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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전성기 바르샤' 김종부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피플] '전성기 바르샤' 김종부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방송에는 나가지 않더라도 '지혜의 남자' 마무리는 이 선수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2014 시즌2가 낳은 최고의 스타 김종부는 팬들에게 '전성기 바르샤'를 재현하는 선수라는 찬사를 듣고 있습니다. 공격과 수비 밸런스가 단연 돋보이는데다 지금까지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선수들 가운데 가장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신지혜 아나운서는 "더 이상 방송은 하지 않다 하더라도 김종부 선수의 이야기를 팬들에게 꼭 들려줘야 할 것 같다"며 강력하게 김종부와의 인터뷰를 추진했습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e스포츠에 막 입문한 신지혜 아나운서의 눈에도 김종부는 주목 받아야 할 선수로 보였나 봅니다.

팀에서는 막내지만 사회에 나오면 적지 않은 스물 여덟 살의 김종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김종부의 매력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와 보시기 바랍니다.

◆오바마? 정우?
다른 스포츠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e스포츠에는 특이한 징크스가 존재합니다. 성적이 좋은 선수가 갑자기 잘생겨 보이는 '성적으로 인한 외모 업그레이드 징크스'가 그것이죠. 지금까지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징크스를 겪었습니다.

김종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8강까지 단 한차례 경기를 치른 것이 전부였을 때 김종부는 유독 까만 피부 때문에 '오바마'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전에는 피부가 까만 외국 배우부터 시작해 딱히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을 닮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4강에서 선봉 올킬을 기록했고 결승전에서 역올킬로 팀을 우승으로 이끈 김종부를 두고 사람들은 '응답하라 1994'에서 '쓰레기'로 출연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탤런트 정우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종부는 깜짝 놀랐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잘생긴, 그것도 배우와 닮았다는 평가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피플] '전성기 바르샤' 김종부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순식간에 이렇게 외모 평가가 업그레이드 되다니 올킬이 좋긴 좋네요(웃음). 지금도 그런 이야기 들으면 쑥스러워요. 아직도 가끔 관계자들이 '정우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웃음). 그냥 오바마라고 해주세요(웃음)."

하지만 이 같은 관심이 싫지만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실력에 비례한 외모 평가 업그레이드는 e스포츠 선수들만이 가지는 특권이니 마음껏 누리겠다며 김종부는 활짝 웃었습니다.

◆긴장하지 않는 비결은 DJ 경험 덕분
김종부가 팬들과 선수들에게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긴장하지 않는 침착함 때문입니다. 김종부는 실제로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는 법이 별로 없습니다. 주어진 상황을 즐기며 경기에 임합니다. 프로게이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을 갖춘 셈입니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어리기 때문에 팬들 앞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에 익숙하지 않고 긴장을 많이 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저요? 나이도 많은데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본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경기장에서도 긴장 되지 않더라고요."

큰 무대에 서본 경험이 있다는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종부가 피파온라인3 본선 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한 적은 있는지 물어보려는 찰나 김종부는 "DJ 활동을 했다"며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얼굴만 까만 것이 아니라 즐기는 문화도 '흑인'의 피가 섞여 있는 것 같아요(웃음). 예전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대학을 다니면서 저녁에는 클럽에서 DJ 활동을 했죠. 꽤 오랜 기간 활동했기 때문에 그쪽에서 나름 유명했어요."

지금까지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을 만났지만 DJ 출신은 처음이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힙합바지를 입고 다녔던 김종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어 계속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김종부는 멋쩍은 듯 자신이 활동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지금은 모범생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죠. 대학 다니라고 했더니 새벽에 나가 아침에 들어오고 낮에는 자는 아들이 얼마나 답답하셨겠어요(웃음). 그래도 멈출 수가 없었죠. DJ 활동을 하면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때 사람들 앞에서 섰던 경험이 지금 대회에 나가 침착하게 경기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김종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김종보의 디제잉 실력을 직접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차기 시즌에서 우승하면 세리머니로 보여줄까요?

◆DJ에 이어 공인중개사까지
팬들은 김종부의 팀전 결승전을 보면서 "도대체 이 선수가 왜 개인전 예선에서 탈락했냐"고 의아해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죠. 김종부의 실력은 '전성기 시절 바르셀로나'에 비교될 정도로 완벽했기 때문입니다.

왜 개인전 예선에서 탈락했냐는 물음에 더욱 놀라운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종부는 현재 공인중개사로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주말에는 리그에 참가할 수 있지만 주중에는 리그 참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전은 참가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아쉬운 마음 때문에 예선만 참가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예선마저도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더라고요. 개인전에도 참가하고 싶었죠. 하지만 제가 회사 에이스다 보니 주중에 시간을 빼지 못했어요. 제 입으로 에이스라고 말하니 쑥스럽네요(웃음)."

[피플] '전성기 바르샤' 김종부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공인중개사로 이제 1년째 사회 생활을 하고 있지만 김종부는 회사에서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될 사람은 무엇을 해도 된 다는 말이 정말인가 봅니다. 우승도 하고 사회 생활에서도 인정 받고 다양한 경험까지 가진 김종부에게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물 여덟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고민이 되긴 하지만 김종부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선수 활동도 계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는 김종부는 왠지 가능할 것 같기도 합니다.

◆피파온라인3는 정신력 게임
흔히 e스포츠를 두고 사람들은 마인드 스포츠라고 합니다. 그 점에서 봤을 때 피파온라인3는 e스포츠 종목으로서 모든 것을 갖춘 것 같습니다. 김종부는 피파온라인3는 피지컬 보다는 마인드 컨트롤이 더 중요한 게임이라고 역설합니다.

"한 골을 먹고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피파온라인3를 잘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본선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실력은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누가 마인드 컨트롤을 더 잘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결정되죠. 그런 의미에서 피파온라인3는 나이에 상관 없이 정신력이 강한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는 종목이 될 겁니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로 구성돼 불리하지 않겠냐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컴온이 팀전에서 우승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아 오히려 정신력이 흐트러지지 않았고 침착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기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e스포츠가 거창한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정신이 건강한 사람들이 마음을 다잡고 게임을 즐기는 것이 e스포츠로 성장하는 것이잖아요. 지금은 e스포츠에서 우승자 명단에 제 이름이 있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앞으로도 계속 e스포츠가 마인드 스포츠로 성장해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독특한 이력도 모자라 정신까지 건장한 김종부. 그의 플레이를 도저히 따라 할 수가 없다며 툴툴대던 선수들과 이용자들은 김종부의 정신력을 더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김종부는 프로게이머를 꿈 꾸는 선수들도 실력과 함께 정신력까지 함께 키워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이 어떤 형태로 변화할지 알 수는 없지만 대회가 계속되는 한 게이머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요. 이번 결승전에서 느꼈던 감동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앞으로도 김종부 계속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석 잘 보내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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