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 2위 - EDG Support, Fzzf
롤드컵 시작 전부터 '핫'했던 'imp'와 'namei'의 맞대결! 하지만 많은 팬들이 말하듯 원거리 딜러 매치업은 1대1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베인으로 슈퍼 플레이를 하고, 이즈리얼로 날아다니며 딜을 넣는 선수들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서포터가 원거리 딜러를 만든다는 말도 있죠. 그래서 'imp'하면 'mata'가 빠질수 없는 법이고, 'namei'하면 'Fzzf'가 빠질수 없습니다.
서포터에 대한 역할에 힘주어 말하는 이유는 'namei'가 롤드컵 첫 이틀 동안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중국 LoL을 지켜봐온 분석가들은 'namei'를 극찬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첫 경기, 'imp'를 상대로 존재감 없이 무너진 'namei'를 보고 많은 분들이 의아해 했을 겁니다. 물론 뒷이야기도 있습니다. 'namei'가 배탈을 앓았기 때문이지요. 마지막 날에는 본인이 왜 중국 1등 원거리 딜러인지 증명했습니다.
이런 'namei'의 활약 뒤에는 'Fzzf'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많은 팀이 한국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큰 부분이 시야 장악입니다. 그러나 'Fzzf'는 바로 그 부분에서 'mata'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쓰레쉬로 맵 전체를 돌아다니며 시야 장악을 하고, 몇 번이나 삼성 선수들을 한 명씩, 한 명씩 잡으려고 시도했습니다. 끊어먹는 플레이 또는 과감하게 앞서 이니시에이팅, 상대 전투 개시에 반격을 하고, 스킬 사용도 확실한 계산이 있다는 면을 보였습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만약 EDG가 역전을 했다면 'Fzzf' 덕분이라는 것은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namei'가 라인전에서 과감한 공격을 시도하는 편이 아니라 라인전에서는 무난한 모습을 보이지만, 팀 운영이 되는순간 'Fzzf'는 본인 몫을 단단히 합니다. '서포터의 몫은 맵 전체에 있다'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선수죠. 대규모 전투에 가장 큰 힘을 쏟는 중국 메타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기에 중국 1위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EDG는 8강에서 Star Horn Royal Club과 5전3선승 경기를 치르는데요. Royal Club도 만만찮습니다. 이번 롤드컵에서 '영화관 듀오'로 불리는 'Corn', 'Cola'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고, 이를 바탕으로 무서운 전투력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Fzzf'가 중국 내 라이벌로 부상한 'Zero'를 큰 무대에서 제압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B조 2위 - TSM Top, Dyrus
무뚝뚝한 이미지로 널리 알려진 'Dyrus'는 세계 무대가 굉장히 익숙한 선수입니다. 4년 연속 롤드컵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이죠. 세계 대회에서는 흔히 집중 공격을 받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북미에서는 언제나 든든하고 안전하게 플레이하는 선수로 불립니다.
하지만 올해 북미 LCS Playoff에서는 바뀐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캐리를 해낸 'Dyrus'는 결승에서 승리 후 무대에서 눈물을 흘렸죠. 올해의 롤드컵 진출이 얼마나 뜻 깊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걱정도 됐습니다. 멘탈이 흔들리지는 않을지, 세계 무대에서도 북미에서 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줄지 말이죠. 하지만 'Dyrus'는 이번 롤드컵에서 유감없이 그런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롤드컵 첫 럼블 플레이! 예상 밖의 픽! 'Dyrus'의 활약 속에 TSM의 승리는 시작 됐죠. 그리고 다시 한 번 럼블로 '슈퍼 캐리'를 해낸 'Dyrus'는 4년 만에 가장 뛰어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비록 SK Gaming을 상대로 패배, 조 2위를 차지한 TSM이지만 북미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는 똑똑히 보였습니다.
TSM은 올해 많은 변화를 거쳤습니다. 'Reginald'와 'OddOne'의 은퇴, 그 이후 'Gleeb'의 영입, 'Locodoco'를 코치로 앉힌 뒤 블레이즈에서 나온 'Lustboy'를 불러들였죠. 이 가운데 'Dyrus'는 언제나 듬직하게 팀의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2년 전 MLG Summer Arena 2012를 기억 하시나요? 당시 TSM은 Azubu Blaze를 상대로 완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한국 팀을 상대로 한 경기도 이겨보지 못했지요. TSM의 입장에서는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상대는 한국 팀 중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 화이트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TSM은 본인들이 긴 시간을 거쳐 다시 북미 1위로 올랐듯 '북미의 강력함'도 돌아왔다고 입증할 각오입니다. 그리고 그 팀을 이끄는 'Dyrus'가 'Looper"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기대해 봅니다.
◆C조 2위 - OMG Top, Gogoing
탑 라인을 얘기한다면 빠질 수 없는 선수가 있죠. 바로 중국 OMG의 'Gogoing'입니다. 이 선수에 대한 칭찬은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작년에는 'Godlike'와 중국 '원탑' 자리를 놓고 다퉜지만 올해에 중국 최고의 탑 라이너임을 입증했습니다.
'Gogoing'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언제나 캐리력이 높은 챔피언을 선호했다는 것입니다. 이번 시즌 마오카이, 문도 박사 등이 선호되는 가운데 'Gogoing'은 이렐리아, 잭스, 라이즈 등 하드 캐리가 가능한 챔피언들 위주로 선택했습니다. 물론 챔피언을 고른다고 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Gogoing'은 그 선택을 받춰줄 수 있는 판단력과 패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롤드컵을 시청하셨다면 누구나 OMG와 Fnatic의 두번째 경기를 기억하실거라 믿습니다. 경기가 길었던 만큼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많았죠. 하지만 약 70분의 경기에서 'Gogoing'은 치명적인 실수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5/0/15의 스코어를 보면 알 수 있죠. 'Gogoing'은 스코어만으로도 팀의 승리에 도움을 줬다는것을 증명합니다. 경기를 보시면 정말 여러 번 'Gogoing'의 순간적인 판단이 뛰어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순간! 옆으로 돌아가 'Rekkles'의 코그모를 향해 점멸, 룬감옥을 사용한 'Gogoing'. 이 플레이로 OMG는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말 그대로 '고고잉'이었지요. 올해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제 8강에서 나진 실드를 만나게 됐습니다. 인터뷰에서 'Cool'이 나진 실드는 상대하기 쉬운 팀일 것 같다고 도전적인 말을 했죠. 과연 'Gogoing'의 패기와 리더십이 OMG를 승리의 길로 인도할까요?
◆D조 2위 - Cloud9 Support, Lemonnation
북미 최강으로 불렸던 Cloud9(이하 C9)은 지난 여름 고비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끝내 다시 일어섰죠. 탑에서 럼블이 다시 살아나며 'Balls'가 힘을 얻었고, 'Meteos'와 'Hai', 'Sneaky'도 세계 무대에서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선수, 바로 'Lemonnation'입니다.
'Lemonnation'은 C9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한국 메타를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Lemonnation'은 C9의 두뇌로 불리지요. 밴픽을 할때 언제나 노트를 준비해 꼼꼼히 풀어나가는 모습 또한 유명합니다. 'Lemonnation'의 차분함과 꼼꼼함은 게임 내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Lemonnation'은 이번 롤드컵에서 모르가나, 잔나 등 스킬 사용을 신중하게 해야하는 챔피언들로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모르가나의 '블랙 실드'를 끝까지 참다가 정확히 필요한 순간에 사용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스킬샷 적중률도 높죠. 서포터에게 필요한 부분을 다 갖춘 선수입니다.
이러한 'Lemonnation'의 활약에 C9은 나진 실드를 꺾으면서 8강 진출을 확보했습니다. 물론 순위 결정전에서는 '무전기 메타'로 끝까지 도전을 하다 실패했지만 그래도 TSM과 함께 3년 만에 북미 팀이 8강에 진출하는 장면을 만들어 냈습니다.
C9의 8강 상대는 바로 삼성 블루. 한국의 1위 팀,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폭발적인 전투력을 선보이는 팀입니다. 부산 벡스코에서 C9은 과연 승리를 거둘수 있을까요? 'Acorn', 'Spirit', 'dade', 'Deft', 'Heart'가 상대라면 밴픽부터 만만찮을 겁니다. 강력한 상대를 맞아 과연 'Lemonnation'이 C9과 북미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줄지 궁금합니다.
◆롤드컵 2014, 본격적인 후반전 돌입!
롤드컵 2014는 이번 주 부산에서 8강이 연속으로 펼쳐집니다. 본격적인 후반전인 셈이지요. 이제 뒤는 없습니다. 한 번 지면 그대로 탈락인 것이죠. 선수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팬들까지 긴장감이 넘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전히 한국이 세계 LoL 최강이라는 상황을 입증하고 있는 이번 시즌, 과연 이 선수들은 그 생각을 뒤바꿀 수 있을까요? 3일부터 시작되는 8강은 삼성 화이트와 TSM의 경기로 시작합니다.
기고=초브라(조한규·온게임넷 글로벌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게임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