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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드림핵 진행자 이수민 '두 번째 사랑 e스포츠'

드림핵 진행자 이수민(Photo=DreamHack, Carl Oscar Aaro)
드림핵 진행자 이수민(Photo=DreamHack, Carl Oscar Aaro)
유럽 최대 규모의 e스포츠 대회인 드림핵을 시청하는 팬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많은 외국 해설자들을 이끌어가는 진행자(호스트)의 홍일점이 한국인이다. '스믹스'라는 아이디로 유명한 이수민은 통역사부터 시작해서 올해부터는 드림핵 진행자로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한국에서는 온게임넷 정소림 캐스터, 곰exp 이현주 아나운서가 활동 중이지만 대규모 외국 대회에서는 여성 진행자를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수민은 한국 선수들을 통역해주는 통역사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방송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진행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친오빠를 통해 접한 e스포츠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이민간 이수민은 어릴 적 친오빠와 자주 게임을 했다. 당시 열풍을 일으켰던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를 자주 했던 이수민은 고등학교 졸업 후 잠시 한국에 왔다가 우연히 게임방송을 접했다. 게임방송의 매력에 빠진 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방송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검색했고 북미 최대 e스포츠 사이트인 팀리퀴드넷을 알게 됐다.

"스타1을 중계하는 게임방송을 알게된 뒤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팀리퀴드넷을 알게 됐어요. 프로리그를 자주 봤는데 데일리e스포츠 등 e스포츠 매체 사이트를 보면서 선수들의 인터뷰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한 뒤 잠이 들곤 했죠. 그런데 많은 외국 팬들은 한국어를 모르다보니 선수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순수한 마음에 선수들의 인터뷰를 번역해서 팀리퀴드넷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 팬들을 위한 일이었죠. 어릴 때부터 외국에서 살다보니 인터뷰를 번역하다보면 모르는 한국어가 많았는데 검색을 하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드림핵 진행자 이수민(Photo=DreamHack, Helena Kristiansson)
드림핵 진행자 이수민(Photo=DreamHack, Helena Kristiansson)

한국 선수들의 소식을 외국 팬들에게 하면서 팀리퀴드넷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번역의 인연은 통역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사라진 대회인 IPL에 팀리퀴드넷이 통역사로 이수민을 추천했고 시즌3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통역사로 인지도를 쌓은 이수민은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유럽 프리미어리그, 드림핵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아폴로' 션 클락의 소개로 드림핵과 인연을 맺었다.

"'아폴로'하고 드림핵 직원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는데 우연한 기회에 제의를 받았어요. 드림핵에서 통역사와 진행자를 동시에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승낙했고 지난 해 벌어진 드림핵 발렌시아부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솔직히 홍일점이다보니 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선 옷가짐부터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저의 노력을 알아줄 것이라고 확신했죠."

◆e스포츠에 푹 빠지다
해외 대회가 늘어나고 있지만 영어에 능숙한 선수들은 극소수다. '폴트' 최성훈, 장민철, 마이인새니티 손석희 등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선수들이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다보니 최근 한국 선수를 위해 대회에서 통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송정우. 수지킴 등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이수민은 가장 기뻤을 때를 물어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유창한 영어 실력을 보여줄 때라고 했다.

"태어나자 마자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아요. 부모님께서 한국 사람이 한국어를 모르면 안된다고 강조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한글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녔어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실력이 뒤쳐지는 건 사실이죠. 특히 인터뷰를 할 때 선수들에게 미안해요.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유창하게 영어 실력을 보여주면 제 일처럼 기뻐요.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드림핵 스톡홀름에서 우승을 차지한 삼성 갤럭시 칸 강민수 선수의 인터뷰였어요."
드림핵 진행자 이수민(Photo=DreamHack, Helena Kristiansson)
드림핵 진행자 이수민(Photo=DreamHack, Helena Kristiansson)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이수민은 올해부터 진행자로 활동 중이다. 통역사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일하길 원한다. 이수민 본인도 아직 진행자 겸 통역사로서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릴 적 배구 선수로 활동하면서 배구와 사랑에 빠졌던 그는 이번에는 두 번째 인연을 맺은 e스포츠에 모든 애정을 쏟겠다는 각오다.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직접 일을 하면서 e스포츠가 엄청나게 성장했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요. 예를 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LOL) 팀 중 솔로미드(이하 TSM)는 북미에서 최고의 팀으로 자리잡았고 영화 '워킹 데드'에 나왔던 배우 캔들러 릭스 같은 경우는 직접 LOL 대회를 자신의 개인방송을 통해 중계할 정도에요. 이런 e스포츠에서 일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해요. 고등학교 때 배구와 첫 사랑에 빠졌다면 이제는 e스포츠가 저의 두 번째 사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e스포츠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 인연을 맺고 싶어요."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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