 풀리면 언젠가는 방송 무대에서도, 공식 대회에서도 잘 풀릴 것이라 믿고 있어요.
A 뱅=프로토스 버프를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저는 지금이 가장 게임이 잘 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7연승을 달리다가 조중혁에게 패한 경기는 어쩔 수 없이 지는 패턴이에요. 테란전에서 지면 꼭 저렇게 패하더라고요. 땅거미 지뢰까지 동반하면 항복하는 타이밍이 빨라지죠(웃음). 개인적으로 테란전은 어려워요. 다른 종족전에 자신이 있죠. 영호가 팀내 랭킹전에서 1, 2등을 한다고 하는데 저는 중간 정도 성적을 내고 있어요. 프로토스전에서 성적이 잘 나오는-송병구는 이 날을 로또 맞은 날이라고 표현했다-날 에는 1등을 하기도 하죠. 그래도 게임이 재미있고 즐겁게 연습하고 있지요.
Q 도입 부분에서 스타2가 LOL에 밀려 스페셜포스처럼 대우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변해야, 어떤 시도를 해야 스타2가 부활할 수 있을까요.
A 뱅=제가 정말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이에요.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죠. 스타2를 활용한 정보 프로그램이 늘어야 해요. 그리고 게임 해설자들이 많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걸그룹 같은 여성 연예인을 기용해야 해요. 인지도 있는. 스타2의 코어 이용자들은 남성들이에요. 이 팬들을 끌어 들이면 큰 이슈가 되면서 이용자들이 늘어날 수 있죠. 실시간 대전 프로그램을 만들고 걸그룹과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홍보를 하면 대박을 칠 것 같아요.
Q 출연료가 상당할 것 같은데요. 방송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도 있겠어요.
A 뱅=비싸겠죠. 그 대신 스타2라는 종목이 살아나면 그 정도 부담은 감내해야죠. 스타1 시절 MBC게임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생각해요. 한승연, 아이유 같은 아이돌들을 기용하면서 엄청난 호평을 받았죠. 다른 정보 프로그램에 유명 연예인을 초청하는 것보다는 스타2 살리기에 동원했으면 좋겠어요.
블리자드가 스타2를 무료 게임으로 전환하는 것도 인기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요. CD를 사지 않으면 게임을 할 수가 없잖아요. 어떤 게임이든 많은 사람들이 즐겨야 그 중에서 잘하는 사람이 더 돋보이잖아요. 지금 스타2 팀들은 연습생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에요. 프로게이머들은 다 상위권이지만 그게 전부에요. 중간이 없습니다. 만약 지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은퇴하고 나면 선수층이 없어서 대회가 열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A 리=병구형 생각에 완전히 공감되는데요.
A 뱅=아이돌 걸그룹을 활용한 스타2 정보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동의한다는 뜻이야?
A 리=네. 저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A 뱅=협회에서 프로리그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치어리더를 기용한 것도 저는 찬성했어요. 현장에 와서 게임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함께 응원하는 재미를 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야구 경기장에는 치어리더들이 분위기를 주도하잖아요.
A 리=병구형은 아이디어 뱅크 같아요. 은퇴하고 나서 협회에 취직해서 행정가로 변신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A 뱅=블리자드가 스타2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 군단의 심장이 출시됐을 때 레벨업 시스템, 유닛 스킨 시스템 같은 것이 생겼는데 개발되거나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군단의 심장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AOS 게임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공개했죠. 하스스톤도 나왔고요. 스타2만 뒷전인 것 같아요. 최고 경영자가 좋아하는 게임이 스타라고 했는데 대우는 최악이네요.
Q 국내 대회에서도 스타 만들기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WCS GSL의 시즌별 결승전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것도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해요?
A 리=저는 스튜디오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것에 대해 곰exp를 욕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비용의 문제라기 보다는 집객을 성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라고 봐요. 저나 병구형의 잘못일 수도 있지만 스타 메이킹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경기력이 좋다고 결승전을 대규모 무대에서 치를 수는 없어요. 팬을 모으기 어렵죠.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먼저에요.
그런 의미에서 곰exp는 스토리 라인을 만드는 데 있어 대응이 발빠르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번 WCS GSL 시즌2의 이슈 메이커는 병구형이었어요. 32강 본선이나 16강에 오르는 과정을 봤으면 모든 이슈를 송병구로 밀었어야죠. 모든 경기에 똑같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정석이형이 스타리그에 복귀했을 때가 떠올랐어요. 그 때 영웅의 귀환이라며 팬들이 들썩이자 온게임넷은 정석이형을 메인 모델로 써서 타이틀을 제작했어요. 2002년에 우승했을 때 헤드셋을 썼던 모습을 인용해서 만든 그 타이틀이 공개됐을 때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죠. 스타 메이킹은 그렇게 해야해요.
A 뱅=이번 시즌에 어윤수가 준우승을 하긴 했지만 세 시즌 연속 결승에 올라간 것만으로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방송에서 3연속 준우승에 대한 내용만 강조하다 보니까 선수가 힘이 빠지는 것 같더라고요. 좋지 않은 기록을 자꾸 만드는 것보다는 띄워줬으면 좋겠어요.
Q 하나의 주제만 던져 놓으면 청산유수처럼 말씀을 쏟아내서 인터뷰하는 사람 입장에서 좋으면서도 난감하네요. 밤 새겠어요. 못다한 이야기들은 앞으로도 자주 만나서 나누기로 하고 서로 덕담 한 마디씩 하면서 마무리하죠.
A 뱅=선수 생활을 오래 한다는 뜻은 그만큼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어요. 영호와 저도 그런 케이스에 들겠지요. 이번 개인리그에서 저는 영호가 부활하기를 기대했어요. 그런데 우리 팀 (이)영한이와 경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응원하기가 조금 애매했어요. 다음부터는 우리 팀 선수들과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마음 놓고 영호를 응원할 수 있게요. 프로리그에서 영호를 만나는 것도 좋지만 다음에는 개인리그 높은 단계에서 영호와 대결하고 싶어요. 그런 날이 올 때까지 둘 다 선전하면서 팬들의 기대치를 높여야겠지요.
A 리=프로리그와 개인리그에서 병구형은 확실히 부활했어요. 현역 최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받아야 하는 선배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병구형이 우승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 상대가 저는 아니었으면 더욱 좋겠고요. 뱅리의 결승전이 열리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글=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