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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e스포츠와 연예인

e스포츠 팬들에게 진정성 있는 태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류지혜.
e스포츠 팬들에게 진정성 있는 태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류지혜.
'한통수'를 기억하는가. 지금은 '카라'라는 걸그룹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승연을 두고 e스포츠 팬들은 '한통수'라고 부른다. 한승연이 다른 분야에서는 인기가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e스포츠 팬들에게는 그저 e스포츠 팬들에게 상처를 준 연예인이다.

한승연은 MBC게임이 존재했을 당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으로 진행된 개인리그인 MSL의 소식을 전해주던 MSL 브레이크 MC였다. 당시에는 카라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때였다. 한승연은 e스포츠 팬들에게 귀여운 외모로 어필했고 점점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승연은 카라로 인기를 얻고 난 뒤 자신이 무명이었을 때 활동했던 MSL 브레이크 MC 활동을 좋지 않게 이야기 하면서 e스포츠 팬들을 분노케 했다. 아직도 한승연의 연예 뉴스 댓글에는 '한통수'라고 부르는 사람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물론 이때 성급하게 글을 올렸던 MSL 브레이크 작가가 자신의 오해였다며 해명글을 남겼지만 팬들은 여전히 한승연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승연은 무명 가수였고 한때는 '한듣보'라 불렸지만 처음으로 맡은 고정 프로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e스포츠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기를 얻고 나니 뒤도 보지 않고 돌아섰다. e스포츠 팬들에게는 그저 e스포츠를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도구로만 보는 연예인의 모습이 상처였던 것이다.

이후에도 e스포츠에서 얼굴을 알린 연예인에게도 진정성을 찾기란 어려웠다. 팬들은 많은 연예인들이 그저 인지도를 쌓기 위한 도구로만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 이후 e스포츠 팬들은 절대 연예인에게 정(精)을 주지 않았다.

지금까지 e스포츠를 거친 연예인들에게 진정성을 느끼는 것은 참 어려웠다. 류지혜를 만나기 전까지는. 현재 2014 카트라이더 리그 배틀로얄에 서한 퍼플모터스포트 매니저로 e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류지혜는 8개 팀에 소속된 감독과 매니저 가운데 가장 열정적으로 선수들과 소통하고 팀을 이끌고 있다. 그에게서는 지금까지 연예인들에게 볼 수 없었던 진정성이 엿보인다.

서한 퍼플모터스포트 소속 프로게이머 장진형은 류지혜를 두고 "가끔 연예인이라는 것을 잊는다"며 "가끔은 선수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리그에 임하고 선수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한다.

류지혜는 "단순히 출연료만 받고 끝날 수도 있지만 e스포츠라는 콘텐츠가 지니는 매력에 빠지면 대충 할 수는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계속 e스포츠에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자신의 진심을 드러냈다.

모든 연예인에게 진정성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적어도 선수들과 팬들의 열정을 무시하고 단순히 e스포츠를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도구로만 여기는 연예인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기사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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