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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전명수 WECG 대표 "선수와 팬이 최우선"

[피플] 전명수 WECG 대표 "선수와 팬이 최우선"
월드 e스포츠 챔피언십 게임즈(이하 WECG)가 문을 열었다고 공표했을 때 사람들은 "무슨 대회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WCG와 이름이 닮아 헷갈리겠네"라고 생각을 이어갔다.

WECG라는 대회 이름은 사람들의 착각, 혼돈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WCG를 만들던 주력 멤버들이 대거 합류해서 만든 조직이고 종합 e스포츠 국제 대회를 표방하는 것까지 똑같기 때문이다.

WCG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원이 끊어지고 조직까지 해체가 결정되면서 임직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먹고 살 일이 막막해서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종합 e스포츠 국제 대회로 만들어 놓은 WCG라는 브랜드가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WECG라는 기치 아래 다시 모인 이들의 수장인 전명수 대표를 만나 얼마 남지 않은 WECG 그랜드 파이널에 대한 추진 경과와 향후 계획, 각오를 들었다.

◆WECG가 탄생하기까지
WECG는 올해 6월5일 공식 발족했다. WECG가 올 2월에 해산을 공식적으로 밝혔으니 4개월만에 만들어진 회사다. 짧은 시간만에 출범한 조직이라고 보여질 수 있지만 WECG는 WCG 출신이 대부분 남아 있다. 전명수 대표 또한 2000년에 WCG의 전신인 인터내셔널 사이버 마케팅에 입사한 이래 줄곧 같은 직장을 다녔기에 누구보다 WCG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이 크다.

Q WECG라는 이름이 낯설기 때문에 신규 e스포츠 대회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A 이름만 놓고 보면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 'WCG의 짝퉁'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내부 구성원들을 보면 WCG의 적통을 이어받은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를 맡은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WCG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Q WCG는 e스포츠의 올림픽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게임을 활용한 국가 대항전의 형식인데 이를 고수한 이유가 있나.
A WECG를 만들 때 종합 e스포츠 국가 대항전에 대한 고민은 전혀 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WCG 출신인 WECG가 가장 잘하는 업무라고 생각했다. 과거 CPL, ESWC 등이 종합 e스포츠 국가 대항전 형식을 띄었지만 WCG가 가장 성과가 좋았다. 주위에서도 e스포츠의 국제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종합 e스포츠 국가 대항전이 있어야 하고 e스포츠 시장의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조언을 많이 했다.

Q WECG가 만들어진 과정이 궁금하다.
A WCG가 해산되고 난 뒤 후원 기업을 다방면으로 알아봤다. 이 과정에서 CMGE라는 회사와 연결됐다. 디노 잉(Dino Ying)총재와 WCG와 같은 국가 기반의 e스포츠 국제 대회가 있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공유했다. WCG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던 분이고 WCG가 없어지는 것을 아쉬워한 사람 중에 한 명이다.

Q CMGE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개발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번 WECG 그랜드 파이널 종목에는 PC 게임이 훨씬 많다.
A CMGE가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회사이긴 하지만 모바일과 PC 산업에서 지속되어야 하는 것이 시장을 위해 좋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아직 모바일 게임으로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하기에는 시장이 무르 익지 않았는 점을 CMGE도 잘 알고 있다. 우리 회사의 정확한 이름은 AGN(이지스 게임 네트워크)다. 우리가 WECG의 주최를 맡고 GMGC가 전시와 게임 컨퍼런스를 맡는 모양새로 WECG를 꾸려갈 계획이다.

[피플] 전명수 WECG 대표 "선수와 팬이 최우선"

Q 과거 WCG는 삼성전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지역별 전략적 파트너들이 존재했기에 참가국 숫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이를 WECG의 한계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데.
A WECG가 원하는 대회는 외적인 성장이 아니다. WCG가 한 때 70개국까지 참가한 적이 있지만 이후 서서히 숫자가 내려왔다. 이를 두고 WCG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라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때부터 내실화를 추구했다.

이전의 국가 대항전은 국가 대표를 선발하고 그랜드 파이널까지 오는 과정을 밟았다. 선수나 경기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 국가, 경우들이 몇몇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WECG는 기존에 잘 운영되던 국가들은 그대로 진행하고 선수의 경기력이나 대회의 퀄리티가 낮은 곳은 과감하게 배제했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프로와 아마추어 시장이 구분되어 있다. 프로들이 아마추어보다 나은 경기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대륙별 글로벌 챌린지 대회를 진행하고 그랜드 파이널과 병행할 계획이다.

◆WECG의 지향점
WECG는 WCG가 갖고 있던 문제점을 해소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과도하게 많은 국가들을 참가시키는 것을 배제하고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하며 관중 혹은 시청자들의 관전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그랜드 파이널 개최지가 e스포츠를 발전시킬 시간을 최대화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실천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2+2 시스템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Q 올해 안에 그랜드 파이널을 개최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개최지가 발표되지 않았다.
A 그랜드 파이널 개최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WECG의 그랜드 파이널 개최지는 두 곳을 동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글로벌 챌린지와 그랜드 파이널을 해마다 번갈아 열 수 있도록 안을 만들었다. 한 곳이 글로벌 챌린지를 개최하면 다음 해에 그랜드 파이널을 여는 방식이다. 최소 두 번 그랜드 파이널을 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왜 그런 방식을 택했나.
A WCG는 e스포츠 올림픽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매년 열리기 때문에 개최지가 매년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개최지 입장에서 스쳐 지나간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2012년과 2013년 중국 쿤산에서 2년 연속 그랜드 파이널을 치르면서 쿤산시가 매우 만족했다. 첫 해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2013년에는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고 쿤산에서 WCG가 또 다시 열린다는 사실이 중국 에 많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접근성도 더 높아졌다.

WECG는 이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개최지로 두 곳을 선정하고 그랜드 파이널과 글로벌 챌린지를 번갈아 열다 보면 해당 국가, 도시는 안정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최소 4년 동안은 e스포츠 대회를 여는 셈이다. 도시공학적으로도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달 정도에 개최지 2곳을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Q 11월에 각 게임사가 주최하는 글로벌 파이널이 많다. 일정이 겹칠 수도 있다.
A WECG의 지향점은 선수가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팬에게는 가장 훌륭한 관전 환경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최고의 경기를 펼치고 팬들은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다른 대회와 일정이 겹쳐서는 안된다. 게임사의 일정을 최대한 따르고 선수들의 일정을 감안해서 WECG 그랜드 파이널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최고의 선수들이 참여해야만 팬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최지와 경기장 환경 또한 선수와 팬 모두 몰입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대회장 세팅이 잘 되어야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 낼 수 있다. 또 관객들도 좋아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편안하고 쉽게 볼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그랜드 파이널을 보신다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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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WECG는 아직 종목을 최종 발표하지 않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와의 협력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는 추측이 있다.
A 팬들이 좋아하는 종목을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 게임사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종목이 있고 리그 오브 레전드도 그 중 하나다. 결정이 너무 늦어진다면 올해 들어오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내년이라도 유치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Q 올해는 몇 개국이 참가할 예정인가.
A 참가국 수가 중요하고는 생각지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선수들의 경기력, 팬들의 몰입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참가국 수가 아주 적은 것은 아니다. 올해에는 25개국 정도가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e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유럽과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참가 의사를 밝혔다.

Q 최근에 도타2로 펼쳐진 디 인터내셔널4에서 팬들이 관련 상품을 사서 선수들의 상금을 높이는 방식이 선을 보이면서 화제를 모았다. WECG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A 도타2 대회의 상금이 100억 원까지 올라갔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e스포츠 관계자들이 놀랐을 것이다. 비슷한 방식을 적용한다면 종합 e스포츠 국가 대항전인 WECG는 한 종목에 적용하기 보다는 WECG 대회 전체, 또는 국가 후원 방식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상금은 기존 대회와 유사한 수준을 책정하고 있지만 향후 수준을 높일 것이다. 우리가 신경 쓰는 부분은 상금의 배분 방식이다.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소속 기업, 또는 후원사로부터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큰 걱정이 없다. 하지만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선수로 뛸 생각도 있지만 비인기 종목이거나 e스포츠가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의 선수들은 생계부터 걱정을 해야 한다. 메달리스트 중심의 상금 배분이라는 기존의 방식을 어떻게 하면 참가자 전체로 늘릴 수 있는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피플] 전명수 WECG 대표 "선수와 팬이 최우선"

◆e스포츠가 있다면 WECG도 있다
WECG의 수장으로서 전명수 대표가 갖고 있는 꿈은 WECG가 e스포츠와 명운을 함께하는 것이다. e스포츠라는 단어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WECG가 매년 열리고 많은 선수들이 참가하고 싶고 많은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대회를 만드는 것이다. 전 대표는 WCG 조직이 해산하고 대회가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고 밝혀졌을 때 아쉬움을 표하는 선수들과 팬들의 잊지 못한다고 했다.

Q WCG가 문을 닫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A WCG가 14년 동안 대회를 열었고 종합 e스포츠 국제 대회로는 최장,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해산하고 말았다. WECG가 문을 열면서 고민했던 부분도 우리 대회의 영속성이다. 1, 2년 열고 그만할 것이라면 애초에 대회를 열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WECG의 목표는 e스포츠 시장이 없어질 때까지 꾸준히 대회를 여는 것이다. 3년 정도면 WECG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노하우가 있고 메인 후원사도 있다. 선수들과 팬들이 우리 대회를 인지하고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가 그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Q 삼성전자가 WCG를 후원하면서 그랜드 파이널에는 다른 기업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소문도 있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가 없거나 사업 부문이 겹치는 업체들의 홍보 부스는 WCG 경기장에 없기도 했다 . WECG는 어떤가.
A WECG와 뜻이 맞는 사업자라면 어디든지 후원사로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것이다. 메인 후원사인 CMGE도 긍정적으로 답변한 부분이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도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WECG는 e스포츠의 과거, 향수에 젖을 생각은 없다. 현재를 더욱 확대하고 미래를 그리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팬, 선수, 게임단, 지역 사회, 여러 국가들 간의 협력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e스포츠가 존재하기에 WECG가 열릴 수 있고 WECG를 통해 세계적으로 e스포츠가 더 알려지고 힘을 얻는다면 우리는 가장 행복할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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